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유럽이 원산지인 ‘비트’는 특유의 붉은 색깔 때문에 레드비트, 빨간 무로 불리는 건강채소다. 고혈압과 빈혈, 노화를 예방하고 간 기능 개선, 항암 등에 탁월한 효능을 지녀 암과 노화가 걱정되는 40~50대 중년층에게 인기가 높다.
레드비트는 효능도 뛰어나지만 식감이 아삭하고 단맛이 돌아 먹는 방법 또한 다양하다. 샐러드나 주스를 만들 수도 있고 오븐에 구워 먹는 방법도 있다. 최근에는 레드비트를 가공하여 즙 형태로 나오는 제품이 많아지면서 레드비트 먹는 법으로 비트즙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런데 비트즙의 인기와 함께 제주비트즙, 고랭지비트즙, 유기농비트즙, 무농약비트즙 등 제품 수가 급증하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다면 시판 비트즙 가운데 비트먹는법으로 가장 효과적인지 제품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비트즙을 잘 고르려면 무엇보다 제조방식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부 비트즙의 경우 비트를 뜨거운 물에 넣고 장시간 끓여내는 ‘열수 추출’ 방식을 이용하는데, 높은 온도는 비트의 영양성분을 쉽게 파괴ㆍ변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열에 약한 비타민과 미네랄은 고온에 노출되면 금방 파괴돼 버린다.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연구진이 121℃의 고온에서 15분간 비타민 용액을 고압 가열해 본 결과, 비타민C(L-아스코르브산)가 100% 파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방지하려면 비트를 가공할 때 오로지 저온만을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비트즙을 고를 땐 50℃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제조되는 ‘저온 추출 방식’의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더불어 영양분 추출률을 극대화하려면 발효 비트즙을 먹는 것이 좋다. 식물성 영양소 중 일부는 단단한 세포벽 안에 갇혀 있는데, 사람의 몸엔 이를 분해시킬 소화효소가 없어 발효 과정을 거쳐 세포벽을 부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실제로 식물 세포벽은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면 세포벽이 무너지고 그 안의 영양이 흘러나온다. 곡류나 채소를 발효시켜 먹을수록 더 많은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비트즙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기능식품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발효 비트즙은 일반 비트즙보다 칼슘, 식이섬유, 폴리페놀 등이 최대 152%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발효 비트즙은 만들기 까다롭고 생산 비용도 높아 업체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현재 시판 제품 중에서도 ‘더작’ 등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만 발효 비트즙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중장년층 건강유지에 뛰어난 효능을 발휘하는 레드비트. 이에 비트즙, 비트가루 등 비트먹는법에 대한 관심도 높다. 그러나 비트먹는방법으로 비트즙을 선택했다면 제조방식을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비트의 영양소 파괴를 막으려면 반드시 저온 추출 방식을 사용한 것이 좋으며, 발효 과정을 거친 제품이라야 세포벽 안쪽 영양분까지 온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