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수해 와중에 휴가여행차 중국행
총무원장, 수해 와중에 휴가여행차 중국행
  • 이혜조
  • 승인 2006.07.28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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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불교문화연구원 등 40여명 동반..."왜 하필 이럴때" 비난



총무원장 지관스님이 28일 오전 11시30분 인천공항 3층에서 북경행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 일행들과 대기중이다.

집중호우를 동반한 태풍 '에위니아'로 중부 강원등 전국일원이 수해를 입은 데 이어 중부지방에 또 다시 호우경보가 내려져 전국이 비상이 걸린 28일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40여명을 데리고 7박8일간 중국으로 휴가를 떠나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국고보조금 190억원이 투입된 불교중앙박불관 공사 비리가, 전 총무원장 법장 스님의 개입 증거들이 속속 밝혀지는 등 새로운 위기국면을 맞는 가운데 떠난 휴가여서 불교계 안팎에서 어처구니 없다는 비난이 거세다.

휴가에 동반한 사람들은 가산불교문화연구원 실장 현원 스님을 비롯한 연구원과 해인사 ㅂ스님, 중앙종회의원 ㅈ스님등 4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총무원장 지관스님 일행은 호우경보가 내려진 28일 오전 11시 30분 인천국제공항 3층 아시나아항공 발권대 앞에 모여 티켓팅 등 수속을 마치고 11시 50분께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오후 1시40분 인천발 북경행 아시아나 oz333편에 전원 탑승했다. 불교닷컴 취재진은 이날 공항에서 스님 재가자 등 30여명이 지관스님을 중심으로 모여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날 동행하는 한 인사는 "전국이 물난리 중이어서 중국 여행을 떠나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여론이 있었으나 오래전부터 계획된 것이어서 어쩔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스님은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은 최근 불교사전 편찬에 공이 커 노고를 취하하는 차원에서 연구원중 지난해 휴가를 함께하지 못한 김박사 등의 인원이 동반하게됐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최근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한국방송공사(KBS)에 수재의연금 1억원을 기탁하고 강원도 수해현장을 방문한 것이 이번 휴가를 떠나기 위한 구실아니었겠느냐"는 의견을 제기했다. 이번 휴가로 수해민을 돕기위한 의연금 전달 현장 방문 등의 의미가 모두 희석돼 버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총무원도 이번 휴가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한 때문인지 기획실은 총무원장의 휴가일정을 언론에 발표하지 않았다. 각 부장 및 국장 스님들도 모두 모르쇠로 일관했다. 일부 스님은 "총무원장 스님 휴가는 다음주에 예정돼 있다"면서 거짓정보를 흘렸다. 총무원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스님들조차 처음 들어보는 얘기라고 둘러댔다.

불교닷컴이 인천국제공항 의전실에 확인한 결과 평소와는 달리 의전도 의뢰하지 않았다. 밀착 경호를 해오던 호법부조차 의전을 전혀 수행하지 않았다. 최소한의 의전을 위해 사서실 일부 직원만 동행했다.

여행사 관계자는 40명 가량이 7박8일 동안 중국을 여행할 경우 5,00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든다고 추산했다. KBS에 2,000만 불자를 대표해 기증한 1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이다. 경비 일체는 총무원장 스님이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무원은 현재 수해 외에도 불교중앙박물관 비리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는 점에서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말로만 떠돌던 법장 스님의 개입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이 것이 사실일 경우 각종 소송과 더불어 연내 공사 마무리가 힘들게 된다. 이 경우 국고보조금 정산을 못해 총무원은 정부 국회 청와대 등에 의해 곤경에 빠지는게 불가피 하다.

이런 와중에 장기간 해외여행을 떠나는 총무원장 스님에 대해 한 중앙종회 의원은 "부끄럽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태풍 에위니아 직후부터 수해현장에서 피해복구를 돕고 있는 한 스님은 "내 귀가 의심스럽다"고 비꼬았다.

문제는 전국민의 시선이 수해와 불교중앙박물관 비리에 쏠려있는 와중에 장기 해외여행을 떠나도록 방치한 총무원 집행부의 태도다. 언론에 휴가 사실이 들통날까 전전긍긍하기 전에 진심으로 휴가를 만류한 스님이 있었는지 의아스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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