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 배우 김경애를 만나다
팔색조 배우 김경애를 만나다
  • 손은경 기자
  • 승인 2018.10.10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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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배우 김경애
사진=배우 김경애

 

배우 김경애는 수많은 영화와 연극, TV 드라마를 오가며 다양한 역을 소화한 조·단역계의 팔색조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출신으로 1966년 <나는 매국노>로 데뷔해 배우 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대표작을 꼽기 힘들 만큼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2010)을 비롯해 <아라한 장풍대작전 >(2004), <조폭마누라2>(2003), <라이터를 켜라>(2002), <파이란>(2001),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축제>(1996) 등 출연 작품을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다. 

비록 단역이라 할지라도 꼭 필요한 순간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김 씨는 본인 표현대로 한 번 보면 잊기 힘들 정도의 "깨소금 같은 연기"의 정석을 선보인다. 오랜 경력으로 개성적인 연기력을 꾸준히 선보인 공로를 인정받아 제50회 대종상영화제에서 특별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기뿐 아니라 창과 무용, 행사 사회 등 다방면의 재능을 지닌 그녀는 극단 여인극장 소속으로 연극 작품에도 다수 출연했다. 2005년에는 여인극장 대표였던 강유정 연출가의 타계 이후 극단 대표를 맡았다. 여인극장 대표로 재직하며 각종 공연을 기획, <아버지가 사라졌다>, <사랑 을 주세요>, <아내라는 직업의 여인>, <도전 19 벨-춘향이의 첫날밤> 등의 작품을 공연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Q. 어떤 연유로 여인극장 대표를 맡게 됐는지. 

A. 극단 여인극장은 1966년 나를 포함한 배우 6명을 주축으로 강유정 선생님이 대표를 맡아 창 립했다. 당시 배우라 하면 남성들이 많았는데 여성이 중심이 되어 만든 극단이다. 안톤 체홉 의 작품을 비롯해 좋은 작품을 많이 했고 걸출한 배우들을 여럿 배출했다. 역사가 말해주듯 정말 좋은 극단이었고 훌륭한 단원들과 함께해 왔다. 강 선생님이 작고한 뒤 제가 2대 대표가 됐는데 너무나도 영광스럽다.

사진=배우 김경애
사진=배우 김경애

Q. 수많은 작품들이 있을 텐데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아주신다면. 

A. 대학 때부터 신필름 전속배우로서 활동했다. <나는 매국노>라는 작품으로 데뷔한 뒤로 <태백 산맥>, <축제>, <창> 등 정말 많은 작품에서 기억에 남는 역을 맡았다. 특히 <태백산맥>에서 큰 아들 김명곤과 작은 아들 김갑수, 빨갱이 아들과 국군아들 틈에서 고뇌하는 어머니역이다. TV쪽에서는 무당 역을 많이 해서 무당 전문 배우로 남았다. 무당 역을 안 한지 1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날 무당으로 기억하는 분들이 많다. <태조 왕건>, <목민심서>, <장희빈> 등에 출연했고 <사랑과 전쟁>에서는 점쟁이 역을 맡기도 했다. 그리고 <울 엄마 오드리 >라는 드라마도 기억에 남는데 그 작품에서 두 아들을 둔 어머니 역을 맡았다. 거기서 곽도원 씨가 큰 아들로 나온다. 곽도원 씨는 거기서 연기를 어찌나 잘하던지 현장에서 그렇게들 울었다. 

Q. 어려서부터 배우가 꿈이었나. 

A. 어려서부터 배우와 가수가 꿈이었다. 웅변대회도 나가면 매번 1등하고, 상이란 상은 다 쓸어왔다. 서커스단이 오면 보고 와서 춤추고 노래하는 등 흉내를 곧잘 냈다. 그래서 크면 배우 아니면 가수가 될 거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배우는 외모를 많이 보기 때문에 상처가 된 부분이 많았다. 대사 한 마디 없는 연기부터 시작했고 촬영 현장에서 무시도 당하고. "아줌마, 그거밖에 못하냐"며 면박 주는 감독들도 있었다. 나도 경력이 쌓이는데 세 번까진 참지만 그 다음부턴 못 참는다. 나도 할 말은 하고 살았다. 

Q. 그런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배우 일을 하고 있는 비결이 있다면. 

A. 후배들한테 늘 하는 얘기가 배우는 끊임없는 도전이라는 것이다. 탤런트 공채 합격만 하면 다 된 걸로 알지만 그때부터 시작이다. 하지만 금방 성공할 줄 알고 온 사람들은 금방 포기하게 된다.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때가 오고 좋은 작품을 만난다고 생각한다.

Q. 극단 현황과 계획이 궁금하다. 

A. 지금 전국 투어를 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정통 연극을 못 하고 있다. 올해는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에는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좋은 배우를 잘 골라서 옥석으로 다듬는 일이 우리 역할이다. 우리 극단에서 성장한 배우들이 나보다 더 잘 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보람을 느낀다. 그들이 잘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서포트해야지.

Q.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A. 현재 <내일도 맑음>이라는 드라마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데 거기에 충실히 임해야 한다. 그리고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속편도 들어 갈 예정인데 그것도 준비하고 있다. 잊지 않고 또 불러주니 기쁘더라. 뭐든 주어진 역할에 열심히 임하려 한다. 내가 가면 촬영현장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즐겁게 임하니까 다들 좋아한다. 작은 역, 한두 번 나오는 단역이라 하더라도 대사 한두 마디라 하더라도 어떻게 하면 맛깔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렇게 열심히 하면 짧은 분량이라 하더라도 시청자들이 알아봐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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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렙=손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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