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혁의 웰빙한방] 기혈 소통과 안마
[황치혁의 웰빙한방] 기혈 소통과 안마
  • 황치혁
  • 승인 2006.09.18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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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여기저기가 쑤시고, 뻐근해질 때가 있다. 배탈이 나타나기도 하고, 두통을 겪을 수도 있다. 오랫동안 한 자세로 일을 하거나 안 쓰던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근육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이 심하면 병원을 찾겠지만 견딜만하다고 생각해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심하지 않은 통증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비법이 있다. 알고 나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언제 어디서나 쉽게 쓸 수 있는 방법이고 효과도 좋은 방법이다. 아픈 곳을 적절하게 자극하라는 것이다.

한의원에서는 통증 치료의 원리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기혈 소통의 통로인 경락을 고려해 아픈 곳이 아닌 다른 곳에 침과 뜸 치료를 하는 원격 치료와 아픈 곳에 침, 뜸 부항 등의 치료를 하는 아시혈 치료법이 있다. 이 두 가지 치료법 중 원격 치료법은 전문 지식이 있어야 할 수 있지만 ‘아픈 곳을 적절하게 자극’하는 아시혈 치료법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약간의 요령만 알면 본인과 가족에게 간단한 치료는 가능하단 얘기다.

통증이 있는 곳을 무리 없이 자극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두들기는 것이다. 두통이 나타나도 두들기면 되고, 체해도 배를 적절히 자극하면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다. 허리가 아프거나 근육통이 있을 때에 할머니들이 ‘아이고’ 소리와 함께 두들기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아픈 곳을 자극하면 통증이 해결되었던 경험 때문이다.

한의학에서 아픈 증상은 대부분 기체(氣滯), 즉 기가 잘 소통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 때 가장 손쉬운 치료법중 하나는 두드리고 주무르는 것이다. 기공 체조나 단전 호흡에서 전신을 두드리는 운동을 하는 이유도 바로 기혈의 순환을 돕기 위한 것이다. 잘만 두들기면 통증을 잡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건강도 증진시킬 수 있다.

안마를 하는 요령은 비교적 간단하다. 일반적으로 방망이질을 하듯이 두드리는 방법보단 손목의 스냅을 이용하는 방법이 좋다. 아주 가볍게 주먹을 쥔 상태에서 팔은 조금만 흔들고 주로 손목의 움직임으로 가볍게 두드린다. 근육이나 살이 적은 팔 부위는 주먹보다는 손바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손가락의 힘을 빼서 자연스럽게 오므린 손바닥으로 팔이나 어깨 부위를 두드리는 것이다. 단 너무 세게 하는 것은 금물. 피부가 아주 얇은 머리 부위를 안마할 때는 손끝으로 톡톡 두드리는 방법을 쓴다. 허리와 허벅지와 같이 근육이 많은 곳은 두들기는 강도를 좀 높여도 된다. 복부나 머리는 자극이 너무 강하면 무리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근육이 단단한 곳은 자극의 강도를 좀 높여도 큰 무리가 없다.

두들기는 방법도 기혈 소통에 도움이 되지만 주무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뭉친 어깨 근육을 안마하는 방법을 생각해보면 된다. 엄지나 검지 손가락으로 아픈 곳을 지긋하게 누르는 방법도 좋다. 자기 몸을 만지다 보면 의외로 통증이 심한 곳이 있다. 소화기에 문제가 생기면 합곡혈에 통증이 나타나듯이 눌러서 아픈 곳이 있다면 몸의 어느 곳이든지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픈 부위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살살 문질러 주면 통증이 사라지고 기혈 소통도 원활해 진다.

안마는 특히 노인들에게 좋다. 나이가 들면 기력이 부족해지고 전체적인 기의 소통에 문제가 생겨 여기 저기 쑤시고 아플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아픈 부위를 적절하게 자극, 기의 소통이 원활하게 하면 통증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별 증상이 없던 부위도 시원해진다. 정체됐던 기혈의 흐름이 원활해지기 때문이다.

안마가 노인에게만 좋은 것은 아니다. 청장년층은 물론이고 초중고생들에게도 좋다. 같은 자세로 장시간 앉아 공부를 하는 학생들의 어깨 근육은 뭉쳐져 있는 경우가 많다. 저녁 식사 뒤 10분 정도만 시간을 만들어 보자. 학교 생활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누며 어깨를 만져 주는 가벼운 안마는 효과 만점이다. 근육의 긴장도에 따라 자녀의 스트레스를 파악할 수도 있고, 막혀 있던 대화의 창도 다시 열 수 있다.

퇴근하면 나는 한의사가 아닌 안마사로 변신한다. 집에 들어서면 아이들은 차례로 등을 내밀고 아빠의 안마를 기다린다. 처음 목주변의 근육이 많이 뭉치는 첫째가 아빠의 안마 실력을 보더니 이젠 둘째 아이도 당연하다는 듯 등을 들이민다. “피곤한 아빠를 이렇게 부려먹을 수 있냐”고 투덜대는 척하지만 속내는 마냥 즐겁다.

부부간의 안마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 된다. 두드려 주고 뭉친 목부위의 근육을 풀어 주면 나른한 행복감이 느껴진다. 30대 초반의 한의사 한 명은 안마를 발전시켜 ‘섹시 에로틱 맛사지’를 개발했다고 자랑한다. 건강 증진은 물론이고 부부간의 사랑확인에는 최고라나…. 안마는 건강은 물론이고 가족간의 사랑도 증진시키 비법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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