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전 원장이 내외빈과 차담…로비장소로 이용하나”
“자승 전 원장이 내외빈과 차담…로비장소로 이용하나”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06.2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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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개혁행동, 자승 전 원장 봉은사 템플스테이 관장 추대 소식에 논평

감로수(생수) 비리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자승 전 총무원장이 조계종 직영사찰인 서울 강남 봉은사의 템플스테이체험관 관장에 추대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불교계시민사회에 크게 비판하고 나섰다.

불교계 언론은 25일 일제히 봉은사 템플스테이 체험관 관장에 자승 전 총무원장이 추대되고, 7월 15일부터 매주 월요일 ‘스님과 함께하는 건강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맡아 운영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보도는 봉은사 재산관리인 원명 스님이 템플스테이 체험관을 처음 공개하면서 기자들에게 운영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드러났다.

봉은사 템플스테이 체험관 사실상 영빈관 운영?

봉은사는 템플스테이체험관을 사실상 ‘영빈관’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봉은사가 언론에 배포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한 외빈들이 편안하게 머물면서 한국불교문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주요내빈 방문 시 휴식공간뿐만 아니라 수행, 신행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봉은사는 “2018년 오스트리아 전 대통령 하인츠 피셔(Dr. Heinz Fischer), 크로아티아 국회부의장 젤코 라이너, 루마니아 외교통상부 사무총장, 쿠웨이트 주택부 장관(H.E. Dr. Jenan M H Ramadan)을 비롯하여 방한 외빈과 주한 외교사절 등 수많은 주요 인사들이 방문하고 있다.”며 “강남의 중심인 무역센터(COEX), 아셈(ASEM), 주변 호텔 등과 인접하고 있어 국빈 및 해외 정부기관, 언론기관 방문 요청 시 VIP 외빈들을 위한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봉은사 측은 템플스테이체험관에 “다문화, 이주노동자, 새터민 초청”을 언급하고 있지만, 국민세금으로 지은 건물을 ‘영빈관’처럼 쓰려한다는 계획에 불교계시민사회는 더욱 놀라고 있다.

봉은사는 ▷국빈, 외빈 초청 차담 및 사찰음식 체험▷국내 주요인사 초청 차담 및 사찰음식 체험 ▷비즈니스 사업자와 기업체 단체 연수 ▷내·외국인 대상 숙식 및 휴식을 위한 편리하고 쾌적한 공간 제공 등을 템플스테이 체험관 운영계획으로 밝히고 있다. 사실상 영빈관운영계획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자승 전 원장이 템플스테이 체험관 관장…다이어트 지도

템플스테이 체험관 운영계획을 설명한 원명 스님(봉은사 재산관리인)은 자승 전 총무원장 스님이 템플스테이 체험관 관장에 추대하고, 7월부터 매주 월요일 “스님과 함께하는 건강 다이어트” 강좌를 직접 운영한다고 깜빡 발표했다.

조계종기관지 <불교신문>에 따르면 “템플스테이 체험관 관장 소임을 맡은 자승 스님은 총무원장 소임을 회향한 후 동안거 결제 때마다 무문관에서 정진하며 20kg 가까이 체중을 감량하고 2년 이상 유지해 왔다. 이번 강좌에서 스님은 건강유지 비법을 봉은사 신도 및 시민들과 공유한다.”는 것이다.

또 “원명 스님은 총무원장 소임을 회향하고 동안거 결제 때마다 무문관에 들어 수행해온 자승 스님이 편히 계실 곳이 마땅치 않다는 생각에 봉은사에서 주석하며 대중과 함께 지낼 것을 청했고, 새로 지은 템플스테이 체험관서 지내면서 프로그램도 지도해달라고 부탁했으나 자승 스님이 체험관 성격에 맞지 않다고 고사했다고 말했다.”는 것.

아울러 “원명 스님은 자승 스님이 템플스테이 체험관 관장을 맡아 봉은사를 찾는 내외빈들과 차담을 나누고, 건강을 주제로 한 템플스테이를 열어 신도와 봉은사를 찾는 시민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전해주기로 했고, 7월 중순부터 건강템플스테이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고 있다.

▲ 봉은사 템플스테이 체험관(영빈관) 조감도. 사진=봉은사 홈페이지.

“배임 혐의 고발된 상황이면 근신해야 수행자의 도리”

이에 불교개혁행동(상임공동대표 김영국 김희영)은 27일 ‘감로수 사태 피고발인 자승 전 총무원장의 봉은사 영빈관 관장 추대에 관한 불교개혁행동 논평’을 내고 “조계종의 최고위직을 지낸 인사가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고, 이로 인해 고발까지 된 상황이라면 스스로의 처신에 문제가 없는지 돌아보고 근신을 해야 수행자로서 마땅한 도리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자승 전 총무원장은감로수 비리와 관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고발됐다. 자승 전 원장은 서초경찰서에 출석해 피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불교개혁행동은 “무문관은 사량분별심을 버리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두문불출하고 수행 정진하는 선원이다. 다이어트 체험관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무문관이 다이어트 하는 곳이냐, 선원 수행자 이리 희화화하나”

그러면서 “총무원장까지 역임한 대종사가 무문관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견성오도가 아닌 다이어트 강의를 한다니 역대조사와 지금도 제방의 선원에서 수행을 하고 있는 수행자들을 이렇게 희화화 할 수 있을까.”라며 개탄했다.

불교개혁행동은 국민세금이 투입된 템플스테이체험관이 ‘영빈관’으로 쓰인다는 점에 놀아워 했다.

불개행은 “감로수 스캔들 피고발인 자승 전 원장을 관장으로 모신다는 봉은사 템플스테이체험관은 국민 세금 10억 원과 신도들의 시주금 8억 5천만원으로 건립됐다.”면서 “국민의 혈세와 신도들의 보시로 이루어진 템플스테이체험관을 영빈관으로 이름을 정해놓고, 국민과 일반 대중이 아닌 국빈과 내빈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된다는 봉은사 측의 설명을 납득할 국민이나 종도, 신도대중들이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국빈·주요 외빈 원하는 것은 영빈관 체험 아닐 것”

그러면서 “부처님께서 사부대중의 평등을 말씀하셨는데, 영빈관이라고 하여 차별과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은 부처님 가르침을 훼손하는 훼불행위가 아닌가”라며 “봉은사 측은 이러한 문제가 제기될 것 같으니까 체험관의 이름이 정해진 바 없다고 하나, 봉은사 홈페이지에는 영빈관으로 소개되고 있다. 봉은사가 이야기하는 국빈과 주요 외빈들이 원하는 것은 전통사찰문화체험이지 영빈관체험이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불교개혁행동은 봉은사 템플스테이 체험관 운영과 ‘자승 템플스테이 체험관 관장’에 대한 감시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했다.

불개행은 “봉은사 측은 다문화, 이주노동자, 새터민을 초청한다고 뒤늦게 밝히고 있다. 불교개혁행동은 국민의 세금과 신도들의 시주금으로 개관한 템플스테이체험관, 소위 영빈관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국고지원을 받았는지, 취지에 맞게 운영이 되는지, 자승관장이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고 감시할 것”이라고 했다.

“불교명예 실추 참회하고 무문관서 깨달음 수행해야”

불교개혁행동은 “피고발인으로 조사를 받은 전 총무원장 스님을 모시는 것은 봉은사와 종단 위상을 높일 것이라는 봉은사측의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하고 “자승 전 원장은 생수비리 의혹으로 종도와 불교계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을 참회하고 다시 무문관에서 정진을 하여 다이어트가 아닌 깨달음의 수행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영국 상임공동대표는 “자승 전 원장이 봉은사 템플스테이 체험관장을 맡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계획이 직영사찰 봉은사의 주지인 원행 총무원장에게 보고가 되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또 김 대표는 “종단 유력자들이 ‘박물관 관장’ 호칭을 쓰는 것은 봤어도 ‘템플스테이 체험관 관장’으로 나서는 것은 조계종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봉은사 재산관리인 원명 스님은 자승 전 원장이 영빈관에서 외빈을 영접한다고 했는데, 자승 전 원장이 영빈관을 자신의 로비장소로 이용하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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