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조 스님 단식일기④] 立春少葉-應然餘塵
[설조 스님 단식일기④] 立春少葉-應然餘塵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03.05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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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말리는 긴 얘기에 피곤하다"
▲ 입춘소엽 응연여진. 설조 스님의 단식일기. '응연'은 설조 스님의 법호이다.

#2019년 2월 26일(화) 단식 13일째.

2일 전에 도수당이 와서 실없는 소리를 하기에 속 차리라고 냉수를 한 컵 줬었는데 기분이 안 좋았는지 갈때는 안색이 안 좋았다. 농담도 한 두 번으로 끝나야 하는데 3, 4차 하는 것은 의도적이었다. 그의 눈에는 내가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나 보다. 그러나 늙어 오면서 아는 처지인데 마음이 아프다.

순명이 오다가 탈이 나서 돌아갔다는 소식을 들으니 안됐다.

바쁜 중에도 장대표가 들려 줬다. 서 기자가 잠시 들렸다.

원두 스님이 중환자실에 있다는 소식이 왔다. 아직 마지막 고가 그와 내게도 상존하고 교단도 사회도 다 몸살이니 참으로 고의 세계다.

거름이 되겠다는 것도 힘드니….

142(최고 혈압) 95(최저혈압) 67(맥박) 아침.
131(최고 혈압) 89(최저혈압) 64(맥박) 저녁.


#2019년 2월 27일 (수) 단식 14일째.

제주에서 성연 스님이 왔다. 아함의 법상에 대해서 말을 나누었다. 그는 아함에 밝았다. 나는 듣는 편이었다.

이석만 대표와 서기자가 다녀갔다.

내일 녹색병원에서 이 선생이 온다고 일러주었다. 아마도 여덟 분 모임에서 논의된 가 보다.

아직은 의식이 괜찮은 데 많은 분들에게 염려가 크다.

용성 스님을 기리는 발표회가 조계사에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36년 전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일이 연상됐다.

그때는 무슨 용기로 어려운 싸움을 그리도 하여 끝내 그들을 조복 받았는지 정말 옛날 얘기 같다.

근 60여년을 용성 스님의 딸로 행세하며 대각사 다례에도 참석한 여인을 샌프란시스코에서 항복받다니, 그것도 교포 사회의 기독교세가 절대 우위인 처지에서 참으로 어려운 싸움이었다.

나를 믿고 따라준 신도들과 양심 있는 몇 분의 원로목사들과 고환준 장로의 도움이 컸었다. 백성애 권사가 마지막 부흥회에서 용성 스님의 딸이 아니라고 실토하며 불교도와 교포들에게 죄송하다고 고백하였다. 당시 한국일보 샌프란시스코 기자였던 김한길 씨의 기고로 한국일보 샌프란시스코 현지 발행에 보도되었었다. 그때 한국일보 지사장은 강우정 씨였다.

130(최고 혈압) 82(최저 혈압) 63(맥박).
 

#2019년 2월 28일(목) 단식 15일째.

녹색병원 이보라 선생이 와서 혈압과 혈당을 재었다. 양 이사장이ㅣ 보낸 모양이다. 괜찮다고 하여도 토요일에 또 온다고 하였다. 참 착한 의사다.

9시 15분 전에 A 이사장, B 이사장, C 씨, D 씨, E 씨 등과 서 기자가 함께 왔다.

몇 일 전 8인이 모여 합의한 단식 연기 호소문을 갖고 오는 데 A 이사장이 동행하였다. D 씨와 E 씨는SORK 잘못 생각하고 청와대를 탓하는 듯한 표현이었다. 그러나 내 기억 보다 스님 기억이 더 분명하다고 A이사장이 말 하였다. 그 말은 달리 보면 “자기는 기억이 없다”는 말에 가까웁게 생각할 수도 있는 말이나 전면 부정이나 전혀 기억이 없다는 말 보다는 그 상황에서 나는 우호적으로 느꼈다. 고마웠다.

A 이사장이 흥사단 인사들과 인연이 있다기에 도산의 거려 사랑하는 큰 마음이 우리 겨레가 나아갈 길의 의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샌프란시스코 옛날 국민회관(기독교인들이 파고 가기 전)을 되찾는 일을 흥사단 인사들과 논의해 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렸다.

D 씨는 나의 단식이 정치적인 의도인 냥 말하였다. 하기사 00을 돕는 모임의 대변인이니 그렇겠지만, 내 뜻과는 멀어도 너무 멀었다. 모욕이었다.

132(최고 혈압) 84(최저 혈압) 66(맥박).
 

#2019년 3월 1일(금) 단식 16일째.

이석만 대표가 왔었다. 어제 있었던 일을 한 번 더 생각하였다. 나와 이 대표의 관점이 달라서인지 의견이 달랐다. 불나방처럼 나대는 적폐들을 옛 분들이 하지 말라는 일에는 더 열을 내어 허우적대고 하라는 것은 외면하니 청개구리 유형보다 이상한 것들이다.

설사 적폐들이 무슨 짓을 하던 제 집에 가서 하면 좋겠다. 제발 절에서 떠나서….

그도 문제이지만 방관자들이 적폐들을 키우는 것 같아서 적폐의 온상이라고 하면 어떨는지.

혜진이 상휘 두 사람이 와서 청소를 말끔히 해주었다. 고맙다. 불자도 아직은 아닌데.

장 대표가 와서 걱정을 하고 갔다. 아직도 청년이고 재야고 전방위 투사다. 고마운 분이다.

백도영 씨가 오전에 다녀갔다.

136(최고 혈압) 91(최저 혈압) 65(맥박).
 

#2019년 3월 2일(토) 단식 17일째.

법회(정정법회)에 11명이 참석하였다. 나대로 심경을 말하였다.

모인 사람들이 단식을 걱정하였다. 각자 자기 생각대로 주장하였다.

의외로 적폐를 주장하는 사람들 중에는 겁이 있는 사람도 더러는 있나 보다. 마음을 믿고 닦아 가면 두려움도 없고 뒤 바뀐 헛된 생각도 없다 하셨는데….

좀 전에 일러준 말인데도 잊어버렸나 보다.

하기사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생각이 같기가 쉬울까.

단식을 말리는 얘기들을 다섯 시간 가까이 하니 많이 피곤하였다.

132(최고혈압) 81(최저 혈압) 65(맥박). 아침.
 

#2019년 3월 3일(일) 단식 18일째.

내 나름의 심경(心經, 반야심경) 이해함은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에서 ‘이무소득(以無所得)’ 까지는 ‘관(觀)’을 말씀하심이고 ‘고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故 菩提薩埵 依般若波羅蜜多) ’에서 ‘고 득 나욕다라삼먁삼보리(故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는 ‘지(止)’를 말씀하심이고,

싯달타의 행적으로 보아 출가에서 여섯 신인을 순방하고도 얻음이 없음을 실감하고 전부(前部), 보리수 아래 정진하기 시작하여 깨달음을 얻으신 것을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菩提薩埵 依般若波羅蜜多)의 후부(後部)가 지(止)로 보면 어떠할까 함이다.

무지역무득(無智亦無得) 이무소득고(以無所得故)하며 보리수 아래에 앉으심이니 무소득(無所得)이 심경의 중심이라 함이 어떨는지.

장대표가 걱정이 되어서 다녀가셨다.

134(최고혈압) 81(최저 혈압) 65(맥박). 저녁


#2019년 3월 4일(월) 단식 19일째.

두 청년이 다녀갔다. 맑고 착하다.

혜원이 다녀갔다. 걱정하지 말라고 하였다.

김영국 씨가 와서 재가단체들의 입장을 말하는 듯 하였다.

나는 그간의 내 주변 갈등관계를 간략히 말하였다. 재가연대(불교개혁행동)는 그대로 조직 강화하여서 잘하면 되고 나는 내가 보는 관점에서 사람들이 두려워서 입을 못 대는 일은 내가 하겠으니 재가단체는 내 단식과 연연하지 말고 당신들이 생각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적폐청산을 성취하라고 하였다.

그는 내게 그 자를 불러 얘기하라고 하였으나 응답하지 안 했다. 그 자는 내가 경험한 머리 깎은 자 중에서 아주 희유한 물건이다. 그 선대가 아무리 견마잡이라도 그렇지, 이건 잘못 나온 사람이고 잘못 들어 온 절집이다.

대청 스님이 늦게 왔다.

맑은 사람들의 힘은 원력과 정진력이겠지, 불보님의 호념 있으시기를….

135(최고 혈압) 86(최저 혈압) 64(맥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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