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조 스님 단식일기⑤] 立春少葉-應然餘塵
[설조 스님 단식일기⑤] 立春少葉-應然餘塵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03.12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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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무거워 진다, 입이 마르고 물이 더 먹힌다"
▲ 설조 스님 단식일기 立春少葉-應然餘塵

#2019년 3월 5일(화) 단식 20일째.

의외에 3인 중에 한 사람이 왔다.

얼굴은 굳어 있고 겨우 입을 연다는 것이 대중의 뜻과 같이 해야 하는데 혼자 단식을 해서 공감대 형성이 되겠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내 소신대로 능력 껏 할 터이니 귀하들은 귀하들의 원과 힘대로 하면 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 자는 지금 총무원 집행부는 새롭게 출발하고 자승은 일선에 나서지 않고 뒤에 있는데 이해가 안 된다는 투였다. 자승이 무엇을 잘못했냐는 투였다.

나는 적폐청산을 외치는 사람들의 구호는 “자승 구속 설정 현응 지홍 퇴진”아니었느냐, 겨우 설정만 퇴출 되었는데 그런 말이 나오느냐고 하였다.

그자는 저는 “자승 구속”을 외치는 것은 제 뜻과 다르고 MBC PD수첩을 보고 참여하였다고 하였다. 가소로운 일이다. 그리고도 그자가 내가 단식하는 데 옆에 왔다 갔다 하였다. 그자도 속리산 문중의 일원이라니 더욱 기가 차다.

바른 법을 수호하는 공덕을 모른다고 하여도 교단 구성원으로 의무나 사명 같은 것은 아예 심중에 없는 가 보다.

“거두어 들여야 할 법과 바른 법을 거두어 들이는 일이 다르지 않습니다. 그 까닭을 말씀드리면 바른 법을 거두어 드리는 사람은 몸과 목숨과 재산을 다 버리기 때문입니다.”<승만경>

박 화백과 서 기자가 다녀갔다.

123(최고 혈압) 93(최저 혈압) 62(맥박)

#2019년 3월 6일(수) 단식 21일째.

박 화백이 친구 세 분과 같이 왔다. 고마웠다.

녹색병원에서 이 선생이 와서 기본적인 체크와 혈액을 채취하였다. 혈압과 당은 정산이었다.

바쁜 와중에 장 대표가 다녀갔다. 의외로 김 선생이 오셨다.

그간의 진행 과정과 앞으로 진행될 일에 의견을 나누었으나 답이 없는 대담이었다.

나는 청와대 당국의 응답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에 적폐 일당과 권력 유착을 끊도록 하지 않으면 다음 정권인들 이리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전무한 것이라고 하였다.

김 선생에게도 양 이사장이 그들과 함께 내게 왔을 때는 그들이 요구하는 바가 있어서 였을 터인데, 아주 점잖게 바르게 말씀하셔서 고맙고 죄송하다고 하였다.

혹자는 내가 하는 일이 “고비용 저효율”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 생각은 늙어 쓸데 없는 나머지 삶을 교단 정립을 위해 살면 이 이상의 “저비용 고효율”이 있을까 싶다.

각각 계산법은 다르니까.

131(최고혈압) 81(최저 혈압) 64(맥박).

#2019년 3월 7일(목) 단식 22일째.

날씨가 풀리고 먼지가 적어 보였다.

가장 훌륭한 말씀을 짧게 표현하면 반야바라밀경일 것이다.

이 말씀이 괴로움에서 모두를 구해낼 수 있고 두려움과 잘못된 생각에서 다 구해줄 수 있으니 우리 교단 승속이 이 말씀을 부지런히 뜻을 관하여 말씀대로 하면 개개인이 스스로 구제하고 교단도 아울러 안정되고 이웃에게도 좋은 의지가 될 터인데 꿈같은 꿈이 아니었다면 참 좋겠다.

유 교수 내외가 다녀갔다. 걱정이 돼서 또 왔다.

어쩔 수 없어서 나대로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짐작하는 분들이라 마음이 많이 무거운가 보다.

132(최고 혈압) 82(최저 혈압) 63(맥박)

#2019년 3월 8일 단식 23일째.

몸이 차차 무거워 진다. 일어나기가 전 같지 않다. 하긴 오후에는 더 피곤하지만.

박 화백이 왔다. 좋은 분인데 단식을 걱정하는 것은 인정이라고 하지만,

내가 오판해서 하는 듯한 염려는 설사 선의라고 하여도 가볍게 않게 느껴진다.

생각은 자기 나름대로 하는 것이지만 둘도 아닌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을 연습 삼아하는 양 쉽게 보는 것은 아마도 평소에 내가 그리 보여서 인가 보다.

누굴 탓하랴만 입이 마르고 씁쓸한데 물이 더 먹힌다.

123(최고 혈압) 82(최저 혈압) 64(맥박)

#2019년 3월 9일(토) 단식 24일째.

큰 바다 같은 마음으로 재난을 당하여도 두려움 없이 꺾이지 않고 해체 나가는 그런 의젓한 용사는 과거에는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고, 그런데 현재에는 있는가, 없는가?

다 인욕하고 정진 중이고 본분사에 여념이 없어서 그럴는지도 모르지. 그러니 놀고 있는 나라도 지켜야지, 저항해야지, 그리고 밀린 밥값이라도 해야지.

무엇을 기대하는 여분이 잇는 것이 철저한 사무친 마음이 아닌가 보다. 처음부터 혼자서 하자고 한 일이니 좌우 돌아보지 말고 혼자서 가자.

장비가 장판교에서 혼자서 조조군 80만을 막아서는 심정으로 의젓하게 혼자서 가자.

상대가 적폐 일당이건 살아있는 권력이건 내 집은 내가 지켜야 하니 내 의지로 끝까지 혼자라도 가자.

123(최고 혈압) 91(최저 혈압) 63(맥박)

#2019년 3월 10일(일) 단식 25일째.

정권과 적폐의 유착관계는 정권이 바뀌거나 적폐의 괴멸이 아니고는 청산은 어렵더라도 이의 지적은 필히 해야 하며, 아울러 교단 내의 자정도 계속해야 한다.

이유는 교단의 존재와 존립의 이유를 살리기 위하여서도 반드시 해야 한다.

제일 시급한 것은 ‘조계사 사리탑’의 원위치로 성스럽게 이전 안치하는 일이고, 그 다음이 ‘승적조치 특별법’이란 비불교적이고 비승가적인 괴물장치를 만들어 적주들의 방패막이 한 짓을 전 불교도적인 삭제 운동을 하여 여법 승가로 나아가도록 하여야 한다.

오늘날 조계종의 종정과 원로와 방장과 조실과 율사라고 하는 이들만이라도 참으로 그 이름에 적합한 이들이라면 이런 참상은 벌어지질 않을 것이다. 설사 본사주지들과 종회의원들이 반기를 든다 하여도 이들 만이라도 옛날 절집 생활을 회상해서라도 스스로 일어나서 ‘부처님 사리탑’을 원위치로 모시고자 하여야 한다.

그리고 ‘승적조치 특별법’이라는 것을 만들어 ‘비비구를 비구로 만들 수 있다면’ 정화 당시에 대처승들은 그들이 모신 종정 스님과 중앙종회와 총무원과 99% 이상을 차지했던 전국 사찰을 가지고도 염두도 못 내었던 일을 감히 정화 종단 비구 후예라는 자들이 종법으로 율장을 뒤엎는 짓을 하다니. 그래도 율사들은 있었는가, 없었는가.

설사 천상에 관광여행 갔다 하여도 돌아와서는 비법이라고 지적하고 못 쓰게 해야 하지 않겠나.

실은 저들이 계첩 장사가 아니고, 밤(栗) 장사가 아니라면 그리고 당시에 종정이나 원로나 방장이나 조실 등등은 지금까지 나가 대정에 들어 있어서 천지분별이 없는 상태인가, 아니면 지금부터라도 율장에 어긋난 저런 치졸한 장치는 치우고 적주들은 모을 만큼 모았을 것이고 늙기도 꽤 늙었고 자승이 같은 이들과 같이 각기 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그자들 자신으로 보아도 업을 더 가중하지 않으니 좋고, 종단으로서도 좋은 일이니 억지 쓰지 말고 그리하기를 부처님이 호념하시고 제천이 보우하여 성사되기를 빌고 비나이다.

128(최고 혈압) 83(최저 혈압) 75(맥박). 67.4Kg(몸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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