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승보다 침묵하는 당신이 한국불교 망쳐"
"부패승보다 침묵하는 당신이 한국불교 망쳐"
  • 정과 스님
  • 승인 2018.08.1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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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죽어가는 한국불교 살리는 데 힘 모읍시다
23일 예정된 승려대회 포스터
23일 예정된 승려대회 포스터

 

고려 말, 불교는 새 왕조를 만들어낸 이들에 의해 부패한 집단으로 낙인찍히면서 억압받았지만 민중들로부터의 정신적 의지처로서의 역할은 잃지 않아 조선조 오백년 동안의 핍박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오늘날, 불교에 대한 정권 담당자들의 노골적인 억압은 없다 하지만 선량한 불자와, 국민들로부터 이 땅의 불교가 외면당하고 거부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종단 상층부에 있는 일부 출가자들의 도를 넘는 일탈 행위가 불러온 실망과 분노 거부감이 그것입니다. 선량한 대다수 국민. 불자들의 이 실망과 분노에 책임 있게 답하지 못할 경우, 불교는 이 땅에서 거부당하고 버려질 수 있습니다.

  약 10 여 년 전, 일본의 젊은 남녀가 결혼식을 하는 장소로 교회를 이용하는 비율이 50%에 이른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50%에 이른다는 수치보다 더 놀라운 건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을 성스러운 장소에서 하고 싶어서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기사는 불교국가라는 일본에서 불교가 버려지고 있다는 충격적이고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에 창가학회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노래나 음악에 관련된 단체 같지만 스님이 없는 불교단체입니다. 한국에도 100만 명의 신도가 있다는, 우리에게 남묘호랭계교로 알려져 있는, 묘법연화경을 소의경전으로 하는 신행단체입니다. 일본의 불자들이 일본 스님들의 도를 넘는 행위에 지치고 분노한 나머지 불교를 버릴 수는 없으니 스님을 버린 불교를 만들어낸 겁니다.

  

▲ 지난 11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진행된 조계종 적폐청산을 위한 재가자 총 결집대회

한국불교가 지금의 이 혼란과 위기, 국민 불자들로부터의 실망과 분노를 풀어주고 승가 본연의 청정함으로 돌아가려는 노력과 성과물을 보여주지 못하면 이 땅의 불교는 일본보다 더 혹독하게 외면당하거나 버려질 수 있습니다.

  국민적 실망과 분노를 불러온 저 거대한 부패 세력이 불교를 망하게 하는 이들이 아닙니다.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라며 엄두를 못 내고 패배주의에 빠져 있던, 바꿔봐야 그 인물이 그 인물이라며 불교에 희망이 없다며 자조해온 나. 내 한 몸 살아가는데 아무 불편 없으니 나완 무관한 일이라며 강 건너 불 보듯 하였던 나 자신이 바로 이 땅의 불교를 죽어가게 하였던 것은 아니었는지, 말하지 못하고 행동하지 못하는 나약한 우리가 일탈과 부패가 판치는 온상의 역할을 하며 이 땅의 불교를 죽어가게 한 것은 아닌지 돌아 봐야 할 것입니다.

  출가 정신을 잃어버린 일부 힘 있는 이들의 일탈을 방조하거나 나 몰라라 해 1700년을 이어온 이 땅의 불교가 죽어가게 하지 맙시다. 우리 출가자들의 자랑이며 자부심인 세존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며 병든 불교를 떠안고 일어납시다. 저들은 거대한 돈의 힘과 권력 온갖 술수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에겐 그런 것들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시대적 소명과 도덕적 우의 명분이 있습니다. 이 땅의 불교를 바로 세워 선량한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 정신적 의지처, 휴식처가 되게 하라는 국민 불자들의 여망이 있습니다.

  억누를수록 튀어 오르려는 반발력은 커지듯이, 저들이 온갖 술수를 동원해 승려대회를 막고자 하지만 법명을 적어 보내며 승려대회 참가의 뜻을 밝힌 출가자들이 8월 12일 현재 이미 700 여명에 이르고 있다 합니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작금의 혼란과 위기를 만들어낸 일부 일탈 출가자들이 출가시절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참회하며, 쓰러져가는 이 땅의 불교를 바로 세우는 일에 동참하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모여서 청정승가를 만들어 냅시다.
마음의 의지처, 정신의 고향으로서의 불교를 만들어 국민과 불자들에게 드립시다.
         
불기 2562년 8월 13일

/ 해동 사문 정과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dasan25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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