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철]한국불교의 포교현실과 전법교화 전략
[김응철]한국불교의 포교현실과 전법교화 전략
  • 김응철/중앙승가대학교 교수
  • 승인 2018.11.0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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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응철 중앙승가대학교 교수.

한국불교의 포교현실과 전법교화 전략

김응철/중앙승가대학교 교수

Ⅰ. 서언

한국불교는 지난 10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발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에 이르러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위기의 본질은 두 가지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출가자의 급격한 감소, 출가자에 대한 사회적 신뢰의 위기 등 출가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처하지 못하는 포교 역량 약화 등과 같이 포교 부문에서의 위기와 이를 감지하지 못하는 구성원들의 무대책에서 비롯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단의 출가자 수는 지난 10여년 만에 약 1/3로 감소하였다. 조계종단의 자료에 따르면 1993년 출가자 수는 총 510명이었으나 2017년 151명으로 급감하였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군소종단이나 불교단체 등 재가불교 관련 단체는 우후죽순 생겨나고 재가 성직자를 자처하는 단체 지도자들의 수는 급증하였다. 이것은 출가 수행자는 감소하는 반면에 전통적인 종단과 관계없이 자율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불교계에서 승가교육이나 재가불자 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이 많지 않은 현실을 감안한다면 불교 성직자를 자처하는 다수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활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요인이 개선되지 못하고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한국불교계는 대사회적 지도력이 크게 위축되는 한편 교학 연구나 포교 활동에서 여러 가지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높다.

불교계의 포교역량 약화는 사회변화와 사회구성원들의 종교성의 변화와 종교에 대한 인식태도의 변화에 효과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불교계 전반에 만연되어 있는 승가의 지도력 약화가 각 사찰의 신도 감소와 포교에 대한 신도들의 관심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는 단기간에 나타난 우발적인 경향이 아니라 201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된다. 이미 많은 통계 자료를 통해서 위기 경보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교계 내부에서 이에 대한 종책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고, 각 종단과 사찰, 그리고 출재가 사부대중의 역량을 포교 쪽으로 결집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문제인식을 바탕으로 10년에 한 번씩 진행된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나타난 종교인구 및 불교인구 변화를 통해 포교현실을 분석하고, 이에 대응하여 포교역량 강화 방안을 모색하였다.

Ⅱ. 한국불교의 포교현실

1. 종교인구의 감소 추세

1970년대 이후 한국 사회의 종교인구 비율은 빠르게 증가하였다. 이것은 산업화와 도시화와 더불어 전통종교인 불교계는 물론이고 기독교계에서도 여러 분파들이 생기면서 경쟁적으로 포교활동에 나선 결과로 볼 수 있다.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종교인구 비율은 1984년 44%, 1989년 49%, 1997년 47% 등으로 나타났었다. 그런데 통계청에서 주기적으로 조사하는 인구주택 총조사결과를 보면 1985년 42.6%, 1995년 50.4%, 2005년 52.9%, 2025년 43.9% 등으로 나타났다.

<표 1> 종교유형별 인구(1995, 2005, 2015)

▲ <표 1> 종교유형별 인구(1995, 2005, 2015)

전 국민을 대상으로 10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센서스의 결과를 보면 종교인구 비율은1984년부터 2005년까지의 종교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2005년을 정점으로 2015년까지의 약 10년 동안 종교 인구는 크게 감소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국갤럽과 통계청 조사는 1~2년의 차이는 있으나 오차범위 내에서 거의 유사한 분포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종교인구의 변화에는 남자보다 여자가 더 큰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갤럽조사에서 종교별 인구 비율은 불교 22%, 개신교 21%, 천주교 7% 등으로 나타났다. 2004년에는 불교 24%, 개신교 21%, 천주교 7% 등으로 조사되었다. 이 결과를 비교해 보면 지난 10년 동안 불교 인구 비율이 2%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개신교와 천주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통계청 조사에서는 불교 22.8%, 개신교 18.3%, 가톨릭 10.9% 등으로 조사되었다. 2015년의 조사에서는 불교 15.5%, 개신교 19.7%, 가톨릭 7.9%로 나타났다. 2015년 조사에서는 조사 방식의 변경과 조사표본 문제 등으로 정확성의 시비가 일어났다. 이런 점을 받아들인다 해도 불교 인구가 이웃 종교에 비하여 더 크게 감소하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하고 어려운 현실이다.

불교 인구 비율은 2005년도 22.8%에서 2015년도 15.5%로 7.3%포인트 감소하였다. 반면에 개신교 인구비율은 18.3%에서 19.7%로 1.4% 포인트 증가하였고, 천주교는 10.9%에서 7.9%로 3% 포인트 감소하였다. 무종교인의 비율은 46.5%에서 56.1%로 9.6% 포인트 증가하였다.

2015년도 종교인구조사 결과에서 우리나라의 종교현상은 불교인구의 급감, 개신교의 미세한 증가, 그리고 무종교인의 급증 등의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감소한 불교인구의 대부분은 무종교인으로 돌아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왜냐하면 기독교인구의 증가는 인구증가의 비율과 유사한 반면에 무종교인의 증가는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2. 지역별 불교인구의 변화 추이

2015년도 시도별 불교인구 비율을 가장 높은 순서로 살펴보면 각 지역주민 중 불교인구 비율은 울산광역시 29.8%, 경상남도 29.4%, 부산광역시 28.5%, 경상북도 25.3%, 대구광역시 23.8%, 제주도 23.4%, 충청북도 16.4%, 강원도 16.4%, 대전광역시 14.0%, 충청남도 13.8%, 세종시 13.8%, 전라남도 10.9%, 서울특별시 10.8%, 경기도 10.7%, 광주광역시 9.5%, 인천광역시 8.8%, 전라북도 8.6% 등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분석해 보면 전통적으로 불교 강세지역인 경상지역은 23% 이상이 불교인구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경상 지역은 전체적으로 2005년도에 비하여 10% 포인트 이상 감소하여 감소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경상지역의 불교인구 비율은 지금까지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감소율이 크게 증가하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2025년도에는 현재보다도 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면 불교에서 이탈한 사람들이 타종교를 선택하기 보다는 무종교인으로 남아 있다는 것은 불교적 정서가 크기 때문에 포교활동 결과에 따라서 불교인구 증가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충청지역의 대전광역시, 세종시, 충북, 충남 등 5개 시도는 인구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불교인구 비율이 10%대 중후반으로 조사되었다.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은 전체 인구의 약 10%만이 불교인구로 나타났다. 호남지역은 전남이 10.9%일 뿐 나머지 지역은 모두 10% 미만으로 조사되었다. 인천지역도 8.8%로 호남지역과 같은 수준으로 조사되었다.

<표 2> 지역별, 종교별 종교인구 증감추이

▲ <표 2> 지역별, 종교별 종교인구 증감추이

경상지역은 5개 광역시도가 밀집한 지역으로 전통적으로 불교가 초강세를 보였던 불교의 중심지였다. 그런데 경상지역에서 불교인구수는 부산 419,701명, 경남 278,792, 대구 249,531, 경북 224,418명, 울산 82,285명 등으로 5개시 도에서 총 125만 여명이 감소하였다.

경상지역의 불교인구 감소는 불교가 1위 종교의 지위를 상실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또한 수도권 불교인구 감소도 불교인구 감소의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서울 및 경기도 등 수도권 지역에서 감소한 불교인구의 수는 서울 618,946명, 경기도 474,229명, 인천 103,894명 등으로 수도권에서 약 120만여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적으로 감소한 불교인구수의 38.5%에 달하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즉 불교인구가 감소한 주된 요인 중의 하나는 수도권 포교가 미흡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다.

불교는 경상지역의 우세를 지켜내지 못하고 있고, 호남지역의 열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서울과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신도시 포교 부재로 인하여 급격하게 불교인구가 감소하였다. 충청권에서도 불교는 그다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교계에서는 각 지역의 특서에 부합하는 포교정책을 수립하고 구체적인 실천 대안을 마련하여 적극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면 불교인구 감소에 대응할 수 없다.

3. 전국적으로 불교 열세 지역 확대

전국의 230여개 시군구 중에서 불교인구 비율이 개신교 비율보다 높은 지역은 97개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교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산청군으로 44.8%로 나타났다. 이 지역의 개신교인구 비율과의 격차는 36.5% 포인트로 벌어져 있다. 그렇지만 불교인구 비율이 40%가 넘는 시군구는 산청군(44.8%)과 청도군(43.0%)으로 2개 지역에 불과하다.

불교인구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신안군으로 4.3%로 나타났으며, 이 지역의 개신교 인구비율은 30.9%로 조사되었다. 그리고 익산시 6.8%, 군산시 6.8% 등으로 대부분이 호남지역의 시군구들이 불교인구 비율이 10% 미만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시군구 중에서 불교인구 비율이 10%가 되지 않는 지역은 38개 지역에 달한다.

불교와 개신교 인구 비율의 격차가 20% 포인트 이상 벌어져 열세인 지역은 전국의 시군구 중에서 신안(-26.6), 군산(-23.5), 익산(-23.0), 과천(-20.7), 전주(-20.6), 완주(-20.5), 서천(-20.0) 등 7개 지역에 달한다. 개신교의 인구 비율 격차가 10%이상 벌어져 있는 불교 약세 지역은 강화군(-19.8)을 비롯하여 총 73개 지역에 달한다.

불교인구가 천주교 인구비율보다도 적은 것으로 나타난 지역은 경기도 옹진군(-7.9), 서출 서초구(-6.0), 경기도 과천시(-5.8), 용인시 수지구(-5.7), 서울 강남구(-5.7), 성남시 분당구(-5.6) 등 전국에서 총 35개 지역에 달한다. 서울의 25개 구 중에서 천주교가 불교인구 보단 많은 지역은 총 10개 구에 달한다. 2005년도 조사에서는 강남구 등 4개구에 불과했었다. 호남 지역은 물론이고 수도권에서 불교인구 수는 개신교는 물론이고 천주교보다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개신교는 물론이고 천주교가 수도권에서 약진하고 있는 것은 도심 지역에 다수의 교회들을 만들고 성직자들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천주교는 수도권 지역의 성당수를 크게 늘림으로써 상당한 포교성과를 거두었다. 결국 불교계도 수도권 인구밀집 지역에 거점 사찰을 만들고 전문 포교인력을 배출해야만 이웃 종교와의 교세차이를 줄여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Ⅲ. 한국불교 포교의 역량과 전법교화 전략

불교계가 ‘포교활동을 잘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응답하려면 가장 쉬운 방법이 신도 수의 변화를 보는 것이다. 이미 불자의 인구 비율이 전국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을 본다면 그 대답은 명확하다. 불교계에서 활동하는 사람이라면 한국불교 포교활동이 이제 한계에 직면하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그렇다면 그 요인은 무엇인가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분석방법은 포교 주체의 역량 평가, 포교 대상에 대한 접근 방법, 포교 방법의 개발, 포교 내용의 구축, 포교 재정의 확보와 배분 실태 등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다.

1. 포교 주체의 역량 평가

포교의 주체는 종단, 교구, 단위사찰, 승가, 개별 스님, 각종 불교단체, 기관 등이 망라될 수 있다. 그렇지만 가장 핵심적인 포교의 주체는 거시적 포교의 중심인 종단과 지역포교의 핵심인 교구본사, 그리고 실제적 포교의 거점인 단위사찰과 주지 스님이다. 종단별로 다양한 사찰을 운영하고 있고, 전체 사찰의 수가 약 1만여 개로 추산되고 있으나 포교 역량을 갖춘 종단과 사찰은 종단협의회에 등록된 단체들 중에서도 일부에 불과한 실정이다. 각 종단 내의 분규와 갈등으로 종단 차원의 포교역량은 크게 감소하고 있으며, 단위사찰의 포교 역량은 사찰별 특징에 따라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불교계는 종단협의회에 가입된 26개 종단을 비롯하여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100여 개 종단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승가 교육기관을 운영하는 종단은 대한불교조계종을 비롯하여 천태종, 진각종, 태고종 등 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체계적인 승가 교육이 없이 승려증을 남발하면 명목뿐인 부실 종단이 될 수밖에 없고 종단과 사찰, 그리고 스님들의 포교역량도 강화하기 어렵다.

또한 종단 차원에서 포교 종책을 개발하고, 종단 재정을 집중적으로 투입하지 못함으로서 출재가의 전문 포교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대한불교조계종단의 경우 24개 분화된 교구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이 교구가 전통적인 불교문화와 전통을 계승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의 지방자치단체와 효과적으로 연계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광역과 기초 자치단체별로 지역포교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에 대응할 수 있는 교구제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거점 교구와 일반 교구를 분리함으로써 거점 교구는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하고, 일반 교구는 몇 개의 기초 자치단체의 포교를 책임지는 방향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교구별로 지역 대표성을 갖추고 정신적 지도자로서 활동할 수 있는 스님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활동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들 스님들의 지도력과 각 사찰의 주지스님들이 서로 연계하여 설법과 신도교육과 조직화, 포교활동 등을 협력하면 지역포교 역량이 강화될 수 있다. 현재 불교계는 대도시, 중소도시, 농어촌 등 다양한 포교환경을 고려한 적절한 포교전략을 수립하지 못하고, 개별 사찰과 주지스님의 역량에 일임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단위사찰의 포교역량은 해당 사찰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환경에 따라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산중 사찰의 대부분은 교구본사 및 수말사급 사찰로 관광지에 위치하고 있어서 어느 정도 포교 역량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농어촌 사찰은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신도들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인구밀집지역인 대도시 지역에는 규모화된 사찰이 부족하기 때문에 거점 포교당이 개설되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도심 사찰은 소규모 개인 포교당 혹은 사설 사암이 많은 실정이다. 때문에 도심에 있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찾아갈 수 있는 도심포교 사찰이 없고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포교활동이 부진하기 때문에 어린이 및 청소년 불자들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가 불교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불교계의 출가자는 급감하고 있다. 출가자 감소는 불교계 전체적으로 향후 포교역량을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하여 재가불자 중심으로 전문포교사를 양성하고 각 사찰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지만 일부 종단을 제외하면 종책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 포교 대상에 대한 접근방법

포교 대상은 연령, 사회적 특징과 배경, 직능, 전문성 여부, 거주지역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포교 대상이 지니고 있는 특징과 종교성에 따라서 포교 방법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포교 대상에 대한 접근방법 개발과 능력을 갖추는 문제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30대 이전의 젊은 층에서는 종교성의 약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40대부터는 어느 정도 종교성이 유지되고는 있으나 종교 활동 참여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불교계는 어린이와 청소년, 청장년을 대상으로 하는 효과적인 포교 방법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결과는 법회 참여가 급감하고, 불자들의 결속력과 신심이 약화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각 사찰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어린이와 청소년, 대학생 대상의 포교활동은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이들 연령층의 인구가 감소하는 것도 원인이지만 적절한 포교방법을 개발하지 못하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종교성 약화와, 무종교의 증가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3. 포교 내용의 재정립

포교 내용은 신도들이 일상적으로 독송하는 경전으로 결정된다. 대한불교조계종단은 《금강경》을 소의경전으로 정하고 있으며, 천태종은 《법화경》, 진각종은 《대일여래경》, 태고종은 《금강경》과 《화엄경》 등으로 정해져 있다. 그렇지만 의례와 의식을 봉행할 때는 《천수경》을 염송하고, 신도들은 필요에 따라서 다양한 경전을 독송한다. 소의경전이 중심이 되지만 일상적인 필요에 따라서 여러 가지 대승경전들이 읽히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위경 논란이 있는 중국 찬술 경전들도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 사회에서 종교는 맹목적 신앙에서 실천적 신행으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신행활동에 적합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재결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도교육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니까야를 중심으로 하는 초기경전과 전통적으로 수용된 대승경전들을 종합하고 취사선택하여 현대 사회의 불자들이 독송할 수 있는 경전들이 등장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법회의 특성에 부합하는 경전들이 독송, 해설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와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 시대적 적실성과 감화력을 갖춘 설법이 포교현장에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종단적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포교의 내용은 법회의 운영방식과 설법의 내용으로 파악할 수 있다. 즉, 법회와 설법은 신행활동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여기서 어떤 경전을 중심으로 공부하느냐에 따라서 포교 내용을 결정한다. 각 종단에서는 전통적인 소의경전을 중심으로 하되 포교에 필요한 경전을 선택하고 다양한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불자들이 독송할 수 있는 내용을 만들 필요가 있다.

4. 포교 방법의 개선 방안

포교 방법은 포교 대상에 따라서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다. 전통적 포교 방법인 대중적인 법회의 참여자가 감소하고 설법의 감화력이 감소하는 현시점에서 특히 대상에 따른 포교 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현대적인 포교 패러다임으로는 교육, 조직, 복지, 문화, 수행 등의 포교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포교 전략으로 생활체육을 통한 스포츠 포교, 템플스테이를 통한 불교문화 체험 포교, 상담을 통한 문제해결 중심의 포교, 간화선과 위빠사나 등을 비롯한 명상과 수행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여러 계층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포교활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역동적인 포교 활동이 필요하며, 종교성의 변화에 대응한 포교 방법의 개발이 지속되어야 한다. 사회구성원의 종교성이 유지될 경우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대중포교 방법이 효과적이다. 그렇지만 무신론자, 비신론자가 급증하고 있는 세대들을 대상으로 포교활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팀교육, 멘토와 멘티 관계를 이용한 1:1 교육, 그리고 코칭 활동을 통한 지도력 향상 교육 등 직접 찾아가는 소수 대면교육이 더 효과적이다.

소규모 팀 중심의 대면 교육이 이루어진 이후에는 공통점이 있고, 유사한 생각과 상호 관련 있는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조직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조직화는 소규모 팀을 이끌 수 있는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출가자 감소, 사찰의 포교 역량 위축 등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지역사회에서 포교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재가 지도자들을 적극적으로 발굴 육성하고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다.

교육포교는 핵심신도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교육받은 신도는 조직화, 체계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포교사로 육성하도록 해야 한다. 조직포교는 단위사찰의 핵심신도 조직을 형성하기 위해서 법등장, 법륜장, 법회장 등 신도 임원의 육성과 더불어 대만 자제공덕회등과 같이 성공적인 사례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복지포교는 사찰별 봉사단과 후원단을 결성하고 본사와 주요 사찰에서 운영하는 복지기관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문화포교는 유형문화와 무형문화를 나누어 접근하되 특히 불교의 무형문화를 응용한 적극적인 포교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지역별로 불교무형문화재의 등재를 지원하고 이를 포교와 연계시킬 수 있는 방안 연구가 필요하다. 현대인들이 건강과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고려하여 생활스포츠 포교에 대한 연구와 시설과 각급 대회 운영과 지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수행포교는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명상 붐을 고려하여 다양한 생활명상, 응용명상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간화선을 일반 대중들에게 직접 지도하기보다는 쉽게 응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도자 발굴과 육성이 병행되어야 한다.

5. 포교 재정의 투입 확대

모든 포교활동에는 그에 상응하는 예산이 배정되고 투입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각 종단별로 직접적인 포교활동 예산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교구나 단위사찰의 재정 중에서도 포교 관련 직접 예산을 편성하는 사찰은 많지 않다. 현재는 사찰이 운영되는 것만으로도 포교활동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열악한 상황에 직면한 사찰들이 많은 실정이다.

전통적으로 사찰에 기진(寄進)된 재정은 불물, 승물, 무진장물 등으로 삼분하여 사용되어 왔다. 이 중에서 무진장물이 직접적인 포교예산에 포함되며, 다른 예산들은 간접적인 포교예산에 포함시킬 수 있다. 직접 포교예산이 투입되어야 할 포교 영역은 어린이, 청소년, 군인, 대학생 등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적절한 재정 투입이 없다면 불교의 미래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각 사찰에서 의무적으로 포교예산을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고 포교성과를 인사고과에 반영해야 한다. 특히 포교 역량을 갖춘 스님들이 포교 거점 사찰을 운영할 수 있도록 주지 및 주요 소임자 선발에 있어서 인재 채용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주지스님과 포교담당 스님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고, 성과에 대해서 인정받을 수 있는 인사제도가 시행될 때 긍정적인 포교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Ⅳ. 결어

이미 종교계에 경보 등은 켜져 있고 특히 불교계의 포교활동에 대해서 적색 경보가 심각하게 울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불교계의 각 종단은 이에 대해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대안을 모색하지 못하고 있다. 각 종단에서는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면 불자들이 증가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 난무하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하고 변화를 주도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하고 실천하기 위래 노력하는 출재가의 불교지도자들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한국갤럽의 조사결과를 보면 앞으로 입장료를 내고 사찰을 방문하는 불자들도 크게 감소할 것이고, 사찰에서 정기적으로 신행활동을 할 신도들의 수는 더욱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더 큰 문제는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포교적 대안이 없는 상태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불교계는 각종 조사결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포교활동에 일대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

한국갤럽의 종교의식 조사결과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종교성은 약화되고 있으며, 종교계의 사회적 기능은 위축되고, 성직자나 종교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확대되고 있다.’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종교 단체들에 비해서 불교계에 더 큰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그 이유는 불교계의 경우 핵심 신도의 수가 적고, 교육과 포교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향이 더 많기 때문이다. 또한 이로 인해 불자들은 결속력이 취약하고 사회적 인식이나 평판에 좌우되기 쉬운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경향을 고려한다면 향후 불교계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은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첫째, 수행력을 갖춘 스님들의 배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종교 조직의 성공과 실패는 교리 문제가 아니라 성직자의 자질과 역량, 그리고 이에 대한 사회적 평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소수라도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행자가 출현해야만 포교의 돌파구를 열 수 있다. 현재는 자질과 역량을 갖춘 소수의 수행자가 다수의 불자를 이끌면서 포교활동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이미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20여 년 전부터 경험한 일이다. 따라서 이들 사례를 잘 연구하여 소수 출가 시대에 대응해야 한다.

둘째, 불교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불교의 근본 목적은 ‘취착 없는 열반의 체득’과 ‘불국정토의 구현’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려면 불자 개인은 물론이고 사찰과 종단이 복덕과 지혜를 갖추고 이를 사회적으로 회향할 때 불교가 우리 사회에서 존립의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사회적 회향이 없는 종교는 그 구성원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없다. 열반의 체득은 개인의 체험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려면 전법교화 활동의 체계적 실천이 필요하며, 그 역할은 ‘중생구제와 불국토 건설’이라는 불교의 본질에서 찾아야 한다.

셋째, 핵심 불자의 교육과 신행활동의 체계화가 필요하다. 출가자가 감소하기 때문에 포교활동은 교육받은 핵심 불자들이 담당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자의 교육과 신행활동이 새롭게 정비되고 단위사찰에서 제대로 실천되어야 한다. 각급 사찰에서는 종단적 정체성과 사찰의 소속감을 갖춘 불자들을 배출하여 그들의 노력으로 포교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신도지도자의 육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넷째, 시대적 변화와 사회 구성원의 종교인식 변화에 대비한 새로운 포교 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포교 방법만으로는 더 이상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어렵고 새로운 불자의 유입도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향후에는 문화와 수행을 바탕으로 종교 여부와 관계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포교 프로그램이 포교현장에서 실천되어야 한다. 향후 개발이 필요한 분야는 불교문화, 상담, 명상과 수행 등이다. 이들 분야는 현대인의 건강과 수행, 지혜의 증진에 적합하며, 동시에 포교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포교 및 전법교화의 활성화를 위해서 종단 차원에서 무엇보다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는 불자들이 자긍심을 갖고 신행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일신하는 것이다. 신심이 두터운 핵심 불자들이 각 사찰에서 신행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불교계 전체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된다.

각 사찰에서는 형식적이고 보여주는 행사가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마음을 열고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참여를 유도할 줄 알아야 한다. 스님과 전문포교사, 그리고 신도회 임원들이 진실된 마음으로 보살행에 앞장설 때 포교기반을 다시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도들이 감소하고, 재정이 위축되고, 사회적 영향력이 축소된다고 해서 불교의 사찰과 승가가 본연의 역할을 방기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 현재와 같은 위기를 감지한다면 합리적으로 관찰하고 냉정한 마음으로 관찰하면서 불교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 새로운 돌파구는 반드시 찾을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정법에 의지하고 정도로 나아가며, 파사현정의 자세로 실천하는 포교활동이 필요하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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