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박종익)는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고려 전기로 추정되는 마애약사불좌상을 경남 고성 거류산에서 발견했다.
연구소가 거류산에서 직접 조사 발견한 마애약사불좌상은 크기 약 5m의 큰 바위 서쪽 평평한 면에 높이 254㎝ 크기로 새겨져 있다. 이 마애불은 얇은 선으로 새긴 신체 위에 가사가 이중착의로 걸쳐진 형식이다. 상반신은 오른손을 어깨까지 들어 올린 시무외인을 하고, 왼손에는 보주를 든 약사불이다. 하반신은 큰 연꽃을 엎어 놓은 모양의 무늬가 새겨진 대좌 위에 결가부좌로 좌선한 형태다.
이 마애불은 둥글넓적한 얼굴에 과장된 이목구비, 짧고 선명한 목에 세 개의 줄, 부조로 새긴 머리와 얇은 선으로 표현한 몸 등이다. 이는 고려 시대 전기 마애불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마애불이 발견된 거류산 정상(해발 571m)에는 통일신라 시대 석축산성인 거류산성(경남 문화재자료 제90호)이 있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약 580m 떨어진 봉우리(해발 380m) 사면에는 커다란 암석군이 산재한다. 이중 제일 큰 암석 전면에 이 마애약사불이 새겨져 있다. 불상이 새겨진 암석의 윗면은 약간 오목한 형태인데 원형의 암석(지름 약 1.2m)이 하나 놓여 있다.
연구소는 지난 3월 14일 개인 블로그(2017.2.24.)에 올려진 내용을 통해 마애약사불 존재를 인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불상의 위치를 추적, 거류산 일대를 두 차례에 걸쳐 조사한 끝에 3월 22일 이 불상을 발견했다.
경남 고성은 현재 불교문화재가 많이 남아있지 않는 곳으로, ‘사례가 많지 않은 마애약사불’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또한, 고려 전기의 작품인 제천 월악산 덕주사 마애불(보물 제406호)과 같은 양식을 보이는데, 고려 전기 수도인 개성에서 보였던 중앙양식과는 얼굴 표현 등에서 확연히 차이가 나는, 지역 특색을 보여주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연구소는 이번 불상의 발견을 소관 자치단체인 고성군에 알릴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문화재가 발견되면 해당 자치단체에서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하고, 문화재 지정 검토와 보존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기사제보 cetan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