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36대 총무원장 원행 스님 취임사
[전문] 36대 총무원장 원행 스님 취임사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8.11.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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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

▲ 조계종 36대 총무원장 원행 스님.

존경하는 진제 법원 종정 예하와 원로회의 의장 세민 대종사를 비롯한 원로 스님, 그리고 가람수호와 전법에 진력하고 계신 스님들과 종도 여러분께 존경의 예를 올립니다.

오늘의 의미를 더해주시기 위해 축사를 보내주신 문재인 대통령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바쁘신 와중에도 함께 해 주신 문화체육관광부 도종환 장관님과 국회 정각회장 주호영 국회의원을 비롯한 여러 의원님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님을 비롯한 이웃종교 대표님들, 천태종 총무원장스님을 비롯한 이웃종단 대표님들, 중국불교협회 부회장 종성스님과 각국 대사님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축하해 주기 위해 특별히 축전을 보내준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 강수린 위원장님께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공생의 세상을 꿈꾸며 맑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승가원의 아이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민족의 역사이자 아픔의 산 증인이신 나눔의 집 할머님들께서도 저와의 오랜 인연으로 이 자리에 함께 해 주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원로대덕스님과 사부대중 여러분! 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소임을 맡은 저는 종도와 국민여러분들로부터 부여 받은 막중한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렇지만 한국불교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에 대한 열망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가 걸어가야 할 길이, 그리고 우리 종단이 걸어가야 할 길이 쉬운 길이 아님을 잘 알지만 겸허한 마음으로 맡은 바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을 종도와 국민여러분 앞에 진중한 마음으로 다짐합니다.

지난 시절 우리 종단은 커다란 혼란기를 겪었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고 상식과 제도를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했어야 했으나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저 또한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종도와 국민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을 드립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의 소임을 시작하는 이 자리에서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승가는 승가답게, 불자는 불자답게, 사부대중 모두가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함께 수시로 탁마함으로써 한국불교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총무원장이 되겠습니다.

소통으로 화합을 도모하고, 혁신으로 미래불교를 열겠습니다. 제36대 총무원은 소통과 화합, 혁신을 기조로 승가공동체 정신을 회복하고 부처님 가르침의 사회적 회향을 통해 미래불교를 열어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소통과 화합위원회를 설치하여 공동체의 화합을 도모하겠습니다.

종단 내부의 문제에 대하여 건강하면서도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분들과도 마음을 열고 대화의 장을 지속적으로 만들겠습니다. 갈등사안에 대한 합리적 조정자,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소통과 화합위원회가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공동체 구성원과 소통을 강화하겠습니다.

교구를 대표하는 본사주지스님을 비롯하여 중앙종회 의원스님들과 만남을 지속하여 종단운영에 대한 의견을 세심히 살피겠습니다. 특히 교구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교구본사주지스님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하겠습니다.

사부대중과도 만남과 교류의 장을 만들어 대중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도 수시로 확인하겠습니다.

국민과 함께하는 불교문화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우리 불교는 다양한 유무형의 전통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의 전통 사찰을 대표하는 7개 사찰로 이루어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이에 우리 종단은 가칭 ‘불교문화 창달위원회’를 설치하여 전통문화자원을 활용한 불교문화 시대를 국민과 함께 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종단운영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총무원장인 저부터 변화하겠습니다.

중앙종무기관에서 설립한 각급 기관과 법인의 대표를 총무원장이 맡고 있습니다. 이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켜 각급 기관과 법인들이 책임성과 전문성을 갖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하되, 종단은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여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겠습니다.

제36대 총무원은 사부대중과 함께하는 종단운영을 비전으로 삼고 실질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종단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불교공동체 발전과 사부대중과 함께 하는 종단운영을 위해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전국비구니회를 종법기구화하고, 6,000여 비구니 스님들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하여 종무 기관 소임에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승려복지의 문제는 미룰 수 없는 중차대한 과제입니다.

사부대중 모두가 종단의 화합을 위해 적극 기여할 수 있도록 승가공동체 기금 조성을 추진하겠습니다. 제도적 보완을 통해 기금 조성을 뒷받침하고 마련된 재원은 승려복지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소임을 맡지 않고 홀로 수행하시는 스님들의 복지문제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중앙신도회와 적극 협력하여 신도조직화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신도로서 책임을 다하는 원년으로 삼을 것이며, 조직화된 신도 원력보살이 개인 신행과 한국불교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함은 물론 붓다로 살자는 서원의 사회적 회향에도 적극 앞장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국불교의 대사회적 역할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종단은 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해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왔습니다. 특히 세월호의 진상규명과 희생자 추모를 비롯하여 쌍용자동차 문제 와 KTX 해고노동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결과 우 리 사회의 오래된 갈등 해소라는 아름다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이러한 소중한 성과를 바탕으로 사회의 소외된 이웃과 약자를 위한 활동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남북불교 교류사업의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은 우리 민족의 명운이 달려 있는 중차대한 과제입니다. 7천만 겨레의 염원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노력에 적극 협력함은 물론 남북 불교 교류사업에도 다변화를 모색할 것입니다.

정부와 적극 협력하여 금강산 신계사에서 템플스테이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경제교류 협력을 도모함은 물론 북한사찰의 폐사지 복원과 사찰림 녹화사업을 적극 검토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대한불교조계종은 한국불교 17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온전히 계승한 유일무이한 종단 이며, 전통사찰은 민족의 정신과 문화가 담겨있는 민족문화의 산실입니다.

그러함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특히 공공기관에서조차 문화강국을 외치면서 한쪽으로는 1700년 한국불교를 종교간 형평성이라는 행정 편의적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부족한 것입니다.

국립공원 입장료가 일방적으로 폐지된 이후 우리 종단은 지난 1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문화재보호법에 의거하여 징수하고 있는 문화재구역입장료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부에 정책을 건의해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문제가 해결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는 최근 자연공원법 전부개정안 입법예고를 진행하면서 국립공원의 핵심지를 차지하고 있는 토지의 소유주인 종단 및 사찰과 일체 협의과정이 없었습니다. 고속도로에 설치된 국가지정문화재 보유사찰 표지판이 일방적으로 철거되었고,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전통사찰을 포함한 비영리 법인인 종교단체 소유토지에 종합과세를 시행하겠다는 내용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은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해야 하는 국가적 책무이자 헌법적 가치의 실현을 위해 전통문화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실시할 것을 정부당국에 요청드립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의 핵심 주체로서 전통 문화자원이 국민들에게 불편함 없이 향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소납을 위시로 한 36대 집행부는 위중한 시기에 막중한 책임감으로 소임을 시작합니다.

종도와의 약속을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길 것이며,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한국불교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고 미래불교를 열어가는 희망찬 발걸음에 사부대중 모두가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부대중 여러분께 부처님의 가피가 항상 함께 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불기 2562(2018)년 11월 13일
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원행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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