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자 편지 '누군가와 함께라면' 4집
수용자 편지 '누군가와 함께라면' 4집
  • 불교닷컴
  • 승인 2009.07.1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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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도소 및 구치소 수용자들의 효 편지를 엄선하여 이미 <길, 누군가와 함께라면>(1~3)이라는 책으로 선보이기도 하였다. 이 세 권의 책과 필자의 수필집에서 다시 간추려 이렇게 네 번째 <길, 누군가와 함께라면>4권(운주사 정가 10,000원)을 15일 출판했다.

마음에 켜켜이 울분과 한과 분노와 칼을 품고 사는 사람들, 이들을 교화하겠다는 원을 세우고 교도소에 발을 디딘 지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수용자와 교감을 나누는 일을 늘 고민하고, 그들의 아픔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재소자, 수용자, 전과자……

이런 말들만 들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왠지 낯설고 꺼려지고 남의 일 같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살아온 인생이나 삶의 궤적을 알고, 그들이 처했던 상황에 귀 기울인다면 그들도 우리들과 전혀 다르지 않은 보통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물론 개중에는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친구요 동료요 친지요 동네 사람일 뿐이다.

오히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잘못에 대해 뉘우치고 참회하고 있으니, 담장 안에 구속되지 않았다고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고 뻔뻔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난 10년 동안 그들을 대하는 내 자세에도 많은 변화가 왔다. 처음에는 부처님 말씀을 하나라도 더 알려 주려고 애썼고, 심지어 법회 중 잡담을 하면 다음에는 옆 사람을 위해서 나오지 말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던 기억들이 피식 웃음짓게 한다.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 주고 공감해 주는 것이 교화의 처음이자 끝이었다. 지식을 전달하고 교리를 말하기보다 그들의 아픔을 함께하고 그들의 처지에 공감해 주는 것이 우선이었다.

재소자들과 대화하고 공감하는 프로그램의 하나로 효 편지 및 신행수기 공모전을 열었다. 마음속의 소리를 끄집어내어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치료하는 효과를 기대함과 아울러 그들의 애환을 사회에 알려 그들에 대한 편견을 씻어주고자 함이었다. 그리고 그중 엄선하여 이미 <길, 누군가와 함께라면>(1-3)이라는 책으로 선보이기도 하였다. 이 세 권의 책과 필자의 수필집에서 다시 간추려 이렇게 네 번째 권으로 엮어보았다.

이 글들에는,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범법행위를 저지르고 사회와 일정기간 격리되어 살아가는 이들의 참회의 목소리와 부모에 대한 애절함, 종교에의 귀의, 삶의 희망 찾기 등이 잘 나타나 있다. 삶의 고통을 온몸으로 껴안고 몸부림치고 있는 사람들의 절절하고 가슴 뭉클한 사연들과 뉘우침, 그리고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투박하지만 진실 되게 와 닿는다.

물론 모든 일의 일차적 책임은 자신들이 져야겠지만, 하지만 사회도 그 책임으로부터 전적으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목소리에 사랑과 연민으로 화답할 때 이 사회도 밝아지고 따뜻해지리라 생각한다.

청주교도소 교정협의회장 혜철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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