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
불교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
  • 法 應
  • 승인 2008.11.1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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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위기가 기회' 인식전환 통해 불교 대사회 공헌도 등 높여야
후보자 이명박의 대통령 당선과 더불어 여기저기서 터진 종교차별 현상, 한미쇠고기협정에 따른 촛불시위는 그간 발생한 불교계의 불미스런 사건들을 일순 불식시키고, 공격적인 선교 행태와 일부 공무원들의 친기독교적 행보 등으로 이골이 난 국민들의 가슴에 불교를 긍정적으로 각인시킬 기회였다. 물론 그동안의 포교와 노력에 성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괄목할 만한 효과는 내지 못하고 있었다.

불교의 다양성, 합리성, 포용성은 다원성을 특징으로 하는 현대사회의 사조와도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현대 지성인들에게 불교가 사회통합의 한 방향을 제시하며 긍정적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 덕분일까? 현재 드러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부정적 측면들은 상대적으로 불교계에 호재로 접근하고 있는 모양새를 띤다.

지난 8월 27일 범불교도 대회는 불교세의 결집과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불교문화를 정착시킬 절호의 기회였다. 국민들에게 불교가 우리의 역사와 문화, 국토에까지 미친 긍정적 영향들을 잘 설명해 주고, 현재와 미래의 대안으로서 왜 불교이어야 하는지를 알릴 수 있는 출발점이었으며 내부 단결을 꾀할 수 있는 호기였다.

오늘자 한겨레신문은 ‘기독교 신뢰 호감도 꼴찌’ 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전화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도했다.

조사 결과에서 신뢰하는 종교는 카톨릭>불교>개신교 순이다. 무종교인 중에서 호감 가는 종교는 불교>가톨릭>기독교 순이다. 국민들이 불교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공격적인 선교 행태와 배타성, 세속화 등으로 인해 개신교에 실망한 반대급부라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불교의 이사(理事)개념은 현실의 세상사에도 적용된다. 국토에 교회와 성당이 많이 생기고 상대적으로 사찰이 취약해 보인다면 ‘사(事)적’으로 불교는 열세라 할 것이며, 국민들 생각에 타 종교보다 불교적 세계관을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불교문화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면 ‘이(理)적’으로는 우세함일 것이다.

▲ 종교별 대비 표. 출처=한겨레

이 상황에서 우리가 조금만 신경 쓴다면 불교를 널리 전하고 왜곡된 시각을 바로잡으며 확고부동한 위치를 가진 종교로써 불교가 현대사회에서 새롭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기회를 활용 못한다는 것은 경찰청장의 사과 방문에서도 여실이 드러났다. 어 청장의 사과 방문은 설계에 따라서는 불교를 공영매체를 통해 홍보하고, 국민들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할 기회였다. 말이 경찰청장의 사과 방문이지 대통령 지시에 의한 현 정권의 불교계에 대한 대변의 자리와 다르지 않다. 필자는 경찰청장의 직접사과를 누구보다도 우려했다.

어 청장의 사과 방문 전, 총무원 수뇌부는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경찰청장의 사과'를 넘어 보다 큰 틀에서 흐름을 이끌었어야 했다. 원장 스님이 구사할 언어의 단어 하나에까지도 신경을 쓰고, 포용과 관용을 보이되 국민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준엄한 꾸짖음으로 경찰청장의 등골에 땀이 흐르게 했어야 했다.
 
아직도 불교가 활발발하게 역동할 기회는 진행되고 있다. 원장스님의 잔여 임기가 1년이 채 안 된다. 공적으로는 불교계, 개인적으로는 원장 스님의 공적을 확실히 세워야 할 기회로써 1년 남짓한 시간이다. 몇 가지 제안을 한다.

첫째, 일부라도 한계성을 인정하고 열린 자세를 확립, 다양한 소리, 조언과 비판에 순수하게 귀 기울여야 한다.

둘째, 파벌이나 호 불호 따지지 말고 1년 한시적이라도 20명 정도의 실질적인 자문그룹을 구성하여 순수하게 현실에서 종단을 진단하고 종단 내외의 '이사(理事)의 대안과 방편'을 창출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국민적 최고 관심사로 세계 경제의 어려움 속에 국내 경제 및 민심이 악화 일로에 있는바, 불교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국민의 마음을 모을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넷째, 우리사회의 고질적 병폐와 나갈 바가 무엇인지를 추려서 역시 불교적 시각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다섯째, 종도들을 한 마음으로 묶는 대화합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 더불어 내년 선거를 앞두고 노출될 불미스런 문제를 사전 차단하고 종무의 공백을 메울 대책을 강구해야한다.  

절호의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현 종단 집행부가 불교를 우뚝 세울 기회가 지나가고 있다. 아직 그 기회의 끝은 저 만치 남아 있다.

/ 法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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