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불교 위상 세우는 데 몸·마음 바칠 것”
“추락한 불교 위상 세우는 데 몸·마음 바칠 것”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8.09.17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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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6대 조계종 총무원장 후보자 기호 1번 혜총 스님

36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혜총 스님(기호 1번), 원행 스님(기호 2번), 정우 스님(기호 3번), 일면 스님(기호 4번) 등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계종단은 그 어느 때보다 혼란하다. 소통과 화합은 남의 이야기다. 조계종단의 현실은 안팎으로 위기에 처해있다. 국민들의 시선은 물론 불자들의 눈총이 따갑다. 설정 전 총무원장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다. 그 어느 때보다 청정한 출가수행자를 총무원장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불교닷컴>은 종도와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제36대 총무원장 후보들에게 ‘공통질문’으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후보자가 인터뷰에 원하지 않을 권리가 있음을 고지했다. 인터뷰 요청에 기호 1번 혜총 스님은 지난 13일 직접 응했고, 기호 4번 일면 스님은 전화 인터뷰와 서면으로 질문에 답했다. 기호 2번 원행 스님 측과 기호 3번 정우 스님 측은 “선거 일정이 바빠 인터뷰를 거절한다”고 답했다. 이에 인터뷰를 사양한 원행·정우 스님 측을 제외한 혜총·일면 스님과의 인터뷰를 게재한다.

다음은 기호 1번 혜총 스님 인터뷰이다.

▲ 36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후보자 혜총 스님(기호 1번).

1. 왜? 출마하는가? 출마 이유를 말해 주십시오.
:요즘 기자들이나 스님들조차 조계종이 현재까지 오게 된 동기 역사를 잘 모른다. 53년 스님이 될 때 ‘불법에 대처승 없다’는 구호로 정화를 했다. 근자에 들어 불교 위상이 너무나 추락하고 사부대중이 운신할 수 없을 정도로 불교세가 위축되고 사회인으로부터 불교가 지탄받고 잇어 몸과 마음을 바쳐 회복하는데 헌신하고자 출마했다. 추락한 불교 위상을 회복시키고 높이기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고자 한다.

정체성을 확립하겠다는 것은 수행하는 종단, 스님이 스님다울 때 신자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다. 자기 일을 원만히 할 때, 나무는 나무답게, 스님은 스님다워야 한다. 그게 본래 수행이다. 스님다워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다. 수행은 중생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포교하는 것이다. 중생의 행복과 이익을 이끄는 것이 포교다. 사부대중이 공히 종단을 운영하자. 파격적이지만 종회의원도 재가자에게 문호를 열어 종단 일을 논의하자. 그래야 존경받는 승단이 될 것이다. 수행하지 않고 포교하지 않고 불자를 아우르니 않는 승단은 안 된다. 승단은 네 바퀴가 공동책임을 지고 발전시켜야 한다. 국민에게 행복과 이익을 주는 불교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

2. 이번 선거의 구호는 무엇인가요?
:‘종단 정체성을 확립하겠습니다’ 이다. 조계종의 정체성이 근자에 흐려졌다. 예를 들면 기차가 서울 가려면 레일을 밟고 가야 하는데 레일을 밟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못 간다. 그래서 구호를 ‘종단 정체성을 확립하겠습니다’로 정했다.

3. 조계종단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하거나 변화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화합이 시급하다. 스님과 스님과의 관계, 스님과 신도의 관계, 스님과 대사회적 관계를 넓은 차원에서 끌어안아야 한다. 언론사 등의 비판도 편협한 시각이 아닌 열린 시각으로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부처님은 나쁜 사람에게도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옳은 일로 따라 오도록 최대한 배려해 스스로 들어오도록 했지 나쁜 놈이라고 내친 적이 없다.

4. 주요 공약 및 종단안정화 종책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말해주십시오.
:4대 운영기조 및 기조별 7가지 종책이다. 종단 4대 운영기조는 △수행하는 종단 △전법하는 종단 △함께하는 종단 △존경받는 승단이다.

4대 운영기조에 따른 분야별 종책은 ‘수행하는 종단’을 만들기 위해 △원로중심의 안거수행과 승풍 진작 △일상중심의 생활수행과 제도 마련 △간화선의 대중화를 위한 법과 제도 마련 △현행 결계, 포살을 지속 운영 발전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중장기적인 수행프로그램 마련 △수행자의 소양교육을 위한 평생교육원 설립 운영 △대사회적인 봉사단 운영 등이다.

‘전법하는 종단’을 만들기 위한 세부종책은 △수도권과 신도시 거점 포교사찰 설립 지원 △전문 포교사 활용방안 마련 △종무행정 시스템 지원과 전략개발 차원 전환 △현실적 포교전략과 프로그램 개발 사회적 역할 강화 △총무원의 기능을 교육원과 포교원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전환 △어린이 ․ 청소년 ․ 대학생 ․ 청년회 ․ 직장 ․ 직능법회 활성화 △이주노동자 및 다문화가정 지원 사업 활성화 등이다.

‘함께하는 종단’을 만들기 위한 종책은 △종단 운영기조 사부대중 참여기조로 전환 △총무원 교역직 비구니 참여 확대 △자치책임제 도입 총무원의 지역관련 업무 교구본사 이관 △각 분야의 전문 인력양성과 적소배치△동진 출가제도 마련, 출가자 감소와 인재 이탈현상 방지 △동진 승가교육기관 (영아원, 유치원, 초, 중, 고등학교) 설립 △사찰 특성화 개발 효율적인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존경받는 승단’을 만들기 위한 종책은 △총무원장 임기단임제 △호계위원은 대중적인 신망과 율사에 준하는 승려 충원 △호법부 교역직은 대중적인 신망과 청렴성이 인정되는 자 △수행공동체의 미래인 승려노후복지제도를 마련한다.△종교법인법 도입 △각급사찰에 교육관, 복지시설 등 운영 지원 △국제교류를 통해 한국불교 문화예술의 우수성 전파 등이다.

5. 종책 중 가장 이루고자하는 종책은 무엇인가요.
:승려복지가 중요하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생을 몸과 마음을 바쳐 수행했는데 늙어서 보장이 안 된다. 그래서 주지하려하고 벼슬을 하려 한다. 벼슬과 돈을 멀리하고 수행과 전법에 매진하면 마지막 종단에서 책임을 져 주는 것이 복지다. 승려 복지 세분화해 더 안심하고 수행하는 분위기 만들면 굳이 주지할 필요 없고, 명예나 소임을 가질 필요가 없다.

종회의원은 4선 아웃제으로 하자. 너무 장기적으로 해 권승을 기르는 종단이 되고 있다. 16년이면 대단한 시간이다. 충분히 종단에 이바지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후에는 수행으로 돌아가야 한다. 초선은 입법 등을 배우고 재선 때는 소임을 맡고 3선은 의장단을 할 수 있다. 4선 때는 중앙종회 활동을 지켜보면서 검증할 수 있는 역량을 맡아야 한다. 분과위원장은 3선에서 나와야 한다. 본말사 주지는 10년 임기로 하자. 그래야 종책을 세울 수 있다. 단 주지는 공부를 시킬 수 있는 유아원을 위탁받던지 유치원 등 교육기관을 운영해 미래세대에 불교정서를 가르치고, 복지관도 종합복지관은 큰절서 하고 말사는 작은 복지관을 운영해 회향 도량으로 나아가야 한다. 본사주지는 4년 단임으로 해야 한다. 재선 3선 좋은 게 아니다. 본사주지는 70세 연령제한이지만 나이가 많을수록 좋다. 젊은 사람이 본사주지가 되면 원로가 살수가 없다. 어른들이 밀려난다. 젊은 사람들이 높은 자리 앉아 큰 절버리고 밖에서 헤맨다. 연세 있는 분들이 주지해야 권위가 선다.

호계원과 호법부는 계정혜 삼학 중 계가 가장 중요하다. 승가의 기본이 계이다. 계를 파계한 자는 승려라고 할 수 없다. 그것을 다루는 곳이 호계원과 호법부인데, 청정율사가 해야 한다. 자격이 있어야 한다. 정치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호법부와 호계원은 청정한 곳이어야 하고, 일부 권한은 본사로 이관해야 한다. 대폭 본사에 이양 자치권을 줘야 한다. 상벌권을 다 넘겨야 한다. 총무원장 권한이 너무 많다.

▲ 혜총 스님.

6. 생명·평화·경제 관계에 대한 후보자의 시각을 150자 이내로 표현해 주십시오.
:생명 존중은 부처님 가르침인 불살생에 다 있다. 내 목숨이 귀하면 상대 목숨도 귀하다. 모든 생명체는 동일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생명존중이다.

밥 같이 먹는 것이 평화다. 이게 대통합이다. 절에 주는 돈은 신도들이 목숨을 바친 것이어서 함부로 쓰는 것은 신도 목숨을 함부로 쓰는 것이다. 엄한 것이 시줏돈이다. 이런 사상에 입각한 승가는 행복하다.

경제는 자기 맡은 바 일을 충실히 해야 이바지 하는 것이다. 수행하는 사람은 열심히 수행하고, 열심히 포교하고, 행정을 하는 사람은 열심히 행정을 하는 게 경제다. 노력한 만큼 대가가 온다는 것을 주입해야 신명나는 일이 된다. 종단도 독식하고 있다. 나눠야 할 권리 의무 복지를 왜 독식하나.

7. 총무원장 직선제, 사찰재정투명화, 재가자의 종단 및 사찰 운영 참여 등에 대한 후보의 의견은 무엇인가요.
:사부대중이 사찰운영을 같이해야 재정투명화가 자연스레 이루어질 것이다. 빠른 시일 내 종단이 변화해 직선제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 총무원장 직선제 전환에 앞장서야 한다. 나는 원해 직선제를 원해 왔다. 직선제를 하면 종도의 뜻, 숨겨진 많은 스님들 뜻이 반영된다. 기득권이 좌지우지하는 틀을 깨는 것은 힘들다. 제불보살이 돕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다.

보수적인 선거제도(간선제)는 폐지해야 한다. 1인 지휘의 맹종으로 표를 찍는 제도는 폐지해야 한다. 선거인단이 확고부동한 생각으로 투표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제도보다 직선제를 도입하겠다. 직선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담아내겠다. 현 선거제도는 선거인단을 뽑는데 위원장(본사주지)이 알아서 위임받는 경우가 많았다. 폐단이 많다. 정정당당하게 선거인단을 뽑아야 하는데 위임으로 하면 부조리가 생긴다. 우리 종단에는 스님을 모두 다해야 13,000명밖에 안 된다. 출가한 지 10년 또는 20년 선을 정하면 몇 천명 수준이다. 선거당일 거마비는 종단에서 줘야 한다. 선거공영제를 채택하고, 거마비는 상한선을 정하면 된다. 인도 가서 11일간 기도하고 왔다. 총무원장 후보자 기호를 뽑을 때 인도에서 기도하고 있었다. 기호 1번으로 뽑혔다는 소식에 같이 있던 스님들과 불자들이 박수쳤다. 달라이라마 존자도 머리를 맞대고 기도하고 포옹해 주셨다. 한국불교 위상을 살리는 데 달라이라마 존자를 한국에 모시는 데 앞장서겠다.

8. 승가화합 방법론과 언론자유보장에 대한 고견 및 구체적 대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보리심을 발휘해야 한다.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정진해야 한다. 원력을 세워야 한다. 그러면서 부처님을 존경하고 부처님 법을 존경하고 스님을 존경하고 재가자를 존경할 때만이 진정한 화합이 된다. 부모는 부모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집안이 편하듯 자기 길을 가야 자기역할을 목숨 걸고 매진해야 화합이 된다.

9. 출가 이유는 무엇이며, 수행 과정에서 가장 소중하게 느낀 점은 무엇인지요? 평소 좌우명이나 가슴에 새기고 있는 경구는 무엇인지요? 또 속가와의 관계에 대해 구어체 형식으로 답변해 주십시오.
:불법을 몰랐다. 목숨이 짧다고 해서 오래 살려고 출가했다. 한 스님이 관상을 보더니 서른을 못 넘긴다고 해서 목숨을 이으려 통도사에서 처음 출가했다. 자운 스님이 적멸보궁에서 삼천배 참회하면 큰 복 받을 것이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67년 간 승려생활을 잘하고 이제 총무원장 후보까지 나왔다. 나 역시 죄가 없을까. 몸으로 마음으로 물질로 죄를 지었을 것이다. 전전생부터 많은 것을 과오를 범하고 살았을 것이다. 덤으로 살고 있다. 덤으로 사는 것을 경험했다. 몸과 마음을 바쳐 부처님과 불자, 그리고 국민에 회향하겠다.

10. 후보께서 타 후보를 총무원장으로 추천한다면 누구며, 왜 추천하는지 이유를 제시해 주십시오.
:후보들이 모두 나와 같이 가는 길을 가는 후배 스님들이다. 더구나 모두 해인사 승가대학 출신이다. 어떤 분이 되더라도 기쁜 마음으로 내려놓을 것이다. 부처님과 종도들이 내 마지막 소원을 들어 주지 않을까.

11. 후보께서 평소 가까이하는 스님 혹은 재가자가 있다면 누구이며, 왜 가까이 두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스님으로는 해인사 계시는 종진 스님. 재가자로는 이기흥 회장이 있다. 종진 스님은 이 시대에 율을 지키면서 많은 제자를 가르치고 모범적인 승려상을 보이는 분이다. 나와는 해인사 승가대학 4기 동창이다. 이기흥 회장은 돈독한 신심을 갖고 그 신심을 바탕으로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는 분이다.

12. 종도 또는 사부대중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의 말을 부탁드립니다.
:새롭게 희망을 갖고 종단을 바로 세우자. 그래서 우리 스스로 행복 느끼고, 그 행복을 사회에 희망 주는 불교로 거듭나자.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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