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명품거리의 길흉
청담동 명품거리의 길흉
  • 김규순
  • 승인 2018.12.2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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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148

청담동 명품거리를 오랜만에 걸어보았다. 명품거리답게 거리의 상점들은 깔끔하고 고급스럽다. 근데 군데군데 <임대>라는 글자가 커다란 페어그라스에 붙어 있는 곳이 자주 눈에 띄었다. 청담역에서 압구정로데오역까지 걷는데 줄잡아 10군데 이상의 상점에 <임대>가 붙어있다. 예전에는 좀처럼 빈 가게를 볼 수 없었던 거리였는데, 이러한 현상이 벌써 6개월동안 지속되고 있다.   

상권이 형성된 거리에 빈 가게가 생긴다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불경기가 심각한 것이고, 둘째는 임대료가 비싼 경우이다. 불경기가 심각할 경우에는 한두 군데만이 아니고 도시 전체에 빈 상가가 넘쳐나게 된다. 특정 구역만 빈 상가가 발생하는 경우는 임대료문제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풍수는 자리잡는 기술이다. 주택이나 학교의 자리는 절대성을 추구하지만 상가의 경우는 절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상권은 움직이며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친다. 새로운 도로가 나면 상권이 변하고, 부근에 큰 빌딩이 생겨도 상권이 변한다. 상권은 상대적일 뿐 절대불변이 아니다. 상권이 살아 있을 때 지역민이 합심하여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이미 신촌거리에서 그런 경우를 경험했다. 장사가 잘 되자 신촌거리 건물주들이 경쟁적으로 임대료를 올리기 시작했고 , 드디어 임대료 때문에 적자가 발생하자 세입자들이 홍대거리로 이전하였다. 그로 말미암아 신촌에는 빈 상가가 줄을 잇게 되었다. 지금은 신촌거리보다 홍대거리가 더 잘나가는 젊은이의 거리가 되었다. 건물주의 판단에 따라 길지가 흉지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 례이다.

이러한 현상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서 경쟁적인 탐욕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옆 건물의 임대료가 내 건물 임대료보다 비쌀 경우 쓸데없는 자존심에서 임대료를 올리는 경우가 있다. 또는 부동산업자가 고객유치를 위해 임대료를 올려서 계약을 해주자 옆 부동산도 고객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경쟁을 하여 임대료가 상승하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투자자가 건물을 너무 비싸게 주고 구입하는 바람에 은행대출이자를 갚기 위해 임대료를 올리는 경우이다.

청담명품거리에서 돈을 벌었다는 것보다는 홍보를 위해 가게를 여는 경우가 많다. 임대료가 비싼 강남, 명동 같은 지역은 대부분 적자상태이고 본사에서 일정 부분 지원을 해주어서 버티는 경우가 많다. 건물주가 임대료를 적정수준 이상으로 올릴 경우 세입자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게 된다.

장사가 잘되어 돈 버는 자리, 건물임대료가 잘 나오는 자리가 명당(?)이다. 근데 장사는 잘 되지만 임대료가 높은 곳은 건물주는 돈을 벌지만 세입자가 돈을 벌지 못한다. 세입자와 건물주와 이해가 상충되는 것이 상가이다. 세입자와 건물주가 이익을 공유하는 적정선의 임대료 측정 기술이 도입되어야 한다. 나 혼자만의 명당이 아니라 너와 나의 명당으로 만들어주는 방법이 속히 도입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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