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 발전 위해 종단차원 지원 절실”
“동대 발전 위해 종단차원 지원 절실”
  • 불교닷컴
  • 승인 2006.09.2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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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영배스님 인터뷰∙∙∙”교수회 직선후보 인정못해”

동국대학교 이사장 영배스님은 동국대 발전을 위해 현재 총장을 선출하는 것이 급선무이고 종단 차원의 적극적인 협조도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님은 총장선출 방식에 대해 “총장선출권한이 이사회에 있는 만큼 총추위를 통한 선출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고 “대학 본연의 목적인 교육과 경영마인드를 갖춘 인물이라면 대내외를 가리지 않고 선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영배 스님은 28일 오전 11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구성원간의 단합을 강조했다. 27일부터 취임 5개월을 맞는 동대 이사장 영배스님으로부터 학교 발전방안에 대한 대안을 들어봤다.

다음은 영배 스님과의 일문일답이다.

- 교수회 등의 직선제 후보 선출 강행 등 총장선출을 둘러싼 잡음이 만만치 않은데.

△ 총추위를 구성하는 2가지 목적이 있다. 교수회의 주장은 과거에도 민주적 절차에 의해 총장을 선출했고, 직선 총장이 나와야 나열된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총추위는 비민주적인가? 직선 총장 시대의 시발점은 민병천 총장부터다. 송석구 전 총장이나 홍기삼 현 총장도 직선으로 선출됐다.

분명한 것은 (현행 정관에 따르면) 총장선출권한은 이사회에 있다. 과거 직선으로 추천한 경위는 참조 사항은 될 것이다. 총장 직선제는 관행적인 것이지 적법한 절차는 아니다. 교수회에서 총장을 선출하겠다고 몇 달 동안 진행 중인데 서울과 경주 캠퍼스는 완전히 선거판이 되었다. 명확하고 구체적 계획을 제시해 총장으로 나온다면 아주 좋은 일이다. 그러나 선거라는 것이 편이 갈리고 당선되고 나면 논공행상으로 자기편에게 보직을 맡긴다. 정치판과 똑같아진다. 떨어진 쪽은 임기 4년간 공격을 해댄다. 선거가 끝나면 하나가 되어 학교발전에 기여해야 하는데 그 동안 그렇지 못했다.

둘째는 시대적 요구사항이 있다. 동국대뿐만 아니라 대학사회에서는 총장 선출에 고민이 많다. 전국에 363개의 4년제 대학이 있는데 자녀수가 줄어들면서 입학생 수요가 많이 적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학간 경쟁을 유도해 자생력을 가지도록 하는 교육정책을 펼치고 있다. BK21을 통해 대학원 중심 대학과 구조개혁선도대학이 그것이다. 대학들이 입학정원을 줄이고 있다. 연세대와 고려대도 작년 입학정원을 800여명을 줄였다. 동국대는 어떤가. 작년에 500여명 정도 줄였더니 난리가 났다.

대학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다. 국가교육정책지표도 따라가야겠지만 구조적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나가야 한다. 그런 바탕에서 실제 학교 운영과 관리의 총책임자는 총장이다. 어떤 총장을 모셔야 하나 고민하다 학내외를 가리지 않고 대학간 경쟁을 이겨내고 재정 확충의 능력이 있는 분이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학의 본연은 교육이지만, 적어도 경영 마인드를 가진 분이면 참 좋겠다. 이것이 시대적 요구상이다.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이사장이 기업 사장을 내정해두고 처리한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구성원간 불신 요인이 많아 일정 부분 이해도 간다.

학내라도 경영 마인드 가진 사람이라면 환영이다. 총추위에서는 학내외를 가리지않고 전문가를 모시려고 한다. 지금 학교가 할 일이 많다. 일산병원에 1,200억이 투입됐고, 일산병원 외에 동국대 의료원들(경주 포항 한방) 운영 문제도 있다. 신공학관과 기숙사 건축도 예정돼 있으며, 경주 100주년 기념관도 준비 중이다. 의학전문대학원이 올 초 인가 받았고 법학전문대학원 경영대학원도 준비중이다. 후보자들이 현재 준비중인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플랜을 제시하면 총추위에서 거르겠다. 단지 교수의 이익 대변자 혹은 인기 많은 교수를 선출할 것인가. 새로운 백년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사장 혼자 힘으로는 어렵다.

4년 임기동안 학교시스템, 조직문화, 정서적 문화를 바꾸고 싶다. 그동안 종단 파견 이사가 와서 대체적으로 편안하게 가만히 지내자는 문화가 팽배해 있었다. 바꾸지않고서는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작년에 18명의 교직원을 구조조정했다. 무척 가슴 아팠지만 학교를 위해서 어려운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자기 밥그릇만 찾는다면 학교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바깥은 무한 경쟁의 시대다. 변화가 필요하다. 변화를 위한 희생과 양보라면 본인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간절한 마음으로 총장 선출을 진행한다.

동국대의 성장여부는 교계 언론의 책임도 있다. 애정어린 관심과 비판 해달라. 기자들도 마음속으로는 학교가 변해야 한다는 점을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27위를 했다. 27위는 기본이지 나아진 것 아니다. 적어도 20위권 내에 항상 들어가야 한다. 그나마 개선도 부분에서 8위에 올라섰다. 2~3년간 현 총장과 법인이 함께 많은 노력을 한 결과다. 일산불교병원에 1200억을 ‘올인’ 하는 바람에 지난 6년간 교육환경은 황폐화했다. 아직도 60~70년대 칠판과 책상을 사용하는듯한 강의실도 있다. 요즘 학생회 대표를 불러 학교발전에 대해 면담한다. 학생들이 변화하는 타 대학의 상황을 알려준다.

- 보광 스님이 교수회에서 직선으로 선출한 후보를 총추위에서 받아주지 않겠냐고 했는데, 오늘 교수회 선출결과 수용방향은?

△ 현행 규정상 총추위에 받지 않을 것이다. 교수회가 공식적으로 총추위를 거부했다. 거부한 측에서 총추위에 들어오겠다는 것은 말이 맞지 않다. 후보자 개인의 의견일 것이다. 교수회 입장을 보고 추후 생각해 보겠다.

- 교수회에서 총장 후보 선출을 강행할 것을 알고 있었는데, 어떤 대책을 논의했나?

△ 과거에는 교수회에서 공고를 내면 법인에서 경고를 하는 식이였다. 교수회는 법적 권한이 없는 자율적 임의 단체다. 교수님들의 자율적 선택 과정을 이사회에서 이사장이 막을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이사회에서 결과를 수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오늘 간담회가 마침 교수회 후보 선출일과 겹쳤는데 일부러 맞춘 것은 아니다. 일정을 변경하려 했으나 조율이 어려웠다.

오늘 교수회에서 어떤 입장으로 나올지 교수회 총장 후보자 선출을 지켜볼 뿐이다. 새로운 변화에는 희생과 고통이 따르는데, 절대 피할 생각 없다. 기존의 이사장 이미지에 변화를 줄 것이다. 왕권적 권위를 가지고 이사실에 칩거하지 않겠다. 수평적 권위로서 교수 교직원 학생들을 대할 것이다. 이미 각 단과 대학실에서 학과장들과 2~3시간씩 면담도 했다. 틀을 깨고 싶다. 이사장과 총장 한 두 사람이 학교를 움직이면 안된다. 이사장과 총장이 밑바닥까지 알지 못하고 결제만 한다면 안될 일이다.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사고를 전달해야 비로소 소통과 대화가 가능하다. 처음부터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

- 종단과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나?

△ 이사회에 종단 파견 이사가 있는데 이분들과 합일점을 찾아가는 간접적 종단 관계가 있고, 직접적 관계는 총무원 그러니까 총무원장 스님과의 관계다. 이사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원장 스님과 의논하고 싶었으나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지난 5월 11일 원장 스님을 찾아갔을 때 4분만 면담하고 나왔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 종단이 대정부관계에 조금만 협조해 주면 동국대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국가에서 차지하는 불교의 위상이 있지 않은가.

△ 무엇보다 종단의 대정부 관계 지원이 절실하다. 일례로 의학전문대학원을 인가 받고 2009년부터 신입생을 받는다. 일산병원으로 인가 받지 못하면 경주캠퍼스에 대학원이 설립된다. 노력하고 있는데 쉽지가 않다. 대기업에 후원금을 받은 부분도 그렇다. 이런 문제는 종단에서 나서면 쉽게 해결된다. 불교역사문화기념관 때와 마찬가지로 명목상 불교계에 지원하는 명분을 만들면 간단하다. 다음에 총무원장 되실 분은 학교와 뜻이 맞으면 좋겠다. 10월 종회 즈음해서 총무원장 스님과 만나려고 한다. 그분을 어른으로 섬기려는 생각이다.

- 종립학교인데 종단에서 어떤 지원을 받고 있나?

△ 종단에서 법장스님때 제정된 1억원 규모의 장학금 외에 지원은 없다.

- 동국대의 운영 방향은?

외형적으로 중앙일보 대학평가 20위권 내에 묶어두겠다. 동국대 이미지가 인문학 중심 대학이다. 인문학 위기론이 아니라 인문대학의 위기라는 신문 칼럼을 본 적이 있다. 인문학을 운영하는 사람이 문제라는 뜻일 것이다. 사회적 요구는 경영인이며 취업에서는 이공계가 유리하다. 동국대는 종합대학에 걸맞는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육성하겠다.

- 동국대 총장에 불교신자가 아닌 사람이 될 가능성도 있는데, 동국대의 정체성은?

△ 비불자는 절대 총장으로 선출하지 않는다. 그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불자 혹은 무교인 사람 중에서는 불교에 귀의하는 것을 선행한 다음에 선출할 것이다.

- 학내 포교방안은?

△ 취임하고 주관한 정각원 법회에서 108배를 하고 법문을 했다. 그랬더니 신임 이사장이 교수들 길들인다는 소리를 하더라. 나는 수행자다. 적어도 수행자가 부처님 앞에서 법회를 주관하는 것에 대해 그런 소릴 들었을 때 충격을 받았다. 법회 때 출석부에 서명도 하더라. 동국대 교수로 선임되거나 교직원이 되려면 신행증을 첨부해야 한다. 적어도 대학 교수와 교직원이라는 사람들인데, 출석부를 없애라고 했다.

정각원에도 수행자로서 감동을 줄 수 있도록 법회 운영 방식을 바꾸라고 주문했다. 정각원장은 권위 있는 자리지만 직접 단과대를 돌아다니면서 면담했다. 교수들이 법회 참석을 하지 않으려 불만이 많다. 나도 법회 때는 가능한 참석하려 한다. 또한, 불교대학으로 선도적 역할 못해 굉장히 아쉽다. 학문적 영역과 스님의 모습에 대한 영역 둘 다에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고민이 많다. 동국대 불교대학에 대한민국 석학이 없다. 오히려 타 대학 일반 대학에서 논문이 더 많이 나온다.

- 단과대학인 불교대학의 위상 문제는 어떻게 보나

△ 불교대학은 총장도 손 대지 못한다. 스님의 영역이라는 암묵적 동의가 있는 것 같다. 불교대학 발전위원회를 2년전 만들어 공청회도 수 차례하고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이런 방안들을 불교대 교수들이 먼저 수용해야 한다. 불교를 현대화 하고 새롭게 인식시키려면 응용불교도 필요하다. 불교대학은 학생 비율보다 교수가 많다. 불교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도 적고 수익성에서는 떨어지지만 종립대학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불교대학 나온 사람이 취업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종단이나 사찰에서 수용해 줘야 한다. 교수들의 학문적 열의도 중요하다.

- 이사회 회의를 공개적으로 진행해달라는 취지의 기자단 공문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 회의는 공개하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다. 가능하면 공개하도록 노력하겠다. 상황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할 경우는 정식 브리핑 체계를 갖추겠다.

- 학교발전을 위해서는 전문가적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데, 스님 이사수가 너무 많지 않나?

△ 동국대는 13명의 이사가 있고 그 중에 스님 이사가 9명이다. 이사수가 타 종교대학에 비해 많은 편인데 13명까지 된 연유는 잘 모르겠다. 종단 설립 주체로서의 역할과 관계 때문이 아니겠는가. 오히려 스님들은 스님 이사 수를 늘여달라고 요청한다. 스님들이 전문성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그래서 이사회 안건이나 정책 결정에 미진하다. 나도 이사가 된지 5년인데 나름대로 교육, 각종 정책 등 필요한 영역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한다. 스님들이 전문성이 부족을 공부로 채워갔으면 한다. 얼마 전 학교의 중요한 프로젝트를 프리젠테이션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스님 이사들이 참석하지 않더라. 이사회가 열리기 전 미리 안건을 보내드리지만 숙지를 잘 안해 오고, 당일날 그때 안건을 보고 이해하면서 회의를 하려니 잘 안된다.

- 스님 이사수를 늘여달라는 측의 명분은?

△ 잘 모르겠다. 종단에서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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