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닥터 프리즈너', 명품 연기로 사회적 공감 이끌어냈다
종영 '닥터 프리즈너', 명품 연기로 사회적 공감 이끌어냈다
  • 구경현
  • 승인 2019.05.16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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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시도한 장르물, ‘동시간대 시청률 연속 1위’ 대성공 거둬

KBS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가 동시간대 시청률 연속 1위를 이어가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작 '왜그래 풍상씨'에 이어 KBS 드라마 부활의 견인차가 되었다는 평가 속에 종영한 '닥터 프리즈너'가 큰 사랑을 받은 이유를 살펴봤다.

 

KBS가 시도한 장르물, 결과는 ‘동시간대 시청률 연속 1위’ 대성공

지상파 드라마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KBS 역시도 많은 실험을 거듭했으나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고 알려진 KBS는 그동안 일부 젊은 시청자들에게 “고리타분하다”라는 평가를 받아 온 것도 사실. 

KBS가 야심차게 선보인 ‘닥터 프리즈너’는 감옥+메디컬 서스펜스라는 장르물로, 지상파에서는 보기 힘든 파격적인 악인 캐릭터들로 가득채웠다. 그들은 마치 권모술수를 위해 태어난 사람들처럼 매회 나쁜 짓을 숨 쉴틈 없이 저질렀다. 주인공인 우리 편 ‘나이제’(남궁민 분) 역시도 그들과 손잡고 일 꾸미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또한, 판코니 빈혈, 헌팅턴 무도증 등 드라마에서 언급된 각종 의학적 지식은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며 깨알 재미를 더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케이블, 종편이 아닌 KBS에서 이런 드라마를 만들다니”라며 환호했고, 이는 KBS에 32회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라는 성적표를 안겼다. 

 

남궁민 김병철 최원영 등 주조연을 막론한 명품 연기

배우 남궁민이 연기할 때 풍기는 묘하게 서늘한 분위기는 장르물의 주인공 역할을 더욱 빛나게 했다. 그의 연기는 선과 악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너 같은 놈들 여기서 죽어서 나가게 만드는게 내 정의야”라고 외치는 '나이제'라는 입체적 캐릭터를 완성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이재준이) 자해를 했다구요? 그냥 놔두세요”라며 웃어보이는 그는 복수를 완성했다는 통쾌함을 전하는 동시에 그만큼 깊은 아픔을 느끼게 했다.  

“그럼, 런닝메이트 약속해. 바이스 프레지던트. 부원장이라도 해야겠어”라며 마지막까지 제 잇속만 챙긴 김병철(선민식 역)은 능력에 비해 높은 자리를 탐하는 인물이 버젓이 저지르는 악행을 사실적으로 연기했다.  

최원영(이재준 역)은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최고의 악당이 되어버린 캐릭터로 그의 연기 인생에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 진희경(모이라 역)은 연예인 출신 재벌 사모님의 포스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판코니 커플로 인기를 모은 ‘김정란-장현성’은 사건 해결의 조력자로 활약하며 무거운 주제의 드라마에 쉼표를 제공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권나라는 이미 주연으로 성장한 ‘나나’에 이어 모델급 외모를 가진 또 다른 아이돌 출신 여배우의 탄생을 대중들에게 각인시켰다.

 

영남제분, 삼성반도체 그리고 버닝썬...복수극이 인기 있는 이유

드라마 인기의 원동력 중 하나는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불러일으킨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모티프로 삼아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황제 수감생활 중인 오정희(김정란 분)는 여대생 살해 사건으로 무기징역 형을 받은 영남제분 윤길자를, 산업재해 피해자들을 외면했던 고영철(이준혁 분)은 삼성반도체 노동자 백혈병 사망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마약이 일상인 망나니 재벌 2세 이재환(박은석 분)은 ‘버닝썬 VIP’라는 소문의 사람들을 상상하게 했고, 이재준(최원영 분)은 이 모든 사건을 쥐도새도 모르게 무마시킬 대한민국 최고의 돈과 권력을 쥔 인물이다.

최근 어느 사건의 수사 발표에서도 갈비뼈가 부러지도록 폭행을 당한 사람은 있는데 가해자는 찾지 못했다고 한다. 누구보다도 법을 잘 아는 공권력이 범죄 집단과 유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범죄자들은 그 누구보다도 ‘법잘알’인 것이 지독한 현실.

법이 피해자가 의지할 수 있는 호소의 대상이 아니라 피해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내야 하는 차가움으로 먼저 다가오는 한, 복수극의 인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종영의 아쉬움을 달랠 ‘굿바이 닥터 프리즈너’는 오늘(16일) 밤 10시 KBS 2TV를 통해 방송된다.

[뉴스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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