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임기 2달 남기고 삼오모텔 구매 계약 꼭 해야 했나
조계사가 삼오모텔을 매입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문제는 과정과 절차다. 우리가 일상의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은 지극히 상식적이며, 인간의 도리로서 이해 가능한 행동을 하라는 것이다.
총무원장 선거가 불과 40여일 남짓하다. 조계사의 주지는 총무원장스님 이다. 그렇다면 100억이 넘는 예산의 집행은 차기 원장의 몫으로 넘겨야 했다는 생각이다. 만일 지금계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중대한 문제가 있다면 차기원장에 출마가 예상되는 원장후보군과 최소한의 의견을 나누었어야 했다.
그것이 레임덕도 아니며, 지관 스님의 위상이 저하되는 일도 아니다. 종무를 광의적으로 협의하고 차기 원장이 될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또한 양해를 통해 종단이 화합하고 단결하는 길인 것이다.
아울러 그 자리에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안이 공개되어야 한다. 설사 전략적 구입이라 해도 최소한 그 자리에 불교발전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큰 틀의 청사진이라도 제시돼야 한다.
사찰이 주지 개인의 왕국이 아니다. 설사 왕국이라 해도 왕은 신하와 백성의 의견을 듣고 국사를 결정한다. 종단의 가장 큰 병통 중 하나는 어느 정도 법랍이 차고, 직위에 오르면 안하무인격이며 '파쇼'가 된다는 점이다.
공찰이나 사 사찰을 떠나 가르침에 반해 사유화와 주지권력의 왕권화는 불교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며 되레 변질된 불교로 갈 우려가 농후하다. 잘한 일을 더 잘 하려고 노력할 때 종단이나 사회는 발전한다.
/ 法應(불교지도자 넷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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