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장은 우리 민족의 마지막 자존심”
“심우장은 우리 민족의 마지막 자존심”
  • 박선영 기자
  • 승인 2019.06.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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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학원·정법사·성북문화원, 사적 지정 후 첫 추모다례
▲ 만해 한용운 스님이 말년에 주석한 심우장에서 재단법인 선학원과 정법사, 성북문화원이 주최한 ‘만해 스님 75주기 추모다례재’가 봉행됐다.

만해 스님이 말년에 주석한 심우장에서 스님의 75주기를 기리는 추모다례재가 봉행됐다.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법진)과 정법사, 성북문화원(원장 조태권)은 만해 스님의 기일인 6월 29일 오전 11시 심우장에서 추모다례재를 봉행했다. 이 행사는 국가보훈처와 성북구, 만해 한용운선양사업지방정부행정협의회가 후원했다.

이번 추모재는 심우장이 지난 4월 8일 사적 제550호로 지정된 후 처음 맞는 추모행사라서 그 의미가 새로웠다.

추모재에는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 만해 스님의 영애인 한영숙 여사와 유가족, 선학원 임원 스님, 유승희 국회의원, 이승로 성북구청장, 조태권 성북문화원 원장, 유한동 홍성문화원장 등 사부대중 100여 명이 참석했다.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은 추모법어에서 영애 한영숙 여사와 나눈 이야기를 토대로 만해 스님과 그 가족들의 노고에 깊이 감동했다고 밝혔다.

법진 스님은 “저희 재단에서는 매년 국가보훈처의 후원 아래 만해추모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금년 학술제에서는 ‘만해와 독립운동’을 주제로 선학원에 10여 년간 주석하시며 벌인 독립운동을 역사적으로 증명해 발표했다”고 했다. 이어 “내년에는 1933년부터 1944년까지 심우장에서 주석할 당시 활동을 학술적으로 정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법진 스님은 “가난과 일제 압박에서도 바느질 하며 만해 스님을 뒷바라지하던 유 씨 부인과 일제 형사의 감시에서 하루하루 고통에 살았던 가족의 희생”에 감사를 전하며 “‘조선 땅 전체가 감옥인데 내가 어떻게 불을 때고 살 수 있겠냐’던 만해 스님의 자존심이 서린 심우장은 우리 민족의 마지막 자존심과 같은 곳”이라고 평가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추모사에서 “얼마 전까지는 서울시 기록물이있던 심우장이 많은 분들의 관심으로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50호로 승격돼 만해 스님에 대한 예를 지키는 것 같아 다행”이라며 “국가지정문화재가 된 만큼 성북구에서도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관리할 테니 국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열악한 부분을 해결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 지역구를 둔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성북갑 국회의원도 추모사에서 “사적 지정으로 국민적 차원에서 심우장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면서 “계속 다례재를 주관하는 선학원과 성북문화원 측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또 “만해 선사께서는 불교의 정신을 가지고 민족 독립의 중요한 역할을 해서 우리나라 불교의 격조를 새롭게 한 인물”이라며 “불교계 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귀중히 여기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북문화원 조태권 원장은 추모사에서 “만해 스님이 무력으로 3·1운동을 진압하는 만행을 보며 일제가 머지않아 반드시 망할 거라 예측하셨다”며 “당시 심우장은 다가올 독립을 기다리고 준비하던 희망과 실천의 공간”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 분단, 국민 분열로 어지러운 이때 만해 스님의 말씀과 실천을 기억해야 한다”며 “심우장에서 다가올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며 동지들과 실천의 길을 모색하던 스님을 본받아 통합의 길에 동참하자”고 제안했다.

▲ 망우역사문화공원 내에 있는 만해 스님의 묘소에서 다례를 올리고 있는 재단법인 선학원 임원과 영애 한영숙 여사.

이번 추모재에서는 길음초등학교 강다인(6학년), 이민혁(5학년) 학생이 만해 스님께 드리는 추모 편지를 낭송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다인 학생은 만해 스님이 독립 1년 전인 1944년 입적하신 것을 두고 “1년만 더 버티셨다면 광복이 되는 감격스러운 상황을 보셨을 텐데 너무 안타깝고 속상하다”며 “돌아가신 심우장에서 이 편지를 낭독하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슬픈 마음을 드러냈다. 또 “바른 어른이 되어 선생님이 목숨 걸고 지키신 이 나라를 잘 지키겠다”며 “이젠 우리나라 걱정은 내려놓으시고 편히 영면하세요”라고 추모했다.

이민혁 학생은 “식민지배의 아픔과 독립의 희망을 담은 시를 쓰셔서 우리나라의 국민들에게도 희망을 갖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시 하나하나에 깊은 의미가 담겨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편 선학원의 임원단은 심우장 추모재에 앞서 서울시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망우리추모공원)에 있는 만해 스님의 산소를 참배했다.

이 자리에는 이사장 법진 스님과 영애 한영숙 여사, 총무이사 한북 스님, 재무이사 정덕 스님, 교무이사 지광 스님, 이사 종근 스님이 참석했다.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불교저널>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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