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의 역사 바로 세우기
한국불교의 역사 바로 세우기
  • 소암 승려시인
  • 승인 2018.12.1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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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혼돈과 미망에 빠진 대한불교조계종의 문제

"요즘 중생들은 두 극단을 의지하고 있다. 첫째는 천박한 시골상인, 범부들이 다섯가지 욕망을 즐겨 집착하는 것이요, 둘째는 스스로를 괴롭히는 노력으로 바르지 않고 이치답지 않는 이익을 얻어려는 것이다." 
 
고익진 동국대교수가 지난 1990년에 편역한 한글아함경 부처님의 재세시 말씀이다. 요즘은 부처님의 초기경전이 봇물을 이루고 전공학자도 수없이 많으나 28년전 정통불교학자로 명성이 높았던 고익진의 편역은 기존의 한글대장경에서 용어와 해석에 심혈을 기우린 역작이다.

천년 선불교와 대승불교사상의 전통을 가진 한국불교가 부처님의 육성을 담은 원시의 초기경전을 새롭게 이해하고 한문이 아닌 원전을 바로 번역하는 작업이 계속될까?

나는 오랜역사의 한국불교가 신라시대 이후 한문으로만 읽고 쓰고 이해한 결과 불교의 본래모습이 희석되고 관념화돼 현실을 떠난 이념불교에만 전통을 계승하고 집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올 한해도 다가고 있다. 곧 새해가 오면 무엇을 할 것인가. 개인도 한해를 보낸 감회와 새해의 희망을 꿈꾸는 게 보통인데 천만불교도의 장자격인 조계종은 무엇을 위해 한해의 살림살이를 마무리하고 또 새해의 원력을 세우고 발원하는가.

수년간 ,또는 이십오륙년간 자자 포살과 쇄신이라는 이름으로 종단발전을 이룩했다고 내세웠지만 개혁은 구두선에 그쳤다. 온나라에 종단을 먹칠한 소식과 언론보도가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중계됐다. 갈등과 혼돈을 겪고도 아직 이렇다할 개선과 개혁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여전히 안개속의 미망에 같혀 불신의 늪에 빠져 있다.

우선 9년간의 정치후퇴와  사회혼란의 시행착오를 겪고 반면교사로 삼아 대중들은 정권교체로 새로운 시대를 갈망하고 있다.

부패한 정치권력을 깨끗하고 민주적인 정치로 바꾸기를 소원하며 국민인권의 신장과 국정개혁을 통해 국민이 방관자적 객체가 아닌 나라의 주체로서 주인의식을 갖고 나라전반의 문제점을 풀고 해결하는 창조적인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의지다.

과거 기득권에 사로잡혀 한발자욱도 진전못하는 사이비리더와 맹종하는 우민(愚民)이 아닌 시대를 선도하는 창조형 리더와 지혜로운 대중이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신민주주의를 바란다.

새로운 가치의 종류는 열거할 수 없는 많겠으나 대략 몇가지로 요약한다면 이런 것이 되지 않을까 싶다.

첫째 당면한 남북한공존을 위한 한반도평화정책이 결실을 맺는 일로서 새해에는 남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타결돼 북미수교와 북핵문제가 동시에 성사되기를 바라는 일이다.
둘째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가 이뤄지고 남북을 관통하는 평화의 열차실크로드가 새역사를 창조하는데 기여하는 작업이다.
셋째 한반도평화와 남북열차 개통은 비단 남북뿐만 아니라 상호이해관계가 있는 중미러일 사강의 정치경제판도를 바꾸고 공동의 이익을 가저다 줄 지구촌의 변화는 눈부신 세계사의 금자탑을 선사해줄 것이다.
넷째 구태의 정치가 새로워져서 여야간 권력투쟁이 아닌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개혁정치를  통해 사회통합과 공동체의 이익에 기여하고 경제 사회도 그에 걸맞는 적폐청산과 공정한 가치를 갖출것을 염원한다. 
 
세계의 변화와 불교의 역할 
 
사실상  정신적으로 나라와 민중을 천년이상 선도한 한국불교는 민족종교답게 혁신해서 시대에 맞는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구태의연한 한국불교와는 다르게 세계불교는 날로 새로워지고 있다. 세계불교의 중심지 인도와 중국 일본은 미국의 IT산업과 바이오산업의 첨단기술에 올인하고 있다. 미국의 IT산업의 심장인 실리콘밸리는 인도인의 기술자와 명상을 지도하는 불교명상가들이 자리잡고 있다.

얼마전까지 세계1위의 기술과 시장점유를 차지하던 아이폰과 스마트폰의 창시자 스티브잡스는 생전 불교명상가로 유명했다. 실리콘밸리산업체와 구글은 명상클래스가 기본이고 친불교명상가가 기술자들을 지도하고 있다. 구글이나 애플의 세계최고 정보기술기업은 인재영입에 공들이는 것이 전쟁을 방불케 하는 현실이라고 한다.

구글은  무인승용차개발과 아울러 무인로봇수술까지 시험을 성공시켰다는 소식이다.

왜 현대의 가장 앞선 철학 과학자들이 고도의 불교명상을 통해 첨단문명을 창출하는지를 한국불교인들이 깨달아야 한다.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은 컴퓨터를 이용해 비디오음악과 영상미술을 통해 첨단예술을 창조하고 천변만화의 중중무진세계의 화엄불교 우주관인 인드라망의 사상을 실현시킨 위대한 예술가였다.

과거 기독교문명이 동서양 결합에 일조했지만 미래에는 불교문명이 지배할 것이라는 토인비와 러셀의 예언이 적중하고 있다. 아인슈타인과 수많은 물리학자의 견해도 불교의 생명사상 우주관에 포인트가 맞춰 있다.

1세기전 일본 스즈끼가 선불교를 서구에 전파하고 50년대 이후 세계전쟁이 종식된후 티베트불교와 미안마의 위파사나, 명상불교가 서구의  지식인들에게 전수되는 등 불교가 세계지성으로 전파됐다.

아마 기원전후의 위대한 불교 전도 주역인 아소카대왕과 쿠샨왕조 이후 2천년만의 일이다. 수세기동안 동양은 남미 아프리카처럼 서구의 식민지지배 영향으로 기독교전도가 이뤄졌으나 2차대전 이후 대부분의 국가는 본래의 불교국가로 되살아 났다.

한국과 필리핀 정도가 개신교와 가톨릭의 영향하에 있는 것은 분단과 미국 유럽의 지배가 남아 있는 탓이다.  근대 백년의 식민지 역사의 경험과  분단의 현실을 지혜롭게 청산하고 해결하는 것은 우리의 당면한 과제라고 볼수 있다.
 
사찰은 전통문화예술의 산실 
 
수년동안 사찰입장료문제로 시민단체들이 부당함을 고발하고 종단과 승려들을 모욕해도 방관만 하는 종단의 무능함을 본다. 이 문제는 정부와 종단, 시민단체가 모여 소통과 토론으로 해결하고 합의할 문제이다.

산중의 천년고찰은 그냥 구경거리나 관광 등산 목적으로 존재한다고 믿는 것은 잘못된 관점이다. 숱한 부침과 환란의 역사를 겪으면서 사찰은 국가문화재와 대자연을 보존해온 성 지이며 전통사찰은 정신적인 가치와 국가 수호를 담당한 성역이다.

고찰들은 국가가 전쟁의 위기에 처했을때 피난처였으며 어려운 백성들을 구휼한 보호소였고 승려들도 전쟁 기아 질병에 같이 동참해 환란을 막아냈다. 헤초 선사의 왕오천축국전, 불국사, 석굴암, 팔만대장경, 차문화, 고려불화, 직지심경, 훈민정음 등 과학 철학 건축 공예 문화예술등은 불교와 깊은 관련이 있다.

장인문화도 사찰에서 비롯된 고도의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사하촌 장인들은 승려들이 양성했다. 금속활자와 대장경은 장인들이 모여 만든 종교문화가 집대성한 최고의 기술이요 예술이며 첨단과학으로 승려들이 감독하고 만든 위대한 업적이다.

근대 일본인 가운데 한국의 문화예술을 극찬하고 한국인의 정신을 고양한 야나기 무네요시, 아사카와 노리타카, 시미즈 도운, 가토쇼린 등 수많은 한국의 고문화예술에 조예가 깊은 세계적인 학자들과 전문가가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에드워드 카(Edward Hallett Carr)의 말대로 역사는 과거 현재 미래의 통찰이며 기록이다. 불행하게도 한국불교는 현재 새로운 문화창조도 현실사회에 기여하는 대중적참여도 못하는 망부석같은 존재로 창조성이 마비된 채 정체돼 있는 실정이다.

산중사찰에 화려한 오색단청의 목조건물을 국고보조금과 신도성금으로 치장할 줄은 알지만 인재양성은 매우 소홀하다.  4, 5차 산업혁명시대에 불법만이 아니라 과학기술을 배우고 이해하며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불자 가운데는 명성이 높은 과학자들이 상당수이다. 이들은 종단이 잿밥싸움으로 세월을 보낼 때도 의연하게 불교를 알렸다. 종단을 비판하는 불자와 국민들은 불교는 좋은데 파계승들이 망치고 있다고 한다. 불교정법을 수호해야 할 승려들이 세상의 걸림돌이 되다니 부끄러운 일이다.

새해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지도자와 대중들은 새로운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내고 순기능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

/  소암 (승려시인. 한국불교역사문제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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