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각종 상위 1% 총인 일가’ 즉각 사퇴…성폭력 묵인 서울시 규탄
‘진각종 상위 1% 총인 일가’ 즉각 사퇴…성폭력 묵인 서울시 규탄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01.2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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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불교연대·동덕여대 총학생회 잇달아 성명, 복지사들도 연대 움직임

진각복지재단 산하시설 여성 복지사 2명이 진각종 최고지도자인 총인의 장남 김모(40)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서울 북부지검에 고소장이 제출된 사건과 관련 불교계 여성단체와 진각복지재단 인근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가해자 처벌과 2차 피해 방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설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특히 이들은 여성 복지사를 성추행한 것으로 지목된 김모씨와 그의 아버지인 진각종 총인 회정 정사의 동반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성평등불교연대(이하 성불연대)는 22일 성명을 통해 “직장 상사이자 종단 최고 실권자의 아들로, 재단 내에서 높은 지위와 권한을 가지고 있는 A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여성들은 아마도 피해 사실을 말하는 것조차 두려웠을 것”이라며 “피해 사실을 드러낸 피해 여성들의 용기에 지지를 보내며, 다시는 이러한 성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해자로 지목된 이는 철저하게 조사하고, 잘못에 따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불연대는 또 “한명이 아닌 여러 명의 여성들에게 성추행을 했다는 것”에 주목하며 “A씨는 종단 최고 지도자의 아들로써, 다른 신도들보다 더 높은 도덕적 언행으로 타인의 모범을 보여야 하건만, 부끄러움도 모르고 이런 일을 저질렀다니 듣기에도 민망하다”고 했다.

성불연대는 또 “복지재단을 감독하는 서울시 담당자는 이러한 성범죄 사실을 인지한 후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는 장소에 피해자를 소환하고, 사건을 덮어둘 것을 은근히 강요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는 만큼 해당 공무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성불연대는 “시민들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복지사들이, 자신의 일터인 복지기관에서 성폭력을 당한다면 그 누가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사회복지사들의 인권이 보장되고 다시는 이러한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번 사건은 철저하게 조사해서 관련자는 엄중하게 처벌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성평등불교연대는 바른불교재가모임, 불교환경연대, 대한불교청년회, 참여불교재가연대, 지혜로운여성, 종교와젠더연구소 등 12개 단체가 함께하는 연대 기구다.

▲ 지난해 진각복지재단 회향의 밤 행사에 참석한 총인 회정 정사(오른쪽 흰옷). 진각복지재단 산하시설 여성복지사 2명이 회정 정사의 맏아들 김 모 씨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사진=진각복지재단 홈페이지)

진각종, 불교계 상위 1% 지도자일가’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성폭력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서울시 공무원을 규탄한다.

최근 진각복지재단 내 복수의 여성 사회복지사가 재단의 전(前) 고위관리자에게 여러 차례 성폭력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고발 소식이 들렸다.

피해 여성 사회복지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에 따르면, 재단의 전 고위관리자 A 씨는 산하시설에 종사하는 여성 사회복지사들에게 회식, 안마 등을 핑계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수차례 강요하였다고 한다.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불쾌감, 성적 수치심 등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진각복지재단 법인사무처 인근 ‘동덕여자대학교 52대 총학생회 DU ON’도 성명을 내고, 일상의 권력형 성폭력과 2차 가해 폭력성을 규탄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는 A 씨는 우리나라 3대 불교종파 중 하나인 진각종의 상위 1%, 지도자 B 씨의 아들로서 소위 ‘진각 프린스’라 불리었으며, 아버지의 후광 하에 재단 내에서 높은 지위와 권한을 가지고 있는 권력자”라며 “동덕여자대학교 총학생회는 이러한 권력으로 인해 피해 사실을 숨기며 홀로 고통 받았을 피해자들에게 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8월, 서울시는 내부고발로 진각복지재단에 대한 특별지도점검을 실시하여 진각복지재단 고위관리자의 성폭력 사실을 알게 되었으나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다른 누구보다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서울시청 공무원들은 피해자들의 신변 보호는 신경 쓰지 않은 채, 많은 사람에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피해자를 소환하여 사실 확인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피해자들이 용기 내어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여전히 가해자와 함께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에 참담함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고 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또 “명백한 사실이 존재하고 있는 한, 진각종의 ‘지도자일가’는 즉각 사퇴하여 피해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긴 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진각복지재단의 특별지도점검을 담당했던 서울시 공무원은 피해자 보호의 의무를 저버리고 2차 가해를 행한 것에 대해 사죄하며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서울시청은 피해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강력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평등불교연대와 동덕여대 총학생회의 성명에 이어 진각복지재단 산하 시설 사회복지사들도 성명을 낼 예정이다.

다음은 성평등불교연대·동덕여대 총학생회 성명서 전문

진각종 복지재단에서 발생한 성폭력을 강력 규탄하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련자의 엄중 처벌을 요구한다.

최근 우리 사회의 여러 곳에서 미투운동이 일어나면서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는 이 시점에, 대한불교 진각종 소속 복지재단의 여성사회복지사 2명이 진각종 최고지도자 총인(總印)의 장남 A씨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한다.

진각종은 한국의 불교 교단 가운데 세 번째로 큰 종단이고, 다양한 복지시설과 학교법인 등을 운영하면서 중생구제의 좋은 평판을 받아온 재가 승단 체제로 운영되는 종단이다. 그런 진각종에서, 최고지도자의 장남 A씨가 진각복지재단 법인사무처 간부로 있을 때, 회식 등의 공개적인 자리에서 여성사회복지사들에게 강제로 신체 접촉을 했다는 것이다.

더욱 분개할 것은 한명이 아닌 여러 명의 여성들에게 성추행을 했다는 것이다. A씨는 종단 최고 지도자의 아들로써, 다른 신도들보다 더 높은 도덕적 언행으로 타인의 모범을 보여야 하건만, 부끄러움도 모르고 이런 일을 저질렀다니 듣기에도 민망한 일이다.

직장 상사이자 종단 최고 실권자의 아들로, 재단 내에서 높은 지위와 권한을 가지고 있는 A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여성들은 아마도 피해 사실을 말하는 것조차 두려웠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피해 사실을 드러낸 피해 여성들의 용기에 지지를 보내며, 다시는 이러한 성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해자로 지목된 이는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그리고 잘못에 따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또한 복지재단을 감독하는 서울시 담당자는 이러한 성범죄 사실을 인지한 후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는 장소에 피해자를 소환하고, 사건을 덮어둘 것을 은근히 강요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이도 모자라 재단 소속 시설원장에게 피해자의 실명을 거론하는 등 2차 가해도 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신속하게 지원해야 할 공무원이 이런 행위를 한 것이 사실이라면 처벌받아 마땅한 직무 유기로, 해당 공무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대책이 필요하다.

붓다의 가르침을 따르고 실천하는 불교 복지재단에서, 종단 최고자도자의 아들이자 직장상사가, 여성사회복지사들에게 성폭력을 가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 행위는 심각한 범죄일 뿐만 아니라 불교를 욕보이고 이천만 불자들을 모욕한 것이다.

또한 시민들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복지사들이, 자신의 일터인 복지기관에서 성폭력을 당한다면 그 누가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사회복지사들의 인권이 보장되고 다시는 이러한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번 사건은 철저하게 조사해서 관련자는 엄중하게 처벌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이다.

2019.01.21
성평등불교연대

다음은 동덕여자대학교 제52대 총학생회 DU ON 성명서 전문

[성명] 일상의 권력형 성폭력과 2차 가해의 폭력성을 규탄하며

진각종, 불교계 상위 1% 지도자일가’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성폭력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서울시 공무원을 규탄한다.

최근 진각복지재단 내 복수의 여성 사회복지사가 재단의 전(前) 고위관리자에게 여러 차례 성폭력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고발 소식이 들렸다.

피해 여성 사회복지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에 따르면, 재단의 전 고위관리자 A 씨는 산하시설에 종사하는 여성 사회복지사들에게 회식, 안마 등을 핑계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수차례 강요하였다고 한다.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불쾌감, 성적 수치심 등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본 사건의 중심에 있는 A 씨는 우리나라 3대 불교종파 중 하나인 진각종의 상위 1%, 지도자 B 씨의 아들로서 소위 ‘진각 프린스’라 불리었으며, 아버지의 후광 하에 재단 내에서 높은 지위와 권한을 가지고 있는 권력자이다. 동덕여자대학교 총학생회는 이러한 권력으로 인해 피해 사실을 숨기며 홀로 고통 받았을 피해자들에게 연대한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못하고, 해고와 지방 전보 같은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까, 남들은 나를 어떤 시선으로 볼까, 잘못된 소문이 돌아 일이 커지면 어떻게 될까’ 등 이런 저런 고민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을 피해자들을 생각하니 같은 여성으로서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지난해 8월, 서울시는 내부고발로 진각복지재단에 대한 특별지도점검을 실시하여 진각복지재단 고위관리자의 성폭력 사실을 알게 되었으나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누구보다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서울시청 공무원들은 피해자들의 신변 보호는 신경 쓰지 않은 채, 많은 사람에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피해자를 소환하여 사실 확인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피해자들이 용기 내어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여전히 가해자와 함께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에 참담함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경찰에 고소를 하겠냐?, 고소하면 피해자 정보가 다 오픈된다. 신원이 까발려 진다.’ 등의 이야기를 하고, 이 같은 사실만으로도 부족한지 산하시설 원장에게 실명을 거론하기까지 하며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이처럼 협박에 가까운 이야기를 듣고 오히려 심한 불쾌감과 불안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동덕여자대학교 총학생회는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서울시 공무원과 권력형 성폭력이 자행되어도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는 권력 위주의 사회를 규탄한다. 이렇게 부당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검찰을 통해 고소를 진행한 피해자들의 용기에 존경을 표하고 깊이 연대한다.

우리는 궁금하다. 피해자가 더 있지는 않은가? 피해를 입었으나, 나오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것은 비단 진각복지재단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러한 끔찍한 일들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어느 집단에서든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권위 직은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등의 구체적인 기준이 없으며, 오히려 피해자들과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여성의 인권은 누가 보호해 주는 것인가? 결과적으로 우리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두려움에 떨고 있는 모든 피해자, 그리고 모든 여성과 함께 연대하여 힘을 키워나갈 것이다.

명백한 사실이 존재하고 있는 한, 진각종의 ‘지도자일가’는 즉각 사퇴하여 피해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긴 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진각복지재단의 특별지도점검을 담당했던 서울시 공무원은 피해자 보호의 의무를 저버리고 2차 가해를 행한 것에 대해 사죄하며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서울시청은 피해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강력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처럼 고위 관리자에게 성폭력을 당해 고통 받고 있는 피해 여성들을 정부가 확실하게 보호할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언제까지 부도덕한 권력자들의 눈치를 보며 뒷짐 지고 서 있을 것인가?

침묵은 권력형 성폭력과 직장 내 성폭력 사건들을 용인하는 것이다.
Me Too, With You.

-동덕여자대학교 제52대 총학생회 DU ON-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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