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상신 단독후보 추천하려다 복수추천”
“선상신 단독후보 추천하려다 복수추천”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07.0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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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각범 이사장 “2후보도 내가 추천…BBS재단 반려하면 재추천”불교방송 사장후보 추천 사실상 주도 “경영계획서 안 받았다”

이각범 대한불교진흥원 이사장이 선상신 현 불교방송 사장을 단독후보로 밀어붙이려다가 불교방송 재단 정관 규정에 막혀 2후보까지 추천하는 등 불교방송 차기 사장 후보자 추천을 대부분 주도한 것이 확인됐다. 이 이사장은 선상신 현 불교방송 사장과 최윤희 제작국장을 차기 사장후보자로 추천한 인물이 자신인 것을 스스로 밝혔다.

또 공기업을 비롯해 우리 사회 많은 직군에서 객관성 있고 책임 있는 인사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도입하는 공모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지난 10여년 이상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사장후보자를 추천했던 관행조차 지켜지지 않는 데 이각범 이사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점도 드러났다. 이 이사장은 진흥원 이사 7명 가운데 자신은 1/7에 불과하다고 했지만, 사장후보 추천과 관련해 대부분의 내용을 주도했다는 것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불교방송 사장 후보자 추천권을 가진 대한불교진흥원의 수장인 이사장과 BBS사장의 유착관계를 의심하는 희망노조를 비롯해 사장후보자 추천을 상식 밖으로 처리한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전혀 근거가 없는 목소리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불교방송 재단 이사회가 대한불교진흥원에 후보자 재추천을 요청하면 이를 받아들여 공모제나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사장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밝히면서 이각범 이사장이 스스로 이번 불교방송 사장 후보자 추천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는 점을 시인한 셈이 됐다.

▲ 이각범 대한불교진흥원 이사장.

이각범 이사장은 3일 서울 마포 다보빌딩 15층 대한불교진흥원 이사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불교방송 사장 관련 내용 등을 설명했다. 이날 이 이사장의 기자간담회는 문건 없이 구두로 진행됐다.

“선 사장 단독후보 추천하려다 정관 때문에…2후보도 내가 추천”

이 이사장은 “불교방송은 어떤 개인의 전유물이나 입신양명의 장소가 아니고, 장경호 거사가 부처님께 바친 재산”이라며 “불교방송 사장은 현재와 미래를 위해 이런 분이었으면 좋겠다는 데 이사 7명의 의견이 모여 자료를 모아 후보자를 결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이사장은 “저는 잘하고 있는 사람은 계속 사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선상신 사장을 단독후보로 추천하려고 했지만, 불교방송 재단 정관이 복수추천 규정을 두고 있어 이를 위배하면 불교방송 재단이 선출절차를 밟을 수 없어 장시간 2후보를 논의해 선 사장을 1후보로 최윤희 제작국장을 2후보로 추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 이사장은 “최윤희 후보 역시 제가 추천했다. 제 소견이 주된 소스(정보)로 이사들에게 전달됐다.”면서 “저와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수용하는 태도나 음악 감수성이 상당히 열려 있고, 섬세했다. 또 공채 2기이고 불교방송의 미래를 위해 여성을 내세울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사실상 단독후보로 선상신 현 사장을 추천하려다가 최윤희 후보를 2후보로 내세운 것이 “들러리”를 세우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에 이 이사장은 “들러리가 아니다. 들러리였다면 내세우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원래 1후보와 2후보는 순위가 있는 것이지만 그렇게 하려다가 단순히 가나다순으로 정했다.”고 했다.

“사장후보 추천 너무 직선으로 갔다” 절차적 문제 인정

그러면서도 이 이사장은 2후보를 자신이 추천한 것과 공모제가 아닌 이사회 직선으로 후보자를 선택한 부분에 대해 “대중이 들으면 쉽게 납득이 되겠냐는 것인데, 너무 직선으로 갔다.”고 인정하면서 “그렇지만 2후보를 놓고 3시간 30여분 동안 (선상신 1후보 제외한) 6명의 후보자를 놓고 치열하게 논의했다.”고 했다.

불교계 유일한 공중파 방송의 사장을 공모나 추천위원회를 통해 추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각범 이사장은 ‘공모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이사회에서 공모제를 하지 않는 데 일부 이사가 이의제기를 했다는 점도 공개했다.

이 이사장은 “이사회 당일 다른 이사들에게 추천절차를 말씀드렸지만 ‘왜 공모절차를 거치지 않느냐’는 이의제기가 있었다.”면서 “그래서 이사들에게 공모제를 하면 사장이 되고 싶어 하는 분들이 스님들(불교방송 이사 스님들 또는 조계종 스님들)을 찾아다니게 되고 불교방송 사장 후보자 선출과정이 선거판이 될 수 있으니, 좁은 동네(불교계)에서 어떤 분들이 어떤 후보를 마음에 드는 지 다 들리기 때문에 이런 분들의 인적사항을 찾아 이사회에서 논의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각범 이사장은 과거 진흥원이 불교방송 사장후보자를 공모하지 않고 이사회가 내부 회의로 결정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하지만 최근 10여년 이상 불교방송 사장후보자는 공모절차를 거쳐 뽑았다. 이채원·선상신 두 사장 이전인 2008년에는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사장 후보자를 논의했다. 당시 추천위에는 진흥원의 이사와 감사 등 모두 7명과 불교방송의 이사 2명과 감사 1명, 불교단체 및 신도단체 인사 2명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된 추천위가 꾸려져 사장 후보자 추천을 논의했었다. 당시 후보자 중 한 사람이 현 이각범 이사장이었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당시 자신은 청와대의 낙점으로 국책연구원 원장에 임명되기 직전에 진흥원 측이 후보자로 추대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 이각범의 '화쟁토론' (사진=불교방송 홈페이지 갈무리)

이사회 독선적 운영? “BBS재단 이사회가 반려하면 재추천”

이각범 이사장이 최근 경영성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바탕으로 선상신 현 사장을 차기 사장 단독후보자로 추천하려 했던 것을 직접 드러내고 2후보인 최윤희 제작국장까지 직접 추천한 것을 인정하면서 사실상 사장후보자 추천 이사회를 이사장이 독선적으로 운영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각범 이사장은 간담회에서 “사장 후보 추천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겠냐는 이야기를 하신다.”면서 “과거에 진흥원 이사, 불교방송 관계자, 불교계 인사 등으로 추천위를 구성해 사장 후보자를 뽑았으면 하자가 있다는 오해는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불교방송 재단 이사회에서 진흥원이 낸 후보자들이 절차상 문제가 있지만 두 후보자의 자격이 훌륭하다면 선출할 수 있을 것이고, 방송재단 측이 진흥원이 사장 후보 선출과정에서 공모제나 추천위를 통해 했으면 좋지 않았겠느냐 면서 스님들이 요청하시면 당연히 받아와서 절차를 보완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이사장은 “진흥원 이사 2명과 방송전문가 2명, 불교계 인사 2명 정도와 진흥원이사장 등 모두 7명 정도의 추천위를 구성해 사장후보자를 추천했으면 오해는 불식시키지 않겠냐.”고 했다. 또 “이미 추천은 이루어졌고 추천권자로 불교방송 이사회에 넘겼다. 이사장이나 직원이 이를 받는다, 못 받는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불교방송 이사회가 못 받겠다고 결정해 돌려보내면 당연히 다시 받아와서 절차를 보완해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각범 이사장이 먼저 나서서 후보자 추천 절차를 다시 밟지는 않겠지만, 불교장송 재단 이사회가 요구하면 추천위를 통해 재추천하는 절차를 밟겠다는 복안을 드러낸 것이다.

“불방재단 이사스님들 무시한 처사”…“종하 스님과 교감”

여기에 이각범 이사장이 불교방송 재단을 자극한 것으로 보여 향후 사장 후보자 추천을 둘러싼 마찰이 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불교방송 재단 한 관계자는 “진흥원은 불교방송 재단의 어떤 공식적인 요청도 없이 현 사장의 임기가 3개월 가까이 남은 시점에서 독단적으로 사장후보자를 추천해 서류를 보내 왔다.”면서 “이는 불교방송 재단 이사 스님들을 무시한 것 아니냐”고 했다.

이각범 이사장은 불교방송 재단 측과 협의 또는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런 일 문제는 (불교방송 재단) 이사장 스님과 충분히 의견을 나눈다.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진흥원이 추천권이 있다고 후보자를 뽑아 받으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이사장 스님은 막판에 공모를 권하셨다. 제가 외부 공모로 불교계를 들쑤실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불교방송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 이각범 이사장은 “법적 도덕적 문제가 전혀 없으며, 희망노조의 주장은 ‘화쟁토론’ 진행자 개인이 아닌 진흥원 기관 전체를 모욕하고 위상과 명예를 공격한 것인 만큼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며, 소요되는 경비는 진흥원이 모두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법인카드 개인적 사용 없어…희망노조에 법적 대응 밟을 것”

그러면서 “법인카드를 특급호텔에서 사용했지만 사적인 것이 아니며 매번 모일 때마다 파워포인트나 녹취자료가 있다. 모일 때마다 ‘화쟁토론’이라고 되어 있지 많지만, 전직 장관 스카이 대학 총장 등 저명인사들이 밥이나 얻어먹으려 모인 것처럼 하는 것은 심한 매도”라고 했다.

법인카드가 사용된 모임에 대해 이각범 이사장은 “박근혜 대통령 때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한 분, 굴지의 정토통신회사 전직 대표와 현직 대표, 중견기업 CEO 등이 참여하는 모임이다. 이 모임이 ‘화쟁토론’을 위한 모임으로 만들어지면서 몇 분은 반대의견을 내고 탈퇴했다.”면서 나를 믿고 매달 토론 참가비도 받지 않고 나와 줬던 분들이다. 그분들 명단이 공개되면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돼 불명예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이 이사장은 박태준 전 포철 회장과의 인연을 말하면서 “불교방송 사장의 자격 요건은 재정상태가 건전하도록 만들 사람이어야 한다.”면서 “선 사장은 월급도 주기 어려운 불교방송을 잘 운영해 현재는 적립한 돈이 있을 정도로 만들었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나는 방송 진행자를 시켜줬다고 해서 선 사장을 사장후보로 추천할 사람이 아니다.”면서 “희망노조는 사장 추천권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진흥원의 위상을 흠집 내려 한 것”고 했다.

한편 불교방송 재단은 희망노조가 제기한 선상신 사장 공금횡령 의혹 등에 대해 지난 1일 감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방송 재단은 감사로부터 보고서 접수하면 이를 이사진들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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