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범 전 코치의 심석희 선수 성폭행 파문에 대해 정부가 성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의심만 증폭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미 수년 전 같은 맥락의 사건이 있었으나 가해자였던 코치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던 전례가 있는 이유에서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9일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혐의를 폭로한 것과 관련해 “그동안 정부와 체육계가 마련해 왔던 모든 제도들과 대책들이 사실상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라며 “지금까지의 모든 제도와 대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조재범 전 코치의 만행과 유사한 성폭력 사건이 이미 수년전 발생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불신만 키웠다는 의견의 목소리가 높다.
조재범 사태를 연상케 하는 빙상계 파문은 지난 2012년에 발생했다. 한국체대 쇼트트랙팀 코치 A씨가 자신이 지도하던 여자선수를 본인의 오피스텔로 유인해 키스를 하고 가슴을 만지는 등 성폭행을 시도한 사건이 알려진 것. 화장실로 자리를 피한 여자 선수가 부모를 불러 큰 화를 당하지 않았지만 선수의 마음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생겼다.
그럼에도 당시 성추행 가해자 혐의를 받은 A 코치는 아무런 조사나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가 이듬해 국가대표 쇼트트랙팀 코치로 발탁돼 선수 지도를 맡았다.
이에 대해 대한빙상경기연맹은 해당 코치를 직무정지시키고 영구 제명했지만 이후 진행된 재심에서 코치는 원상복귀 됐다.
해당 코치는 제자에게 “법정에서 여자가 먼저 유혹했다고 말하면 너만 다친다”라는 등 보복과 협박으로 제자의 입을 막았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