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생수 홍보사 이사는 자승 원장 동생
조계종 생수 홍보사 이사는 자승 원장 동생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04.0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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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레알코 → (주)정 변경된 회사 3년간 사내이사 맡아
이호식 “옛날에…좋은 일도 아닌데 대답해야 하나” 회피
조계종 “급여·활동비 받지 않아”…특수 관계 의혹 부채질

이른바 조계종 생수인 ‘감로수’ 판매 수익금 일부가 흘러들어간 주식회사 정에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의 친동생이 이사를 지낸 사실이 확인됐다. 자승 전 원장의 동생인 이호식 씨는 <불교닷컴>과 통화에서 주식회사 정에 이사로 근무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은 이호식 씨가 주식회사 정에서 “월급이나 활동비를 받지 않았다”고 두둔했다. 조계종단이 자승 전 원장의 친동생을 비호하면서 자승 전 원장과 이호식 씨 등이 감로수 생수 판매와 관련해 주식회사 정과 특수 관계가 아니냐는 의혹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주식회사 정은 조계종이 승려노후복지기금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감로수 판매 사업과 관련, 자승 전 원장이 요구한 특정인물에게 종단 수수료(로열티) 외 별도의 로열티(일명 '정로열티) 지급 계약을 한 회사이다. 조계종 종무원 노조는 2011년부터 2018년말까지 5억 원 이상이 이 회사에 지급됐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 씨는 감로수 사업 초기인 2012년 9월 17일부터 2015년 9월 17일까지 만 3년간 주식회사 정의 사내이사로 등재됐다. 그는 전 대한체육회 선수촌 부촌장이었고, 그를 부촌장으로 임명한 이는 자승 전 원장 시절부터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이던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었다.

이호식 씨는 지난 5일 오전 <불교닷컴>과 통화에서 주식회사 정에 이사로 근무한 사실과 이유, 주식회사 정에서 업무 등을 묻자 “(주식회사 정에) 옛날에 (근무했다)…그런데 왜 그런 걸 묻느냐…그걸 왜 내가 대답해야 하느냐”며 역정을 내면서 전화를 끊었다. 이 씨는 <불교닷컴>이 주식회사 정과 관련된 여러 추가 질문을 담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현재까지 답을 하지 않고 있다.

▲ 조계종에서 판매중인 생수 감로수의 판매 로열티 일부를 지급하도록 계약된 주식회사 정은 이 회사의 감사가 원장으로 있는 강남 한 성형외과와 주소와 전화번호가 동일하다. 이 병원은 취재진의 전화를 받지 않고 있으며, 몇차례 방문에도 문이 잠겨있었다. ⓒ이석만

"자승 원장 생수 한병 보여주며 "계약해"로 시작된 감로수 사업"

감로수 사업은 조계종의 숙원인 승려노후복지기금 마련을 위한 수익사업의 일환이다. 사업 초기 관여한 A스님은 “자승 총무원장이 ‘석수’ 한 병을 보여주며 계약을 지시했다.”며 “진로 측 고위 인사와 자승 전 총무원장이 오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석수는 하이트진로(주)의 전신인 ‘석수퓨리스’의 생수를 말한다. 이 생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한 병당 최저 150~200원 대(배송료 별도)에서 판매되고 있다. 조계종 감로수의 가격은 인터넷 쇼핑몰 판매가의 서너 배에 판매돼 왔다.

민주노총 조계종 지부(조계종 노조)는 지난 4일 자승 전 원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면서 “종단수수료와 관련 없는 로열티를 받은 제3자인 ‘정로열티’'는 자승 전 원장이 요구한 특정인물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총무원장의 지위를 이용해 종단사업을 통해 이익편취를 도모했고, 결과적으로 종단에 손해를 끼쳤을 뿐만 아니라 종도를 기만한 무거운 책임당사자”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생수업체 관계자의 말을 빌어 “(당시)자승 총무원장이 지시해 제3자에 수익금 보냈다.”는 증언을 폭로했다.

500ml 감로수 1병을 팔면 100원이 조계종에 수익금으로 들어왔다. 종단 수익 외 50원은 조계종이 홍보 회사라고 밝힌 주식회사 '정'으로 간 정황을 담은 하이트진로의 내부자료도 공개됐다.

생수 공급 업체 하이트진로음료(주)는 주식회사 '정'에서 사업 아이디어 및 제안을 받아 조계종과 별개로 홍보마케팅 위탁 계약을 맺은 것으로 조계종단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인 유통 영업의 거래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하이트진로음료, 이호식 씨 이사등재 이유 무응답

하지만 하이트진로음료(주)는 자승 전 원장의 친동생인 이호식 씨가 주식회사 정의 사내이사였던 점, 주식회사 정이 어떤 업무를 맡았는지 등에 대한 <불교닷컴>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있다. 나아가 하이트진로음료 측은 감로수 사업을 담당한 마케팅 부서의 실무 책임자와의 인터뷰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앞서 JTBC는 “이게 잘못 말씀드리면 안 되는데, 최초 계약할 때 자승 총무원장 스님이 특정한 분을 지정해 주면서 자기랑 관련된 사람이니 지급하라고 지시를 했어요.”라는 생수업체 관계자의 발언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 생수업체 측은 <불교닷컴>에 “해당 발언자는 감로수 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으나 일부 업무를 도우면서 어려움을 하소연했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사실이 아닌 적절치 않은 발언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발언 당사자인 생수업체 관계자가 감로수 사업과 관련이 없으면서 이런 통화를 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조계종 생수 홍보회사가 강남의 성형외과?

<불교닷컴>은 지난 4일 조계종 지부가 자승 전 총무원장을 고발한 당일 오후 일명 ‘레알코’로 불리던 주식회사 정 회사와 주식회사 정과 같은 주소지의 강남의 한 성형외과 병원이 전화를 받지 않아 이후 몇차례 이 병원을 찾았으나 대낮에도 문은 굳게 닫혀 있고 내부에 불을 켜져 있었다. 

주식회사 정의 감사인 김모 씨는 이 병원 원장이다. 이 회사는 주식회사 레알코에서 2011년1월 상호를 주식회사 정으로 변경했고, ‘의료네트워크’, ‘의료컨설팅’, ‘의료용품 및 주변기기 제조 도매 소매업’ 등을 주 목적 사업으로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와 관련된 사업을 주목적으로 설립된 회사가 조계종에 물장사를 제안하고 홍보마케팅까지 맡았다는 것이어서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다.

자승 전 총무원장의 친동생 이호식 씨가 주식회사 정의 사내이사로 등재된 기록.
자승 전 총무원장의 친동생 이호식 씨가 주식회사 정의 사내이사로 등재된 기록.

이 같은 상황에서 조계종 총무원은 자승 전 총무원장을 비호하고 나섰다. 조계종은 jtbc에 "이호식 전 이사는 그 회사에서 급여나 활동비를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감로수의 홍보마케팅을 담당했다고 주장하는 주식회사 정의 사내이사인 이호식 씨가 이 회사에서 월급이나 활동비를 받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데다,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이 씨가 월급이나 활동비조차 받지 않고 사내이사로 일했다면 특수관계를 증명하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계종은 2011년 이후 감로수를 팔아 약 10억여 원의 수수료를 받아 승려노후복지기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노조는 주식회사 정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약 5억 7,000여 만원의 추가 수수료를 챙겼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일정 기간 자승 전 총무원장의 친동생 이호식 씨는 이 회사의 사내이사였다.

자승 전 원장이 이 회사에 로열티를 지급하도록 지시했는지 여부와 그 이유, 이호식 씨가 이사로 근무한 이유, 이 회사 대표이사 이모씨와 자승 전 원장의 관계 등에 자승 전 원장이 답할 차례이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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