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해저케이블 충돌에 유럽 북핵 떠밀기
미중 해저케이블 충돌에 유럽 북핵 떠밀기
  • 김종찬
  • 승인 2019.03.15 15: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재] 김종찬의 안보경제 블로그 181

연립정부로 좌우대립을 이어온 이탈리아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에 참여하고 지중해 전략지인 몰타도 뒤를 이으며, 유럽연합(EU)은 중국을 ‘체계적 경쟁자’로 규정해 북한문제를 미중 갈등으로 보는 보고서를 채택했다.
일대일로 참여로 내분을 겪어 온 이탈리아 연립정부는 앞서 주이태리 북한 대사의 망명을 두고 충돌했고, 이어 조성길 대사의 딸 북한행을 두고 연립정부내 정당간 대립을 보였다.
좌파 오성운동의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8일 외교정책 세미나에서 일대일로 관련 양해각서 체결을 밝혔고, 우파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11일 "이번 거래는 외국 세력이 이탈리아를 '식민화'하는 것이라면 이를 거부한다"며 "정보 취급에 국가적 이해관계가 있어 경제관점으로 정보통신 분야를 단순하게 다루지 말아야 한다"라며 반대했다.

좌우파간 대립의 ‘정보통신’ 분야에서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를 잇는 7500마일 해저광케이블 구축을 중국 하웨이가 주도하면서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과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화웨이 자회사인 화웨이해양네트웍스가 지난해 9월 아프리카 카메룬과 남미 브라질까지 3750마일 해저광케이블 완공에 이어 멕시코 앞 캘리포니아만을 잇는 공사도 마무리하는 등 그간 미국 서브콤, 핀란드 알카텔해양네트웍스, 일본 NEC 주도권에 4위로 급성장했다.
이어 중국은 디지털 실크로드로 해저 케이블과 지상, 위성을 연결해 10년내 세계 1위 달성을 선언한 상태다.
아프리카 케냐에 이어 탄자니아를 관통하는 광케이블 내륙 공사에는 한국이 실패하고 중국 지원의 베트남이 진출해 2년전 공사를 완공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2012년부터 해저 케이블 등 자국 통신 인프라에서 화웨이 배제 방안을 추진하며 동맹국 동참을 요구했고, 지난해 9월 호주 일본과 함께 화웨이해양의 파푸나뉴기니와 공동추진한 해저케이블 공사계약을 파기시키려 했으나 실패했다면서 “닉 워너 전 호주 비밀정보국장은 2017년 6월 남태평양 솔로몬 제도를 방문해 화웨이해양과 계약을 파기하고 시드니와 솔로몬제도를 연결하는 2500마일 케이블 구축을 호주 회사에 넘겼다”고 12일 보도했다.

미중간 하웨이 사태는 차세대 이동통신(5G) 선점을 위해 하웨이의 G5장비 배제를 동맹국에 요구해 온 미국이 통신용 해저 광케이블망 시장으로 전선을 확대하면서, “중국이 해저 광케이블 네트워크 시장 장악을 통해 케이블을 통해 오가는 정보를 빼돌리거나 차단할 경우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동맹국 단속 강화로 사태를 키웠다.
반면 미국의 단속에도 불구, 5G 장비에서 영국에 이어 독일도 화웨이 장비를 허용했다.
일대일로에는 유럽에서 그리스, 헝가리, 세르비아 등이 참여로 기울었다.

EU집행위원회는 5G 네트워크 개발 등 핵심 분야에서 중국을 '경제적 경쟁자(economic competitor)'이며 정치에서 '체계적 경쟁자(systemic rival)'라고 규정한 전략보고서를 최근 채택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EU의 대중국 접근 방식이 중국을 주요 전략적 경쟁자로 생각하는 미국과 가까워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후 미국 중국 관계는 무역분쟁과 북한문제의 갈등 및 중국의 지역적 야심 등으로 요동쳐 왔다”고 12일 보도했다.
이달 말 예정의 시진핑 주석 이탈리아 방문에서 양국간 일대일로 참여 양해각서가 체결될 예정이다.
EU 집행위의 “중국 시장 개방 노력의 실패,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보조금 지원,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행태, 기술 및 통신 부문을 장악하려는 시도 등으로 인해 유럽의 대중국 태도가 변화했다”는 시각이 주도한 전략 보고서는 ”중국의 기술 이전 강제 및 불공정 거래 관행 종식을 위한 국제무역협상 압력 증가”라는 미국 입장을 두둔하며, “일대일로 정책과 협력 EU 규정 맞게 노력 강화”라는 미온적 자구책에 그쳤다.
중국 투자자본이 당장 필요한 유럽연합 국가들이 안보우산의 미국 주도 무역전쟁을 지원하는 이중 전략으로 인해 미중 갈등의 소재로 북한문제를 다루는 유럽의 접근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380여개 해저 케이블은 대륙간 음성 및 데이터 트래픽의 95%를 전송하고 있으며, 미국은 2012년부터 자국의 해저 네트웤크에서 화웨이 차단을 시도해 동맹국들을 단속했으며, 최근 5G 도입으로 대역폭 수요 급증에 해저광케이블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스웨덴과 공조하려는 중국은 북핵 조기타결에 접근하나 동맹국 단속에 북핵을 활용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은 반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제보 cetana@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34-733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법인명 : 뉴스렙
  • 제호 : 뉴스렙
  • 등록번호 : 서울 아 0043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7-09-17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뉴스렙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렙.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etana@gmail.com
  • 뉴스렙「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조현성 02-734-7336 cetana@gmail.com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