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도 군대 가나요
스님도 군대 가나요
  • 불교닷컴
  • 승인 2008.11.19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장 스님 출간

<불교닷컴>은 불교출판계의 풍성한 출간을 바라며 출판사나 작가들이 보내온 보도자료 전문을 그대로 전제한다. 아울러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해 불서를 홍보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보도자료 문의 astb600@naver.com<편집자 주>

지장 스님 / 클리어마인드 / 정가 10,000원
ISBN 978-89-93293-05-0

*본문 들여다보기

이미 군에 다녀와서 예비군까지 마쳤지만 군 복무를 하기 위해 다시 불려온 신부님들. 산뜻한 양복 정장한 목사님들. 그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머리에 흰 고무신. 잿빛 두루마기를 휘날리는 스님들. 드디어 이들의 세계 최고령 12주간 신병 훈련이 시작된다.

이들은 깨달아 간다. 사람의 가치는 그가 지닌 신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군에 오기 전 다들 존경 받는 성직자와 수행자들이었다. 그러나 역시 부족한 초코파이와 콜라 앞에서 서운함을 느낄 때, 우리 본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목욕시간. 모두들 옷을 홀딱 벗고 뜨끈한 탕 속에 몸을 담그면 나이와 종교, 신분을 잊은 채 초등학교 학생들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본래 진흙처럼 하나였건만 공부를 하고 나이를 먹고 세상을 더 오래 살아갈수록 모래알이 되어 제각각 살아간다.

제식 훈련이 끝나고 기본체력 검정시간. 체력 상태는 당사자가 아닌 전적으로 측정자에게 달려있다. 입담 좋은 목사님이 감독관의 주의를 끌고 나머지 사람들은 제각각 열심히 숫자를 뻥튀기 한다.

다음으로 태권도 훈련이다. 군에 다녀온 신부님들이 자기들 군 생활할 때는 전투화 신으면 1단으로 인정해주고 출발했다고 우기셨다. 시간이 가도 훈련이 진척이 보이지 않자 지친 조교는 배꼽위로 다리만 올라가면 1단을 주기로 양보했다. 비공인 2단이다. 전투화를 신었기 때문에.

처음 며칠 동안은 밥맛이 좋았다. 몸도 피곤하고 새로운 음식들을 접하다 보니 군대 짬밥이 이렇게 좋을 수 있냐고 감탄했다. 그러나 분명 메뉴와 음식은 바뀌지 않았지만 우리들의 입맛에 심각한 변화가 왔다. 점점 짬밥에 대한 기대감이 작아지고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양만 꾸역꾸역 먹게 되었다. 특히 전투식량이나 햄버거가 나오는 날이면 다들 단식 수행을 결심한다.

훈련 중 어느 목사님이 물으셨다. 우리는 결혼하여 괜찮은데 스님과 신부님은 기나긴 밤 혼자 어떻게 보내시나? 신부님 왈 “모르겠어요. 매일 떡이 되도록 술 먹고 쓰러져 자니까.” 옆에 있는 스님 왈 “우리는 저녁을 안 먹기 때문에 배고프고 기운 빠져서 딴생각 없이 일찍 잤는데요...”

군종장교는 제네바 협약에 따라 전시와 평시 무기를 휴대할 수 없다. 그러나 기본 군사훈련을 받을 때는 체험교육의 일환으로 총과 같은 무기 사용을 체험한다. 사격 훈련 시 당연히 내기가 따른다.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곳에서 실감한다. 총을 처음 다루다 보니 영점 조절이 잘 되어 있는 총을 만나면 과녁 근처에 가고 그렇지 않으면 과녁 종이가 항상 새 것이다.

행군시간이다. 모두들 휴대할 짐의 무게를 줄이느라 연구 중이다. 군에 한 번 다녀온 신부님들에게 조언을 청한다. 방독면 속에는 저녁 부식으로 나왔던 빵을 모아 채워 두었다. 군장을 들고 멜 때 신음소리와 함께 표정 연기를 잘해야 한다. 만약 군장 검사를 받게 된다면 전원 쓰레기 분리수거장으로 향했을 것이다. 먼저 경험 많은 신부님의 시범이 있었고 모두들 무척 힘든 척 따라한다. 웃음을 참아야 한다. 제일 어려운 난관이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설마 성직자들이... 교관님의 깊은 신앙심이 우리를 구원했다.

독도법 훈련시간이다. 지도와 나침반, 각도기 같은 것을 나눠주고 주어진 좌표를 찾아가면 하얀 말뚝을 만나게 된다. 서둘러 말뚝 다섯 개를 찾아야 되는데 신부님들은 계곡의 그늘 밑에서 주무시고 계신다. 말뚝을 언제 찾을 것이냐고 묻자 한 신부님이 짓궂게 웃으며 사실을 털어 놓는다. “요 계곡 위로 올라가면 한 할머니가 있어요. 그 할머니 거기서 훈련생들 상대로 몰래 음료수나 술 같은 거 팔고 계신데 음료수 한 개 살 때마다 말뚝 번호 알려줍니다. 하도 오랫동안 장사를 하시다보니 좌표를 다 외우고 계세요. 고생하지 말고 한 번 찾아가 봐요. 우리는 이미 소주하고 말뚝번호하고 바꿨으니까요.”

목사, 신부, 스님의 신분으로 부대 문을 들어왔지만 지금은 단지 ‘몇 번 후보생’ 일 뿐이다. 번호로 나 자신이 불린다는 것이 불필요한 껍질을 벗어버리게 만들었지만 또 다른 옷을 갈아입었다는 생각이 든다. 훈련 중간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다. 옹기종기 모여앉아 저마다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제일 빈도가 높은 화제는 ‘어쩌다가 출가 했는가?’와 ‘사모님은 어떻게 만나셨어요?’다.

같은 부대의 신부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빨리 부대로 들어와서 저녁 미사를 집전해야 되는데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도저히 고개를 넘어 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신부님은 다음날 출발할테니 나보고 대신 미사 시간에 강론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약속을 하셨는데 다음 번 법회 시간에 자신이 나 대신 설법을 해줄 테니 한 번만 도와 달라고 하신다. 군대 안에는 교회, 성당, 법당이 있는데 서로 큰 행사가 있으면 아끼지 않고 도움을 준다. 군대니까 이런 일이 자연스럽게 보일 것이다.

출가, 집을 떠나고 세속을 떠난다는 말이다. 출가라는 말에 이어지는 말은 입산이다. 세속을 떠나 들어가는 곳. 신선의 삶이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고행의 길이 나타난다.

입대, 집을 떠나 군대에 들어간다는 말이다. 집을 떠나 고행의 길을 간다는 데서 입산과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시절 인연이 만들어 준 나름대로의 출가 생활이다.

입산은 원해서 가는 길이며 고행이 지속되어도 그 누구를 원망하지 않는다. 고행의 대가를 지불하고 자신에 대한 이해를 얻는다. 입대는 원하지 않았지만 갈 수 밖에 없고 힘들수록 원망의 마음이 커진다. 고행의 대가는 나라가 유지되는데 한 몫 하는 것이다. 둘 다 궁극적으로 자신과 타인의 행복에 이바지하는 것이 목표다. 단지 형태와 방법이 틀 릴 뿐이다.

이제 다른 방식의 출가 생활이 시작된다. 이미 한 번 경험했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는 남다르다. 입산출가는 나를 알아가는 길을 배우게 했고 입대출가는 세상을 알고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배우게 할 것이다.

*글쓴이 지장 스님

동국대를 졸업하고 입산출가. 공군에서 9년간 복무.
생활 명상법을 찾고자 초의차명상원 개원.
현재 서울 남산 대원정사에 있으면서 서울, 부산, 광주, 청주 등
지에서 생활명상법 강의와 수행을 실천하고 있다.
저서로는 <차명상>, <내 마음의 이르는 여행>,
<마음을 열어주는 행복한 생활명상>이 있다.

*책 목차
나는 비행스님입니다.
또 다른 출가를 기다리며 / 훈련소에서
달마가 총을 든 까닭은? / 내 마음의 나침반
마음으로 하는 훈련 / 하늘을 날고 싶은 스님
강론 품앗이 / 어이! 아저씨 / 떡장수 스님
공부하는 고통 / 사리 나오게 하는 법 / 이별 비행
비행스님의 꿈 / 잊지 못할 전역 선물

행복한 수행
나비의 꿈 / 거만함에 대하여 / 남을 다스리기 전에
내 마음의 보디가드 / 빌게이츠와 아길라의 평등
수행의 시작은 자기 절제로부터 / 싸우지 않고 사는 법
자신을 코칭하라 / 행복은 배울 수 있는가?
도와주지 못한다면 차라리 기도라도
왜 도와주지 않았을까? / 눈밭의 스타크래프트

명상 그리고 차 한 사발
대화가 필요해 / 물리적인 시간, 심리적인 시간
삶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한 시인이 내게 물었다
생각의 덫 / 인생 탈출 / 제대로 보고 사는 건가?
중도의 현대적 의미 / 차 한 잔의 행복
콧구멍과 이소룡의 짝짝발 / 차맛과 진리는 같은 맛인데
후진이 안 되는 인생 / 성공의 열쇠 ‘자각의 힘’
영혼의 재테크

생각이 머무는 자리
무슨 사연이 있기에 긴 밤 울고 있는가?
노숙자가 된 신부님 / 바뀌지 않는 사고방식
충전 여행/ 의식의 힘
인연에 대하여 / 견공들의 색즉시공
초보와 고수의 차이 / 투기하는 스님들
지금 이 순간의 ‘나’ / 공부 잘하는 법
인생 관리의 포트폴리오

/ 자료제공 = 클리어마인드

도서출판 클리어마인드
클리어마인드 전화. (02) 2198-5151 전송(02) 2198-5153
서울시 종로구 수송동 두산위브파빌리온 736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34-733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법인명 : 뉴스렙
  • 제호 : 뉴스렙
  • 등록번호 : 서울 아 0043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7-09-17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뉴스렙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2 뉴스렙.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etana@gmail.com
  • 뉴스렙「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조현성 02-734-7336 cetana@gmail.com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