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클하게 다가온 법현 스님의 나가노 금강사 전법2
뭉클하게 다가온 법현 스님의 나가노 금강사 전법2
  • 보송 배종대
  • 승인 2019.07.2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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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본 나가노 금강사에서 양력으로 맞이하는 백중을 지내면서

[뉴스렙] 일본 나가노 금강사에서 지난 15일 오전 10시에부터 오후 1시까지 장장 3시간이 넘게 진행된 백중추선법회는 대령(영가를 맞이 함)부터 관욕(영가를 목욕시키고 새 옷을 입힘), 결계(경전독송), 헌공(불보살님께 청하고 공양올림), 설법, 신중퇴공, 추선공양(영가들에게 공양을 올림, 아미타불의 위신력으로 극락왕생을 발원), 봉송(영가를 극락으로 환송함) 순으로 진행하였다.

법현 스님의 말씀대로 추선법회는 일반 백중 천도재와는 달리 영가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성격이라고 하듯이 추선법회의 의식에는 스님께서 심혈을 기울리신 흔적이 곳곳에 묻어있다.

전 과정이 일단 한문인 아닌 이해하기 쉬운 한글로 되어 있고 중간 중간 마다 과정에 대한 유래 및 설명을 하신다. 초기경전중 하나인 ‘담장밖경’을 결계에 독송하며(뒤의 추선공양의 장엄염불과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초기와 대승의 적절하고 미묘한 화합이라고 불러도 좋을듯 하다) 반야바라밀이라는 뜻을 ‘이룬 슬기’로 표현 하였고 설법하시기전 경쇠를 치면서 자비명상으로 나와 남, 사회와 영가 모두에게 자비의 마음을 내게 하시는 부분이 너무 좋았다.(어떤 종단의 어떤 법회의 설법 전이나 특히 천도재에 이런 시간은 없을 것이다. 무척 새롭고 재를 지내는 사람과 영가 모두가 위로받는 순간이다)

마지막 봉송에서 소대에서 스님이 마지막으로 읽는 '문밖에 서서 보내드리는 선망~'구절은 정말 영가를 보내드리는 마음을 지성으로 표현한 부분이 너무 좋았다. 법회가 끝나고 지난 4월 일본 본문사 상행원에서 기증 받으신 부처님 진신사리 일과를 동참한 신도들 모두 특별히 친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내년에 정식으로 사리친견 법회를 가질 예정이라 하신다) 동참한 신도들을 생각하시는 스님의 배려에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일본 나가노를 비롯 곳곳에서 재일교포 분들이 삼십여분 참여하였다. 게다가 도쿄에서 삼십대의 젊은 재일교포 3세 여성들 세분이 금강사 게스트하우스 성수원에 하루 숙박하러 왔다가 스님의 법력에 감화되어 추선법회 참여하였다.

 

예전 당나라 때 일숙각(一宿覺)이라는 영가 현각대사가 있었다. 조계산(曹溪)의 육조 혜능(慧能)대사를 찾아가 문답하여 인가(印可)를 받고 하룻밤 자고 가라는 말에 하룻밤을 묵은 후 용흥사로 돌아와 선풍(禪風)을 크게 일으켰는데 현각대사의 시호가 무상(無相)이다. 이런 옛 이야기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법현 스님도 당호가 무상이니 묘하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그녀들이 재일교포이지만 전혀 몰랐던 한국전통과 불교을 금강사에서 하룻밤 묵어가다 알게 되었고 그로 인해 발심하여 앞으로 더욱 한국과 불교를 인연 맺고 공부하게 된 소중한 순간이라 생각된다.

법회에 참여하신 대부분의 신도님들은 일본에서 고향을 그리며 수십년 혹은 평생을 살고 계신 분들이었다. 스님은 법회를 진행하는 중간 중간 어려운 한글 부분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설명을 덧붙이고 일본어로 다시 부연 설명하셨다. 그러니 두시간 예정되었던 법회 시간이 길어 질 수밖에 없지만 신도들은 스님의 정성에 감복하고 그 추선법회의 여법함은 두말 할 나위가 없었다.

연세가 많은 분들은 이로 인해 그간의 고생을 추억하며 위로 받고 젊은 분들은 타국 일본에서 미래를 기약하는 순간 같았다. 이것은 모두 타국에서 돌아가신 선대 조상님을 매개로 한 것이다. 조상님을 통해 크게는 부처님, 가르침과 스님 즉 삼보와 인연 맺고 조상님을 통해 재를 지내는 사람은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 그리고 미래와 인연 지으며 작게는 일본땅에서 신도들이 한국과 그리고 금강사 그리고 태고종 법현 스님과 대진 스님과 인연짓는 작복(作福)의 순간이었다.

추선법회가 긴시간이라면 현재와 미래를 기약한다면 짧은 시간이며 추선법회가 그래도 짧다고 생각한다면 그 짧은 시간이지만 영가들에게는 영원한 시간 이었을 것이다. 법현 스님은 신도들과 영가를 축원하시면서 법당에 계신 신도 한분 한분과 모두 눈을 맞추시는 모습과 정성이 아름다웠다. 아마도 이로 인해 영가들은 즐거워하고 다시 극락에 돌아가심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법현 스님의 상좌 대진 스님은 항상 금강사에서 상주하며 여러 애로점과 난관을 이겨내고 기도와 예불을 열심히 하신다. 대진 스님의 평소 노력이 있기에 여법한 추선법회가 가능할 것이다. 글을 통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금강사의 숙소인 성수원에 계신 관계자와 대중 모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의 인사전하며 더불어 금강사 사부대중이 모두 합심하여 더욱 성장하는 금강사가 되고 재일교포들의 쉼터이자 정신적 고향이 되고 이로 인해 일본에 한국문화와 불법을 전파하고 경색된 한일관계가 좋아지는 마중물이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도 역사의 상흔 속에 상처받은 재일교포들 그리고 억울하게 돌아가신 많은 한국인 영가들이 편히 쉴 수 있고 위로 받는 공간이 되기를 기원한다.
 
나무 아미타불 나무 아미타불 나무 아미타불
일본 나가노 금강사에서
보송 배종대 합장

(출처 = 볍현 스님 페이스북)
(출처 = 볍현 스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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