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변화의 강물은 막을 수 없는 일”
“거대한 변화의 강물은 막을 수 없는 일”
  • 원인 스님/조계종을 생각하는 스님들 모임
  • 승인 2018.08.12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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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스님] 전국승려대회를 위한 제언
▲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 모임 상임대표 원인 스님이 8.11전국재가불자총결집대회에 나와 전국승려대회를 위한 제언을 발표했다.

전국선원에서 정진하는 대중과 고뇌의 현장에서 정진하는 사부대중여러분!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전국승려대회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바라는 염원하나로 여기 모였습니다. 과연 우리 모두의 이 큰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이 꿈이 만일 주체적 자각으로 이어진다면 그 꿈은 바로 이 순간에 실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아니 됩니다. 우리는 지금 소박한 양심하나로 거대한 부패권력과 맛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설조노스님께서는 “절대권력은 절대부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어쩌면 이 말은 동서고금의 역사는 항상 그러했기에 우리는 지금 이 시점에서 반드시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으로 여기 모였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나서게 된 것은 작년부터 종단이 날개 없이 추락하는 상황을 마냥 지켜볼 수만 없어 뜻 있는 스님들이 모여 자정노력을 보여주고자 전국승려대회를 추진했으며 그 이후 설조노스님이 목숨을 건 단식을 하셨고 또 이어서 단식정진을 이어가는 스님도 있고 일일 일식으로 정진하는 대중도 생겨났습니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의 종단 지도자스님들이나 중앙종회와 본사주지회의에서는 대국민참회는 커녕 그 흔한 성명서조차 내지 않을 뿐 만 아니라 오히려 전국승려대회를 반대하는 성명만을 발표했습니다. 이 어처구니없는 현실 앞에 종단 지도부 전체에 대한 불신감은 하늘 높이 치솟고 모든 선신은 대노하고 땅은 무너질 지경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러한 판단을 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현 종단의 패악이 이토록 뿌리 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때문에 전국본사주지스님들은 이 점 깊이 각성하고 진정한 참회와 반성을 요구합니다.

전국사찰을 대표하는 본사주지회의와 중앙종회가 이렇게 망가졌는데 다 같은 무리인 종단 집행부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자신들이 세운 종단 지도자의 부정부패에 대해 근본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그것을 지적하는 종단 걱정하는 스님들을 향해 비난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찌하여 한국불교가 이 지경까지 추락하게 되었는지 참으로 통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날 한국불교는 양심을 잃은지 오래되어 어떤 비판에도 꿈쩍하지 않으며 어떤 패악질이 일어나도 관심 갖지 않는 도덕불감증 환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에 우리는 불교계의 최후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수좌계에 호소합니다.

전국선원에서 정진하는 납자들이여! 지금이야말로 그대들의 기개를 떨치고 일어나야 할 시점입니다. 때가 사람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지금 이 시기에 분기하지 않는다면 다시 어느 때 일어나서 불교를 위해 헌신할 것입니까. 각종 언론에서 연일 보도하는 종단사태에 당사자인 스님들의 무관심 속에 사악한 마군들의 횡포는 극으로 치닿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과연 무관심과 방임만이 최선의 길이라면 목숨 던져 불교를 구한 역대 선지식들은 그대들보다 못난 수행자들인가요? 그렇지 않다면 이제 분연히 일어나 전국승려대회에 운집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좌선의에 이르기를 “반야를 배우는 보살은 먼저 대비심을 일으켜 일체중생을 구하겠다는 서원을 발해야 한다.” 라고 했습니다. 오늘날 수행자들은 이기적 수행에 빠져 불교를 위해 헌신하는 보살심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만일 자신의 이미지에 손상이 있을까 두려워 혼란스런 종단현실을 외면한다면 이것은 극도의 이기심으로 종단은 물론 자신이 설 자리도 마침내 없어질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비록 그러하나 수좌 외에 사람이 없는 현실에선 수좌가 나서지 않고는 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사방을 둘러봐도 사람이 없다.(四顧無人)”라고 옛 사람은 탄식했습니다. 산승은 이제 다시 현 종단분란의 근원이 되는 전직 총무원장에게 한마디 하고자 하니 나의 이 쓰디 쓴 충고의 말을 잘 들어 주기 바랍니다.

그대와 나는 지금부터 46년전 해인사 승가대학에서 동무수학 했지만 오늘 나는 그대의 선배로써 엄중하게 충고를 하고자 합니다. 그대가 일찍이 출가사문으로써 걸어가야 할 고행의 길을 외면하고 오로지 종권을 향한 부단한 노력으로 종회의장과 총무원장을 역임했지만 그 기간 동안 조직과 세력을 극대화하여 지금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절대권력이 되고 말았습니다. 특히 그대가 지난8년 동안 쌓은 적패는 종단 안팎으로 가득하여 그 죄는 이미 멸빈을 넘어서는 수준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성은커녕 아직까지도 못된 버릇을 가지고 종단 일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인과는 분명하여 어긋남이 없기에 업보가 닥칠 때는 그대의 권력은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끝없는 고뇌에 빠질 것이 분명하거늘 어찌하여 이것을 근심하지 않는가요. 마지막으로 그대에게 옛정을 가지고 부탁하노니 속히 모든 조직을 해체하고 청빈납자로써 청산과 벗을 삼고 남은여생 안빈락도 함이 좋지 않을까요.

원로스님과 전국 3000여명의 수행납자와 1만 여명의 종도 여러분께 고합니다.

일제시대부터 생겨난 대처승을 60년대 정화운동으로 종단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았는데 지금은 다시 은처승으로 인해 종단은 풍지박산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렇게 종단에 대한 정화가 시급한 시점에 이르렀으니 원로스님들께서는 조속히 종회와 종단 집행부를 해산하고 종단개혁위원회를 구성하여 종단의 제 2 정화불사에 착수하기를 바랍니다. 지금 종도들은 아무것도 안 된다는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움직이지 않고 눈치만 보고 있으며, 사악한 무리들은 수구세력에 빌붙어 종단개혁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대한 변화의 강물은 막을 수 없는 일이므로 만일 부패세력에 침묵하거나 동조한다면 동타지옥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니 이 점 깊이 명심하고 각성하기 바랍니다. 만일 납자로써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조계사 8월 23일 승려대회에 참석하여 당당하게 한국불교 종단 대 개혁에 앞장서주기를 간곡히 당부하는 바입니다.

2018년 8월 11일
조계종을 걱정하는 모임 상임대표 원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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