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혁의 웰빙한방] 임독맥
[황치혁의 웰빙한방] 임독맥
  • 황치혁
  • 승인 2006.02.13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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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풍을 받아라”
“윽, 나보다 한 갑자 내공이 높은 적을 만나다니….”

학생시절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무협지를 탐독했던 분들이라면 임맥과 독맥이란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내공수련의 첫 단계로 임맥과 독맥의 기를 원활하게 통하게 하는 소주천이란 용어도 익숙할 것이다.

무협지를 통해 익숙한 단전이나 전중, 중완, 회음 등의 임맥혈과 장강, 백회 등의 독맥혈도 물론 눈에 익은 단어일 수 있다.

지나치게 과장되어 허무맹랑해 보이는 무협지에 나오는 이 용어들. 현실과 동떨어진 듯한 이 용어들이 한의사들에겐 일상의 말이고 치료현장에서 항상 쓰이는 혈자리다.

한의원에서 한의사들이 침을 놓는 곳들이 대부분 혈자리고 혈자리의 연결선이 경락이기 때문이다.

혈과 경락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자면 기에 대해 이야길 해야 한다. 식자층들은 기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 하면 무시하는 경향도 있지만 한의학의 치료법을 설명할 때에 기의 흐름을 빼놓을 순 없다.

생명을 유지하는 전체의 기운을 기라고 하고 이 기는 크게 사지의 12개 경락을 흐른다. 12경맥 이외의 중요한 경락으로 몸의 정중선을 흐르는 임맥과 독맥이 있다.

기수련을 하는 분들은 임맥과 독맥을 나무의 줄기에 비유한다면 12경락은 나무의 가지라고 말할 정도로 임독맥을 강조한다.

임독맥을 잘 다스리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정력도 강해진다.

“무릎치료를 받았는데 양기가 좋아지네요.”

무릎 관절의 통증으로 일주일간 진료를 받던 72세의 노인이 넌지시 말을 건네 왔다. 최근 2년간 소식이 없던 하초에서, 비록 아침이지만 반응이 생긴 때문이었다. “좋아지죠.

그런데 반응이 있다고 함부로 쓰지는 마세요. 기운이 조금 모아졌다고 바로 써버리면 건강에는 도움이 안될 겁니다.

기운을 모아주는 의미로 머리와 배에 뜬 뜸의 효과일 겁니다”라고 설명해주었다. 이 환자의 경우엔 무릎치료와 함께 백회와 임맥의 혈들에 뜸치료를 해주었기 때문에 양기가 좋아진 것이다

임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케이스다. 한의학의 치료가 항상 기의 흐름과 몸 전체의 균형을 잡는 방향이라서 부수적으로 정력이 좋아지기도 한다.

무릎이 아프건 오십견이 왔건 눈에 드러난 증상과는 상관없이 기와 혈의 흐름이 원활한지를 먼저 살피고 문제점을 개선하다 보면 몸 전체 컨디션이 개선되면서 양기도 좋아질 수도 있다.

단전에 뜸을 뜨면 정력이 좋아진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한 부위에만 집착하지 말고 기혈의 흐름이 원활해지도록 체계적인 접근이 바람직하다.

집에서 임독맥을 다스려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있다. 백회와 임맥등의 혈자리에 뜸을 뜨는 것이다.

쑥으로 직접 몸에 화상을 입히는 방식이라서 처음엔 참기 힘들지만 건강과 정력증진엔 더할 나위없이 좋은 방법이다.

우선 뜸을 뜰 혈자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몸의 정중앙선과 양 귀의 가장 윗부분(이첨)을 이은 선이 만나는 곳이 백회다.

그 다음으로 두 젖꼭지의 가운데가 전중이고, 배꼽과 명치끝의 가운데가 중완이다. 배꼽아래서 치골결합(음모가 나있는 곳의 뼈부위)의 거리를 10등분해서 배꼽에 가까운 3/10의 위치가 기해고 그만큼 더 내려간 6/10의 위치가 하단전이라고 부르는 관원혈이다. 여기에 족삼리(발)와 곡지혈(팔)을 각각 2개씩을 합하면 7개혈 9군데가 된다.

한의학을 배우지 않은 보통 사람이 혈자리를 정확하게 짚어내기는 사실 어렵다. 가장 쉬운 방법은 가까운 한의원에서 한번 7군데 혈자리에 뜸을 뜨는 것이다. 전문가에게 한번 뜸을 뜸으로써 자리를 잡아주는 셈이다.

뜸은 혈자리에 직접 놓는지 여부를 놓고 직구와 간접구로 나뉘는데 여기서는 효력이 좋은 직구쪽으로 알아보자.

뜸 뜨는 요령은 먼저 뜸쑥을 쌀알만하게 만들어 침이나 바셀린을 약간 묻혀 이미 자리가 잡힌 혈자리에 붙인다.

그 다음은 불붙인 향으로 쑥에 살짝 대기만 하면 된다. 앉아서 백회에 먼저 3번을 뜨고, 그 다음 누워서 배위의 혈자리 4곳에 쑥을 붙이고 위에서 아래 순서로 불을 당기는 방법을 3회 반복한다.

이렇게 일주일 정도 뜸을 뜨고 난 다음 족삼리와 곡지도 함께 뜬다. 다만 배위의 혈에 놓는 쑥의 크기는 아래로 갈수록 크게 해야 하고 심장병이 있는 환자들은 전중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백회와 배의 혈자리에 뜸을 뜨는 이유는 위에서 설명한대로 임맥과 독맥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임맥은 소화기와 생식기의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임맥소통이 곧 정력강화로 연결된다. 임독맥의 기순환을 먼저 강화하고 곡지와 족삼리를 추가해 사지의 기혈 흐름을 튼다.

백회에만 뜸을 떠도 스트레스나 흡연 등으로 답답했던 가슴이 뚫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기순환이 막혀서 생긴 오십견은 백회뜸 한 방으로 좋아지는 경우도 보았다.

중완은 위가 있는 부위로 소화불량이나 식체 때에 뜸을 뜨는 곳이다. 뜸은 기력이 달리는 40대 이후, 흉터걱정이 없는 노인들에겐 보약보다 좋다는 사실을 임상에서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황&리한 의원 원장 sunspap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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