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제도는 경제위기 급류 건너는 징검다리
‘개인회생’제도는 경제위기 급류 건너는 징검다리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9.01.11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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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일은 주변으로부터 박수·격려 받아 마땅”
(출처=123rf.com)
(출처=123rf.com)

개인이 일정 기간 꾸준히 채무를 변제하면 나머지는 탕감 받는 ‘개인회생’ 신청이 다시 늘었다는 소식이다. 작년 1~11월 중 누적 ‘개인회생’ 신청은 8만3천548건으로 2017년 전체 건수(8만1천592건)을 이미 넘었다. 이처럼 기업파산과 개인회생이 늘어난 것은 경기침체와 이자 부담 증가로 빚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그만큼 한계상황으로 내몰린 개인과 기업이 많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어쨌든 개인적 경제위기의 급류를 건널 징검다리로서 ‘개인회생’ 제도는 요긴한 장치가 아닐 수 없다.

‘개인회생’을 처리하는 법원은 어디에 있을까. 서울에서는 회생법원에서 ‘개인회생’을 취급한다. 서울에는 동부지방법원도 있고 서부지방법원도 있지만, 회생·파산만큼은 서울회생법원에서 한다. 다른 지역에는 회생법원이 따로 없다. 수도권의 경우 수원지방법원, 의정부지방법원, 인천지방법원에서만 관할을 집중해서 도산업무를 하고 있다.

그런데 국가에서는 적극적으로 권장한다고 하지만 개인으로 봤을 때는 이 제도를 이용하면 낙인이 찍히지 않을까,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걱정을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사회적으로도 재기하지 못하고 문제의 소지로 남아 있는 것보다, 실패를 극복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파주시 와동동에 사는 여자 프리랜서 P씨는 이자율 7.4~34.9%에 이르는 각종 부채 3천835만 원에 이자가 1천163만 원, 총 채무액은 4천998만 원에 달해 월불입금은 무려 332만 원까지 올라 매월 벌어들이는 135만 원으로는 어림도 없는 심각한 곤경에 처했다. ‘개인회생’ 제도를 알고 있었지만, 자존심이 강한 편인 P씨는 처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친구의 설득과 조언으로 어렵사리 ‘개인회생’ 상담을 시작했다.

상담을 시작한 지 19일 만에 신청서가 접수됐고, 그로부터 사흘 만에 금지 결정이 났다. 그리고 그로부터 3개월 8일 후에 개시 결정이 떨어졌다. 회생 후 총 변제금은 2천280만 원으로서 변제율은 59%였다. 총 탕감액은 2천718만 원이나 됐다. P씨는 60개월 동안 월불입금 38만 원을 갚으면 되도록 결정이 났다. P씨의 최근 삶은 꿈만 같다. 짓눌러오던 압박감은 모두 사라졌고, 새로운 미래설계가 가능해졌다. 그녀는 요즘 어려운 처지에 몰린 사람들에게 ‘개인회생’제도를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감당키 어려운 부채로 한계상황으로 내몰리는 개인과 기업이 많은 사회는 분명히 정상이 아니다. 정치권은 물론 사회구성원들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장기간 불황의 늪에 빠진 나라 경제를 살려낼 방안들을 빨리 찾아내야 한다. 시장이 활기를 띠고 힘차게 돌아가는 그런 날은 반드시 올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시절이 오기까지 궁핍을 견디고 살아남는 일이 중요하다. ‘개인회생’제도는 그런 소중한 기능을 담당하는 국가적 비상장치인 것이다. “‘개인회생’제도를 통해 다시 시작하는 일은 주변으로부터 박수와 격려를 받아 마땅한 일”이라는 한 법조인의 말에 공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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