[법응 스님] 조계종단 수습 어찌할 것인가
[법응 스님] 조계종단 수습 어찌할 것인가
  • 법응 스님/불교사회정책연구소
  • 승인 2018.07.2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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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대세는 기울었고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세상은 인간이 노력한 만큼 발전한다.

총무원장직 사임에 앞서 설정 스님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종무 경험이 풍부한 이 가운데 덕망이 높고 원칙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한 이들을 뽑아 총무부장과 기획실장으로 임명하는 일이다.

그리하여 설정 원장의 퇴임과 더불어 권한대행이 신임 원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법대로 치루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그간에 축적된 종단 내외의 혁신역량을 바탕으로 적폐와 관련된 인사들의 행보를 견제하고 관리하며 정당한 법 절차에 따라 처결해 나가면 될 일이다. 야권은 새로운 종단감시기구를 구성하고 설조 스님의 단식의 정신과 종단 혁신안을 이어나가야 한다.

권한대행이 위기관리 능력까지 겸비한 중진이라면 더할 나위없다.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누구든 물러날 때 더 냉정하고 단순해야 하는 법. 시야를 넓게 하고 찾으면 보일 것이다.

야권에서는 승려대회를 개최하고 중앙종회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또한 결국 종헌의 틀 안에서의 일이다. 설사 승려대회를 개최해서 분위기가 바뀐다 해도 인적 청산이 얼마나 이루어지겠는가? 그동안 기득권을 견고하게 했던 중심적 세력을 해체하는 정도만 해도 성공이라고 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종단의 파벌화가 깊이 뿌리내린 상황이어서 현재로서는 무엇을 한다 해도 틈만 나면 이익에 따라 흩어지고 모이는 파벌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그렇다 해서 혁신과 주장의 고삐를 늦추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역량과 현실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처지임을 환기시키는 것이다.

그간 적폐세력으로 거론된 인사들은 자숙과 참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만일 종단 정치 일선에 나서거나 조정자 역할을 하려한다면 또다시 종단은 혼란에 빠지게 되고 퇴출 대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조계종교권자주 및 혁신위원회(위원장 밀운)'는 일초라도 빨리 조사를 마무리 하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 현 상황에서 종단 혁신 운운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조계종 교권자주 및 혁신위원회‘가 제 시간을 다 채우려 한다면 그야말로 허수아비 위원회가 되고 망신만 자초할 것이며, 나아가 종정 예하에까지 누를 입히게 될 것이다.

며칠 전 만난 모 인사가 “차기 원장은 설조 스님의 목숨을 건 단식 정진 위에서 탄생된다. 무섭고 두려운 마음으로 원장직에 나서고 그러한 각오로 일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명언이 아닐 수 없다. 혁신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되 모든 바람과 욕구를 한꺼번에 해소하려 한다면 결국 체하게 되고 끝장에서는 허탈하게 될 것이니, 모쪼록 일을 도모하는 분들은 염두에 두기 바란다.

법응 스님/불교사회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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