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조 스님 단식일기③] 立春少葉-應然餘塵
[설조 스님 단식일기③] 立春少葉-應然餘塵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02.26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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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정 예하의 일이 아니라고 할 일이 아닐 것"
▲ 입춘소엽 응연여진. 설조 스님의 단식일기.

#2019년 2월 22일(금) 단식 9일째.

지난여름의 단식이나 이번 단식의 목적은 교단의 자정과 정립이지 내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하고자 하여서는 결코 아니다.

말을 꼭 해야 할 자리에 있는 이들이 방광하고 외면하니 부득이 나라도 해야겠어서 생명을 걸고 외쳐대는 것이지 다른 뜻은 없다.

적폐 일당들의 행동거지가 밖으로 나타난 것만으로도 교단의 전통과 일반사회의 질서까지도 짓밟고, 선량한 불자들을 등지게 하고 일반시민들로 하여금 경멸하게 하는 짓은 그 자신이나 그 가족들이나 일반 시민과 불교도들에게 해가 되므로 최소한 우리 교단에서만이라도 제발 말고, 자신의 의식과 습관에 적합한 장소로 가서 어울리게 살면 최소한 이 교단의 재난은 변해지지 않겠는가.

적폐 저들이 절집에서 마구잡이로 하는 짓은 어느 누구에게도 득이 되는 것이 없고 그 자신과 주변과 가족들까지도 죄업을 가중하게 되며 절집은 비어가게 되고 사회는 혼란하게 되므로 목숨을 걸고 부르짖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때가 아니고 명분이 없다.”함은 적폐들에게 더 능력껏 패악을 저지르게 하자는 것인데, 과연 이 교단을 제가 의지하는 부처님 교단이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그런 말이 나올까? 승속 간에….

그런 현상이기에 나는 내 몫의 외침을 힘이 다 하는 때까지 다하겠다.

나무 불타야!

서 기자와 양선이 다녀갔다.

141(최고혈압), 86(최저혈압), 70(맥박).

 

#2019년 2월 23일(토) 단식 10일째.

다섯 시가 넘어서 백도영 씨가 왔다. 수원에서 왔다는 40대 중반의 그 여성도 왔다. 백 씨와는 아는 사인가 보다.

대전사는 박용길 씨가 왔었다. 그와 단식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을 말하였다.

천지일보 임혜지 기자가 취재 차 왔다.

청와대의 부당한 가이드라인이 적폐청산의 열기를 식히고 싹을 짓누르는 짓이라고 하였다.

어느 때나 구성원들의 바른 생각과 열정이 있으면 무엇이 문제려만 적폐에 짓눌려 제 목소리도 못 내다가 겨우 기지개 펴려는 데 큰 힘을 가진 청와대가 한 마디 하니 그냥 스스로 잦아 드는 꼴이 됐다.

임 기자는 내게 혼자서 언론의 외면을 받아가며 단식을 한다고 무슨 결과 있겠느냐는 말이였다.

결과 유무와 상관없이 내 소신대로 내 마음의 아픔을 부처님께 말씀드리는 일이니 괜찮다고 하였다.

140(최고 혈압), 86(최저 혈압), 70(맥막).

 

#2019년 2월 24일(일) 단식 11일째.

이 원장 일행과 목욕 다녀왔다. 체중은 70.1KG이었다.

오후에 장 대표와 관음심과 하련이 왔었다. 그 바쁜 중에도 들려주는 장 대표가 고마웠다.

정신이 있을 때 사리탑 이전 안치를 종정 스님에게 말씀드려야겠다.

 

지존이신 종정 예하.

입춘지절에 예하의 법체 청안하심을 앙축하나이다.

미랍 설조가 예하께 앙청하고자 하는 말씀은 조계사 대웅전 앞에 모셔졌던 부처님 사리탑을 가승(가짜승려)들이 우매 무도하여 총무원 청사 뒤 아주 궁벽하고 그늘진 곳으로 이전 ㅎ하였는데 차마 뵙기가 스스로 죄스럽고 기가 막혀서 1, 2차 언짢은 마음을 표하였으나 별 무반응이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미랍이 종단 적폐청산을 촉구하는 단식기도를 다시 시작하여 정진 중입니다. 이랍의 심신이 덜 피곤할 때 이 말씀은 꼭 올려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예하께서 부처님 사리탑을 원위치인 조계사 대웅전 정중앙 전면에 이전안치 하여 우리 종단 전체가 가승(가짜승려)들의 집단이 아니고 여전히 불법대로 수행하는 비구도 있다함을 보이시고 많은 재가불자들이 부처님 사리탑을 경배하고 환희심을 낼 수 있게 예하께서 선처하여 주시기를 간원하는 바입니다.

종정 예하.

이 일은 물론 예하께서 승좌하시기 전에 저질러진 일이오나 그 잘못을 고치실 일이 예하의 일은 아니라고는 할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이 소망을 올리는 것은 책임 유무와 무관하게 예하의 법화로 무뢰배들이 저지른 비불자적 만행을 시정하여 다시는 이런 참상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항상 청안하셔서 덕화가 온 누리에 두루 펴시기를 기원합니다.

정정법회에서 설조 합장 근상
 

145(최고혈압), 119(최저 혈압), 68(맥박).

#2019년 2월 25일(월) 단식 12일째.

어제 늦게 온 대청 스님과 많은 얘기를 했다.

특히 우리 종단의 선수행의 제문제를 놓고 걱정을 나누었다. 화두 간택부터 챙김까지.

오후에 법응 스님이 이석만 대표와 함께 왔다.

법응 스님도 종단 걱정이 컸다. 비교적 자리에 맞는 지적들을 하였다.

9시 전에 감기 기운이 있어 일찍 씻고 자려는데 여섯 분이 방문하였다. 이덕우 변호사와 박재동, 신학림, 양기환, 김영국씨 등이다.

이분들은 오기 전에 두 세 시간 논의 끝에 사정이 있어 두 분은 못 오고 그들만 왔다고 하였다. 대체적으로 걱정하는 편이었고, 자기들의 견해는 정리해서 후일 보낸다고 하였다.

나는 단식을 안 할 수 없는 교단 사정이 당신들이 아는 것 보다 더 딱하다고 하였다. 약 30분 남짓 있다가 갔다.

144(최고 혈압), 84(최저 혈압), 60(맥막). 아침.
150(최고 혈압), 90(최저 혈압), 67(맥박).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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