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마다 선거철이더군요. 아무래도 정치판에 있다 보니 한 번 더 눈길이 가기 마련입니다. 공약도 읽어보게 되고 포스터도 보게 되고, 또 얼마 전에는 제가 1학기 때에 강의했던 대학의 수강생이 선거에 출마했더군요. 그래서 명함을 받아보기도 하였습니다. 공약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대학의 현실에 대하여 제가 눈이 어둡기 때문이지요. 순전히 어설픈 정치인의 입장에서 두 가지 의문을 제기하려 합니다.
둘째, 후보자들의 사진에서 받는 생경함입니다. 평상시에 입는 대학생스러운 복장이 훨씬 더 낫지 않나요? 다들 어색하게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맵니다. 물론,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양복이나 정장이 편안할 수도 있겠지요. 그럼에도 왠지 어색함이 도드라져 보입니다. 잘 입지 않던 옷을 입고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 단박에 느껴집니다. 옷에 가려 개성이나 정책적 이미지가 전혀 드러나지 못합니다. 후보자의 특성이 옷 속에 감추어져 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후보자들은 그들의 사진을 통해 말하지 못합니다. 결국 소구력 측면에서 실패한 선거 공고물이 되고 마는 것이지요.
물론, 이런 과정을 통하여 사회적 훈련, 정치적 훈련이 될 수 있고 이러한 시행착오가 더 나은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형식들 보다는 구체적인 공약들이 학생들의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 대해서도 동의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현실 정치 세계에 이미 표출되고 있는 지역주의, 학벌주의, 연고주의 등 각종 부작용이 혹여 영향을 미칠까 염려합니다. 한편, 자기표현의 시대에 그저 맹목적으로 막연하게 복장의 코드를 답습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한번쯤 고민해볼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다들 이런저런 글들을 통해 지적하고 계시기에 지극히 피상적인 제 관찰기를 한번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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