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편찬원, 조선 서울의 속살 탐구 ‘쉽게 읽는 서울사’ 조선편
서울역사편찬원, 조선 서울의 속살 탐구 ‘쉽게 읽는 서울사’ 조선편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9.07.22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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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편찬원, 시민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쉽게 읽는 서울사’조선편 발간
▲ 쉽게 읽는 서울사 조선편 1과 2의 표지

[뉴스렙] 서울역사편찬원이 서울 역사를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도서를 발간했다. 책 제목부터 ‘쉽게 읽는 서울사’다. 작년 고대편과 고려편을 시작으로, 올해 조선편 2권을 발간했고, 2021년까지 개항기편·일제강점기편, 현대편을 매년 2권씩 발간해 총 8권의 시리즈를 완간할 예정이다.

‘쉽게 읽는 서울사’는 편찬원이 서울의 각 시대별로 흥미 있는 주제를 쉬운 문장과 짧은 분량의 글로 시민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2018년부터 발간을 시작한 시리즈 도서다. 올해는 조선시대 서울을 대상으로 40가지 주제의 읽을거리를 선정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 중 흥미로운 주제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서울 사람들의 신분 구성 : 조선시대 서울에는 30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으며, 또 많은 수의 사람들이 각자의 필요에 따라 서울로 올라왔다가 내려가기도 했다. 그런데 조선시대는 신분제 사회였기 때문에 서울 사람이라고 다 똑같은 사람은 아니었다. 왕실이나 경화벌열京華閥閱처럼 최상층에 우뚝 선 자가 있는 반면, 관료층의 모집단인 양반 사대부, 서리·화원·의원·율사律士·계사計士 등 전문가 집단인 중인, 상인, 평민, 노비 등 다양한 신분이 어울려 산 곳이 바로 서울이었다.

조선후기 서울 사람들의 신분별 변동 : 조선후기가 되면서 서울은 여러 모로 변했다. 대대로 서울에 살면서 고관대작을 배출하는 가문들인 경화벌열이 출현했고, 학문 정보와 과거 응시 기회가 서울로 집중되자 관료가 목표인 양반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서울을 벗어나지 않으려고 애썼다. 중인들은 축적된 재산과 학문적 소양을 바탕으로 신분 상승 운동과 여항문학 운동을 전개했고, 평민들은 큰 흉년이 드는 재앙을 만나면 스스로를 노비로 판매하는 자매문기自賣文記를 작성하기도 했다.

경제계의 변화 양상 : 경제계에선 시전 상인과 칠패·배우개 등을 거점으로 한 사상 간의 대립이 격화됐으며, 대동법에 따라 출현한 공인들이 관청에서 필요로 하는 물건을 부지런히 실어날았다. 상업 중심지로서 한강변의 위상이 더 높아지면서 거점 지역도 서강·마포·용산에서 서로는 망원정, 동으로는 뚝섬까지 확대되어 갔다.

서울에서의 과거 시험 : 관원을 선발하는 시험인 과거는 조선후기가 되면 그 규모가 엄청 커졌다. 3년마다 정기적으로 보는 식년시 외에 비정기적인 과거 시행도 잦아졌다. 과거를 시행한다는 공고가 나면 전국에서 엄청난 사람들이 서울로 몰려들었다. 1800년 정조가 세자 책봉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거행했던 과거를 예로 들면, 문과에 11만 명, 무과에 3만 5천 명 등 15만 명에 달하는 수험생이 응시했고 이 중 서울 사람을 5만 정도로 보면 10만 명이 한양으로 올라온 셈이니 과거가 진행되는 동안 서울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서울의 주택난과 해결책 : 조선후기의 서울 인구는 30만 명 안팎으로 추산한다. 전기의 15만 명과 비교하면 배가 늘어난 셈이다. 인구가 폭증하면서 부딪친 가장 큰 문제는 주택난이었다. 이에 힘 있는 자나 양반들이 서민들의 집을 무단으로 빼앗는 ‘여가탈입閭家奪入’ 현상이 나타나 17세기 중반 이후 국가의 고민거리가 됐다. 지방에서 올라온 무주택자는 집을 빌리는 차입借入이나 세 들어 사는 세입貰入의 형식으로 거주지를 확보했다. 집을 빌리는 경우 전체를 빌리기도 하고 사랑방이나 행랑 등 일부만 빌리기도 했다. 차입이나 세입은 ‘가쾌家?’라 부르는 중개인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차입이나 세입의 대가로 세전貰錢을 지급하고 이를 확인하는 문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쉽게 읽는 서울사’ 조선편에는 이외에도 서울에서의 군사훈련 양상과 수도방위 실태, 외국 사신의 접대, 부군당, 관왕묘, 소방방재 시스템, 각종 금령禁令 제도, 형벌 집행, 명승지, 천문 관측, 기우제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쉽게 읽는 서울사’ 조선편에 실린 한 편 글의 분량은 15쪽 정도로 단숨에 읽기에도 부담이 없다. 관련 사진과 그림도 함께 수록해 글을 이해하기에 더욱 좋다. 조선편의 집필자는 총 40명이다. 조선시대 서울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기 위해, 정치·경제·사회·사상 등을 전공하는 역사학자들뿐 아니라 국문학자, 민속학자, 천문학자, 미술사가, 복식사가, 법학자 등 다양한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이 책은 가볍게 읽는 책이다. 책 속의 각 글들은 분량이 많지 않아 단숨에 읽을 수 있다. 읽다가 잠시 쉬었다 나중에 다시 읽어도 된다. 이 책의 목적은 어렵게만 느껴지는 역사책이 아닌 시민들에게 쉬운 역사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읽는 서울사’조선 편은 서울 주요 공공도서관에서 열람할 수 있으며, 서울 신청사 지하의 서울책방에서도 300권 한정판을 구매할 수 있다. 이후 서울역사편찬원 홈페이지에서 전자책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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