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중요한 줄 몰랐다"는 편백운 총무원장
"돈이 중요한 줄 몰랐다"는 편백운 총무원장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8.10.2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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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페 컨퍼런스서 "'초발심자경문' 구절, 불자 등엔 필요없는 말"?
태고종 기관지 '한국불교신문' 갈무리
태고종 기관지 '한국불교신문' 갈무리

 

한국불교태고종 편백운 총무원장이 "종단 운영에 이렇게 돈이 중요한지 몰랐다"고 했다. 종교단체 수장의 이같은 발언은 세속화, 물질만능주의, 배금주의가 만연한 세태를 단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편백운 원장 특유 솔직한 발언에
고개 갸우뚱하게 만든 축사 담겨

편백운 총무원장은 지난 23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엠케이 인터내셔널(회장 정해정, 태고종 전국신도회장)과 제스트씨엔티가 개최한 '암호화폐와 거래소의 역할과 미래' 주제 국제컨퍼런스에 한기총 회장 등과 함께 참석했다.  <한국불교신문>에 따르면, 이 행사에는 20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서 편백운 원장은 "나는 어릴 때부터 절에서 살아서 돈버는 일에는 소질이 없지만 쓸 줄은 안다. 총무원장이 되고 보니 종단을 운영하는데 이렇게 돈이 중요한 줄 미처 몰랐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방만하고 불투명한 종단 운영으로 100억원 대 종단 부채에 시달렸던 태고종단을 이끌어 온 심경을 솔직히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편 원장은 주먹구구식 종단 운영 등 비판과 함께 일부 종단부채를 해결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받고 있다.

편 원장은 <초발심자경문>의 "재물과 여색의 화는 독사보다 더 심하니 자기 자신을 잘 살펴서 그릇됨을 알고 항상 멀리해야 한다(財色之禍 甚於毒蛇 省己知非 常須遠離)"는 구절을 인용했다.

편 원장은 "이 구절은 도를 닦는 수행자들에게 경책의 말로 출가자들에게는 당연히 해당되는 금구성언이다. 그렇지만 불교신자나 일반인인 생활인에게 이런 구절은 필요 없는 말이겠지요"라고 했다.

이후 편 원장은 "정해정 회장을 비롯해 관계자들이 사업도 잘되고 돈도 많이 벌어서" "경제적으로 성공했으면" "성공하시도록 부처님께 열심히 축원해 드리는 일 밖에 없다" "오늘도...꼭 성공해야 된다고 축원을 올렸다" 등 기복적인 문구로 축사를 장엄했다.

한국불교 대표종단 가운데 하나인 태고종 행정수반의 이같은 법문(축사)은 재가자는 재물과 색을 탐닉해도 된다는 잘못된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 또, 정당하고 공정하라는 당부가 생략된 성공 기원은 여전히 한국불교에 만연한 기복불교를 가감없이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다음은 태고종 기관지 <한국불교신문>이 게재한 편백운 총무원장 축사이다.

<편백운 총무원장스님 축사 전문>

오늘 제스트씨엔티(주)와 엠케이인터내셔널(주)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블록체인 4차 산업혁명“암호 화폐와 거래소의 역할과 미래” 란 주제로 모임을 갖는 데에서 축사의 말씀을 드리게 됨을 진심으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경제를 잘 모르니까, 여기서 전문적인 말씀을 드릴 수는 없고, 오직 한마디 “우리 회장님 잘 되십시오”라는 축원을 할 뿐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절에서 살아서, 돈버는 일에는 소질이 없지만, 쓸 줄은 압니다. 총무원장이 되고 보니 종단을 운영하는데 이렇게 돈이 중요한 줄 미처 몰랐습니다. 

절에 들어간 초심자들에게 가르치는 기본교육 텍스트에 《초발심자경문》이란 책이 있는데, 그 책에는 “재색지화(財色之禍)는 심어독사(甚於毒蛇)하니 성기지비(省己知非)하야 상수원리(常須遠離) 할지어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재물과 여색의 화는 독사보다 더 심하니 자기 자신을 잘 살펴서 그릇됨을 알고 항상 멀리 해야 한다.“라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물론 이 말은 도를 닦는 수행자들에게 경책의 말로서 출가자들에게는 당연히 해당되는 금구성언입니다. 그렇지만 불교신자나 일반인인 생활인들에게는 이런 구절은 필요 없는 말이 되겠지요. 

오늘 제가 여기서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자 하는 것은 우리 회장님께서 하시는 사업이 잘되고 돈도 많이 벌어서 회장님이나 관계된 분들께서 경제적으로 성공했으면 하는 축원을 올리는 것입니다. 저는 암호화폐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정해정 회장님의 탁월한 경제마인드와 능력은 100%로 인정하고 존경한다는 그 말씀만은 자신 있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정해정 회장님께서 성공하시도록 부처님께 열심히 축원해 드리는 일 밖에 없습니다.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서 불이성 법륜사 대불보전 부처님께 발원했고, 춘천 석왕사 보름 기도 시간에도 특별히 정해정 회장님이 꼭 성공해야 된다고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면서 축원을 올렸다는 것을 말씀 드리면서 축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불기 2562(2018)년 10월 23일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편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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