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도 제대로 못하는 불교문화사업단
설문조사도 제대로 못하는 불교문화사업단
  • 구호명
  • 승인 2006.08.2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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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언론 순위 조사방식 문제…조사 취지도 못살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조사방법상 하자가 있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자료로 배포, 신뢰성을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다. 설문 내용도 조사의 본래목적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정보화사업팀이 8월 23일 발표한 '달마넷 개편을 위한 불교 네티즌 성향파악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불교뉴스를 접하기 위해 주로 방문하는 불교계 사이트"에 대해 62.47%가 불교신문을 꼽았다. 현대불교신문(18.83%)과는 큰 차를 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8월 17일부터 22일까지 불교조계종 총무원 홈페이지, 달마넷, 중앙신도회, 조계사, 능인선원, 월정사, 다음카페 인연, 네이버 카페 붓다와 떠나는 책 여행, 네이트 클럽 연꽃나라 회원 등 모두 1,868명이 응답했다.

문제는 표본의 대표성 결여다. 조사대상으로 삼은 9개 사이트 가운데 조계종, 중앙신도회, 달마넷 사이트에는 불교신문 배너가 걸려있다. 달마넷의 경우 배너뿐 아니라 사이트내 교계 소식을 불교신문에서 그대로 제공하고 있다. 불교신문을 접할 수 있는 배너와 뉴스를 네티즌에게 보여준 뒤 불교계 뉴스를 접하기 위해 주로 방문하는 불교계 사이트를 선택하라면 당연히 불교신문을 가장 많이 선택할 수밖에 없다.

온라인 설문조사의 특성상 랜덤 샘플링(ramdom sampling)에 의한 표본 선정이 비록 어렵다 하더라도 설문에 응한 응답사이트의 1/3이 불교신문을 우선적으로 인지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통계학적으로 선택편견(selection bias)으로 인한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

문항제시 순서에도 오류가 있다. 15번 질문인 “불교뉴스를 접하기 위해 주로 방문하는 불교계 사이트는?”에서 제시한 문항을 보면 1. 불교신문 2. 현대불교 3. 법보신문 4. 불교포커스 5. 주간불교 6. 만불신문의 순으로 나열했다. 이런 순서 배정은 문화사업단의 자의적이고 무원칙적인 해석에 따른것이다. 통계 전문가에 따르면 “질문문안 속에서 문항제시 순서가 다름에 따라 응답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문항 제시 순서는 사안에 관해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응답자는 주로 먼저 제시된 문항에 표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속의 공직자 투표의 경우 기호 1번을 잡기위해 정당간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것도 이같은 이유때문이다.

웹사이트 순위 분석회사인 랭키닷컴의 8월 23일자 자료에 따르면 현대불교신문은 종교신문 순위에서 6위, 전체 사이트 순위에서는 4,223위이다. 불교신문은 종교신문 순위 10위, 전체사이트 순위 9,847위로 현대불교신문 온라인 사이트와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문화사업단의 설문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통계치이다.

이에 대해 정보화사업팀 담당자는 “불교신문이 압도적 1위로 나온 것은 예상치 못한 결과다. 하지만 현대불교신문의 사이트 트래픽은 홈페이지 빌더 등 순수 뉴스사이트 외에 현대불교신문이 운영하는 부가사이트 DB를 통합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현대불교신문 관계자는 “조사대상자 선정에서 표본이 종단기관 중심으로 선택돼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조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조사자체에 의미를 두지도 않았다.

이번 설문조사의 가장 큰 목적은 불교종합정보사이트인 달마넷의 개편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것이다. 정보화사업팀은 이번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달마넷 사이트를 개편한다. 9월 중 공고를 통해 사이트 개발업체를 선정해 12월 정식 오픈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작 현 달마넷의 네비게이션 컨텐츠 커뮤니티 등에 관해 불만족스럽거나 고쳐야 할 부분에 대한 질문은 물론 향후 달마넷에 필요한 컨텐츠 개편방향 등에 관한 문항은 빠져있어 설문결과를 개편에 참고하겠다는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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