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종 설립 운동
임제종 설립 운동
  • 이창윤 기자
  • 승인 2019.08.0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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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불교의 정통성은 임제종에 있음 천명
▲ 조선임제종 종무원 발기 취지서

원종(圓宗)은 1910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종단이다. 원종은 친일 성향이 강했던 불교연구회를 대체해 설립됐지만 대중의 기대와 달리 창립 초기부터 친일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해 10월 종정 이회광이 일본에 건너가 조동종과 ‘연합 맹약 7개조’를 체결하고, 조선불교를 일본불교에 예속시키려 책동했다. 이에 대항해 조선불교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임제종 설립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났다.

‘임제종 설립 운동’은 한용운 스님을 비롯해 박한영, 진진응, 장금봉, 김종래 스님 등이 주도했다. 이들은 11월 16일 광주 증심사에서 승려대회를 개최했지만 동참자가 적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한용운, 박한영, 오성월 스님 등이 격문을 전국에 보내 동참을 호소했다.

박한영 스님은 1920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이와 같은 중대 문제(이회광이 조동종과 맹약을 체결한 일)를 그대로 둘 수 없어서 지금 47인의 한 사람으로 서대문 감옥에 들어가 있는 한용운과 나와 두 사람이 경상도, 전라도에 있는 각 사찰에 통문을 돌려 반대 운동을 했다”고 술회한 바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이듬해인 1911년 1월 15일 영·호남 스님들이 순천 송광사에 모여 총회를 열고, 원종에 대항하는 새로운 종단으로 임제종을 세우기로 결의했다. 참석자들은 임시종무원 관장으로 선암사 김경운 스님을 선출했다. 하지만 연로해 직책을 수행하기 어렵자 한용운 스님에게 직무대행을 맡겼다.

새로운 종단의 이름을 임제종으로 내세운 것은 “조선불교는 태고 보우 이래 임제종이 중심을 이루었으므로 일본의 조동종과는 병합될 수 없다”는 논리였다. 그 바탕은 조선불교의 전통성은 원종이 아니라 새로 설립한 임제종에 있음을 천명한 것이다.

박한영 스님은 “조선불교의 연원이 임제종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조동종과 연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고, 한용운 스님은 “우리는 그(이회광)를 막기 위해 임제종이란 종(宗)을 창립하여 그의 반대운동을 일으켰는데, 이 운동이 다행히 주효하여 이회광의 계약은 취소되어 조선의 불교는 그냥 살아 있게 된 터이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스님은 또 “조선불교의 부흥을 도모할 때 원종의 맹약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다른 종단을 별도로 세워야 원종을 자멸케 함이 첩경이라는 견지에서 조선 고유의 임제종을 창립하였다”고 회고했다.

총회 참석자들은 2월 11일 송광사에서 조선임제종 종무원 발기인 총회를 열어 종무원을 설립했다.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불교저널>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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