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블유', 감각적 대사&캐릭터는 Good, 로맨스&슬로우 남발은 Bad
'검블유', 감각적 대사&캐릭터는 Good, 로맨스&슬로우 남발은 Bad
  • 칼럼니스트 엠마K
  • 승인 2019.06.14 1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타미의 멜로보다 세 여자의 치열한 대결에 비중 둬야
사진=tvN 방송 캡처
사진=tvN 방송 캡처

tvN 수목드라마 ‘검블유’가 자신의 이름이 실검 1위에 오르자 멘붕에 빠진 배타미의 모습을 담은 강렬한 엔딩으로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번주 방송된 ‘검블유’ 는 배타미가 ‘바로’가 검색의 질에 있어 유니콘보다 우의를 보여주고 있다는 노골적인 비교 광고로 공격적 마케팅을 펼쳐 유니콘을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얻어내는 내용이 그려졌다.

광고 촬영 당일 계약 모델을 빼돌리는 등 송가경의 방해가 있었지만, 빠른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이를 해결하는 배타미의 모습이 그려졌다.

배타미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반기를 드는 차현에게 앞으로도 계속 자신의 의견에 반대할 것이냐는 질문에 차현은 “앞으로 우리 회의에 만장일치는 없을 겁니다. 난 타미 의견에 반대만 할 겁니다. 일리 있는 의견이라도 난 반대 입장에 서서 진심으로 반대할 겁니다. 목표에 눈이 멀어서 무시하고 갈 모든 위험에 대해 알리고 브레이크를 걸고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부정적인 일을 계속 강조할 겁니다” 라고 말한다. 그녀의 그 모습에서 배타미는 브레이크 없이 앞으로 나가는 송가경을 불안해 하며 그녀에게 던졌던 자신의 말들을 떠올린다.

검색에 대한 비교 광고 제안에도 반대하며 문제점들을 지적했던 차현이었지만, 이에 타겟을 설득하기 위한 근거를 찾아오라는 배타미의 지시에 해결점을 찾아 온 것도 차현이었다. 이렇듯 이들 두 인물은 일을 위해 갈등하고 대결하지만 치졸하거나 악의적인 방식이 아닌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일에 열정을 다한다. 이를 표현하는 방식도 세련되고 멋지다.

3회에서 유니콘을 누르기 위한 바로의 공격적 마케팅이 펼쳐졌다면, 4회에서는 검색어가우리 사회에 끼치는 명과 암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자신의 아이 실종되었다며 아이를 찾아달라는 한 어머니의 호소글에 아이의 이름이 실검 1위를 장식했다. 그리고 얼마 후 탑배우 한민규의 과거 영상이 유포되면서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 해당 영상이 “청소년 유해정보이자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으니 삭제 조치하자”는 차현과 “실검은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하는 현상 그 자체입니다. 검색어는 사람들이 만든 거고 이런 이슈도 사람들의 알 권리”라는 타미의 첨예한 대립 속에 바로의 대표는 민홍주는 “한민규의 검색어는 삭제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유니콘 역시 실검에서 한민규를 삭제하지 않았다. 가경을 직접 찾아간 한민규가 “바로의 광고 계약 들어왔을 때 이사님이라서 말씀드렸다”면서 검색어를 내려달라고 사정했지만, 가경이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리고 얼마 후, “한민규 자살”이라는 검색어가 실검 1위에 등장해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다행히 그가 목숨을 잃지 않았지만, 검색어를 삭제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던 타미와 가경의 마음에 깊은 죄책감을 남겼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인 민감한 이슈vs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두고 포탈 내에서 벌어지는 검색어 관리와 미디어 관리 시스템이 어떻게 전개되는지가 속도감 있게 그려지며 흥미를 더했고, 검색어 하나가 만들어 내는 파급력를 보여주는 에피소드는 현실의 모습을  반영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 사건을 두고 고민에 빠진 배타미와 그런 그녀를 위로하는 민홍주 대표의 대화는 긴 여운을 주었다.

어릴때요 38살 정도만 먹으면 완벽한 어른이 될 줄 알았어요. 모든 일에 정답을 알고 옳은 결정만 하는 어른이요. 근데 38이 되고 뭘 깨달은 줄 아세요? 결정이 옳았다 해도 결과가 옳지 않을 수 있다는 거. 그런 것만 깨닫고 있어요.”
“48 정도 되면 어떻게 되는 지 알아요? 아, 이거 스포일런데. 옳은 건 뭐고 틀린 건 뭘까? 나한테 옳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옳은 것일까. 나한테 틀린다고 해서 다른 사람한테도 틀리는 걸까. 내가 옳은 방향으로 살고 있다고 자부한다 해도 한가지는 기억하자. 나도 누군가에겐 개새끼일 수 있다”
“너무 큰 스포라 뛰어 내리고 싶네요”
“근데 이 스포가 미덕도 있어요. 뭣 좀 재미는 없어지지만은 그래도 모르고 당하지는 말자”
“그래도 전 아직은 어려서 그런지 항상 옳고 싶어요. 내가 맞았으면 좋겠어요.”
“좋네요. 그 간절함이 타미를 좋은 곳으로 데려갈 겁니다”

반면 실검에 떴던 실종 아동이 시민의 도움으로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한민규 사건을 통해 마음이 복잡했을 타미에겐 작은 위안이었을 터. 그러나 회사 근처의 펍에서 아이 엄마가 커뮤니티에 쓴 글을 읽던 타미의 입가에 피어오른 미소는 오래가지 못했다. 타미의 핸드폰으로 수많은 문자들이 쏟아져 들어왔고, 바로의 메인 화면에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배타미’가 올라왔다.

무슨 일이 생긴 건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주변의 시선과 수군거림이 타미를 향해 쏟아지고, 머릿속이 새하얘진 듯 멍하게 멈춰선 타미. 공포에 질린 듯 굳어버린 그녀 앞에 모건이 나타났다.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지금부터 나 놓지 마요”라고 말하며 그녀를 데리고 그곳을 빠져 나왔다.

이렇듯 ‘검블유’는 포탈 회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치열한 마케팅 경쟁과 검색어 시스템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문제들을 그리면서 배타미, 차현, 송가경이라는 캐릭터들이 만들어 내는 스파크를 매력적으로 보여줬다.

성공을 위해 치열하게 일하는 이들의 이야기에 비해 배타미와 모건을 중심으로 이루어 지는 멜로 스토리는 슬로우 모션과 몽환적 영상의 지나친 남발로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흐름을 깼다.  모건의 캐릭터 또한 충분히 매력적이긴 하나 모건을 연기하는 장기용의 딱딱하고 건조한 대사 연기로 인해 자주 지루하고 루즈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연락도 없이 배타미가 있는 곳을 찾아서 나타나는 설정은 스토커를 의심하게 만드는 작위성이 보였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세 여자의 일과 야망, 이들 세명의 치열한 대결을 좀더 비중있게 다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시청률도 조금씩 상승하는 추세이긴 하나 그 정도가 매우 미약하다. 이 같은 상승세가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검블유’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 지를 제작진들이 귀 기울여 듣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뉴스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34-733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법인명 : 뉴스렙
  • 제호 : 뉴스렙
  • 등록번호 : 서울 아 0043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7-09-17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뉴스렙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렙.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etana@gmail.com
  • 뉴스렙「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조현성 02-734-7336 cetana@gmail.com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