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떨어지는 물이 돌을 뚫는다〔水滴穿石〕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이 돌을 뚫는다〔水滴穿石〕
  • 법진 스님
  • 승인 2019.07.10 2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시아문 117 - 정진(精進)

여름은 몸과 마음이 들뜨기 쉬운 계절이다. 더운 날씨 탓에 몸은 쉬이 지치고, 휴가를 앞둔 마음은 이미 산과 바다로 내달릴 터이다. 온갖 욕망에 노출돼 있는 세간에서 살아가는 이에게 여름만큼 삶을 돌아보며 마음을 가꾸기 쉽지 않은 계절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마음을 다잡고 정진에 힘써야 하는 것이 불자의 자세이다.

진평공(晉平公)이 사광(師曠)에게 물었다. “내 나이 70인데 지금 배우고자 하지만 이미 저문 것이 염려되는구나.”

사광이 말했다. “저물었으면 왜 촛불을 밝히지 않습니까? 신(臣)은 듣건대 소년의 배움은 해 뜰 때의 볕과 같고, 장년의 배움은 한낮의 햇볕과 같으며, 노년의 배움은 촛불의 밝음과 같다 했습니다. 촛불이 밝은데 누가 어두움과 함께 가겠습니까?”

당 도세 스님이 지은 《법원주림》에 나오는 일화다.

한 줌 햇볕은 대낮을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작은 촛불은 칠흑 같은 어둠을 환히 밝힌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작은 결심이 큰 빛을 발한다. 삶이란 끊임없이 배워가는 여정이다. 그러니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서 평생을 번뇌 속에 살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죽은 물고기만이 물결을 따라 흘러가는 법이다. 마음 내키는 대로, 시절의 조류에 몸을 맡기는 것은 강을 거슬러 오르지 못하고 물결 따라 흘러가는 죽은 물고기의 삶과 같다.

고된 삶이 눈앞에 놓이고 온갖 욕망이 유혹하여도 게으르지 않고, 목표를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불자의 삶이다.

“작은 물도 끊임없이 흐르면 능히 돌을 뚫는 것과 같아서, 끝없는 정진 앞에는 못 이룰 일이 없다”는 《열반경》의 말씀처럼 간단(間斷) 없는 노력에는 ‘열반의 성취’라는 달콤한 열매가 맺힌다.

법진 스님 | 본지 발행인,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불교저널>에도 실렸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34-733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법인명 : 뉴스렙
  • 제호 : 뉴스렙
  • 등록번호 : 서울 아 0043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7-09-17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뉴스렙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렙.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etana@gmail.com
  • 뉴스렙「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조현성 02-734-7336 cetana@gmail.com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