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우리 불화와 그에 담긴 지혜
매혹적인 우리 불화와 그에 담긴 지혜
  • 박선영 기자
  • 승인 2019.06.2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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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연 ‘명화에서 길을 찾다’
▲ 시공아트|3만 2000원

2016년 《사찰불화 명작강의》를 출간한 강소연 중앙승가대 교수가 3년 만에 같는 주제의 새 책을 냈다.

강 교수는 문화재학을 전공했으며 “왜 명화를 말할 때 서양의 역사나 그리스도교를 주제로 한 그림을 꼽을까”하는 질문으로 우리 문화재를 본다. 서양 명화에 버금가는 우리의 명화, 뛰어난 예술성과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불화 중에서 명화를 찾아 알리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 책에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불화 명작들의 클로즈업 이미지 2백여 장이 들어있다. 대부분의 이미지는 저자가 직접 소장처를 찾아가 촬영한 것들이다. 저자는 불화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한 곳을 서너 번 씩 찾은 적도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실물을 접하기 힘들거나 멀리서만 볼 수 있는 불화를 바로 눈앞에서 돋보기로 들여다보듯 디테일까지 살펴보는 경험은 명화의 스토리를 분명하게 전달하면서 명작에 담긴 삶의 지혜를 생생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의 작업은 1천 년 이상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 불교적인 주제를 다룬 불화를 종교라는 테두리에서 잠시 꺼내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도상을 살펴봄으로써 명화의 경계를 넓힌다.

30년 넘도록 오로지 문화재를 연구하며 해외에 흩어진 우리 문화재도 10여 년간 조사한 강 교수가 명작을 들여다 보고 독자에게 전달하는 이유는 우리가 잃어버린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함이다. 그는 희생과 자비, 용서와 관용, 인내와 노력 그리고 해탈 등 현대 사회에서는 생소하게 들리는 가치이지만 결국 우리 삶의 궁극적인 지혜라고 할 수 있는 것들에 주목한다.

책은 그림을 통해 불교의 인물을 소개하며 한발 더 들어가 불교에서 추구하는 진리를 설명하는데 희생, 결심, 정진, 평온, 인내, 욕망, 지혜, 선정, 방편, 자비라는 10가지 주제어를 선정했다.

모두 5백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명작들이다.

명예와 애욕, 부귀영화를 버리고 수행하는 ‘희생’의 가치를 보여 주는 〈안락국태자경변상도〉, 진리의 세계로 향하기 위해 끊임없이 가르침을 받는 선재동자와 관세음보살의 만남을 그린 〈수월관음도〉, 인간이 가지는 근본적인 욕망을 벗어나 영혼을 구하기 위한 〈감로도〉, 난폭한 아들 탓에 극락을 염원하는 여왕 이야기인 〈관경16관변상도〉를 비롯해 바라문의 딸 이야기 〈지장시왕도〉, 소 찾는 아이 이야기 〈심우도〉, 목련존자 지옥이야기 〈감로도〉, 석가모니 해탈이야기 〈석가모니팔상도〉, 달마대사 전법이야기 〈달마도〉, 돌아온 탕아이야기 〈법화경변상도〉, 불가사의한 이야기 〈다라니경변상도〉, 〈관세음보살32응도〉 등 열 가지 명작들을 따라가다 보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보편적인 교훈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 책의 그림들은, 불교라는 종교적 의미를 담았지만 불교를 잘 모르는 이들이라도 옛 명화의 화려함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술적 충족을 줄 수 있다. 또한 그림과 관련된 글을 읽다보면 명화가 주는 교훈,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불교저널>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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