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욕하면서 보는’ 정인 캐릭터...극적 긴장감과 몰입도 극대화
‘봄밤', '욕하면서 보는’ 정인 캐릭터...극적 긴장감과 몰입도 극대화
  • 칼럼니스트 엠마K
  • 승인 2019.06.06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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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멸렬한 이야기 전개, 달콤한 로맨스로 포장한 막장극
사진=MBC 방송 캡쳐
사진=MBC 방송 캡쳐

 

 ‘봄밤’ 이정인(한지민)이 유지호(정해인)를 바라보며 자신에게 전화를 한 권기석(김준한) 에게 이별을 선언했다.

‘봄밤’9, 10회에서는 이정인이 권기석과 이별을 결심, 유지호를 향해 더 이상 멈 출 수 없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다.

집에 데려다 주는 유지호와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을 드러내며 말다툼을 나눈 후 이정인은 결혼을 재촉하는 권시석에게 눈물을 쏟아내며 “오빠 집에서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를 것 같애?” 라는 말로 기석의 아버지가 자신의 존재를 부정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을 피력했다.

하지만 7년의 기간을 연애해온 그녀가 새삼 그의 집안에서 자신을 탐탁치 않게 여긴다는 것을 ‘결혼’을 얘기하는 기석에게 화를 내는 이유로 거론하는 건 뜬금없는 전개였다. 그녀를 탐탁치 않아 하는 아버지의 존재가 ‘결혼’을 즈음해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그녀가 기석의 아버지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거나 기석의 아버지가 노골적으로 그녀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일들이 벌어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기석을 통해 은근하게 자신의 뜻을 전할 뿐이었다.

기석과 정인의 아버지 둘의 대화를 보면 기석의 아버지가 정인의 성격이나 직업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것을 보면 기석의 아버지와 정인이 제대로 만났던 적이 없었던 것으로 나온다.  그런 상황에서 눈물까지 흘리며 화를 내는 정인의 태도는 두사람의 이별 원인을 기석을 두고 다른 남자에게 마음이 온통 가 있는 본인의 잘못 때문이 아닌 기석에게 있다고 억지 핑계를 씌우려는 것처럼 보인다.

동료에게 기석과의 이별에 대한 결심을 털어 놓자 동료는 그건 기석에 대한 배신이고,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의 후배과 그런 상황에 놓인 정인을 기석이 쉽게 용납하지 않을 거라 경고한다.

그런 상황에서 정인은 겨우 마음을 다잡고 있는 지호를 찾아가 눈물을 글썽이며 그의 마음을 또다시 흔들어 놓는다. 정인의 눈물에 안쓰러움을 감추지 못한 유지호는 결국 그녀를 보내지 못하고 함께 저녁을 먹으며 또 한 번 그녀에게 끌리는 마음을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하지만 이정인은 이미 깊어진 감정을 멈출 수 없음을 보여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처럼 정인은 시종일관 주변 사람들의 감정은 무시한 채 자신의 논리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감정을 드러내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 같은 이기적인 그녀의 사랑을 이 드라마는 감성적인 화면과 음악, 애틋한 표정과 눈물 짓는 연기로 연민을 자아내는 배우들의 연기로 한껏 포장한다.

주변 인물들이 두 사람의 감정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 소비되는 구조도 여전하다. 특히 약국 동료들과 정인의 동생 재인의 역할이 그렇다.

지호에게 관심 있다고 말은 했지만 연애 감정에 솔직하고 직설적인 그녀는 지호 친구 영재와 시간을 보낼 뿐 영재를 통해 지호를 만나려 애쓰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영재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 놓고 서는 정작 정인 앞에 와서는 영재가 아닌 지호에 대한 얘기만 늘어 놓는다. 정인과 지호를 엮기 위한 작위적 설정이다.

극 후반 정인을 집에 태워 주고 헤어진 지호를 우연히 만난 재인이 그를 억지로 정인 집으로 불러 들이는 모습은 작위성의 절정에 달한다.

지호라는 인물에 대한 호감 때문에 그를 집에 불러 놓고 서는 술이 필요하다며 남자 둘이 다녀 오겠다는 것을 구지 영재만 데리고 나와 정인과 지호 단둘이 남게 자리를 빠진다. 누가 봐도 동생이 두사람이 사귀는 걸 알고 있어서 일부러 자리를 만들어 주는 모양새다.

때마침 기석에게서 전화가 오고, 정인은 지호를 지긋이 바라보며 지호가 들으라는 듯 오랜 연인 기석에게 전화로 이별 통보를 한다.

전화 통화로 이별을 고하는 그녀의 이별 방식은 오랜 연인 기석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갖추지 않은 모습이다. 그녀의 이별 통보는 기석에게 자신의 뜻을 전하려는 목적보다는 지호에게 자신의 감정과 결단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앞서 있다. 그래서 기석이 받을 상처나 당혹감 따위는 그녀의 안중에 없다. 오로지 자신의 행동으로 지호가 자신을 더 이상 피하지 않고 받아 들이도록 하는 것만이 중요할 뿐이다.

다만 이 같은 강렬한 엔딩은 드라마의 긴장감을 높이며 소위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로서의 매력을 강화시킨다. 이기심 가득한 악녀 아닌 악녀 캐릭터 정인의 모습이 극에 대한 반감 만큼이나 몰입감을 주는 요소가 되고 있는 것.

하지만 여전히 전작과 비슷한 패턴의 반복을 따라가는 내용 전개와 엔딩 10분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별다른 내용 없이 루즈하게 전개되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이 드라마가 갖는 화제성은 1주 천하로 끝이 나는 모양새다.

굿데이터 코퍼레이션 5월 5주차 자료에 따르면 ‘봄밤’은 9.95를 기록, 20.07이었던 지난주 대비 화제성이 36.51% 의 하락세를 보이며 전체 드라마 중 가장 큰 낙폭으로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스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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