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한지붕 두 살림
태고종 한지붕 두 살림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9.09.0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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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명 집행부 1일 총무원청사 진입, 편백운 측과 기묘한 동거
▲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오른쪽)과 탄핵 후에도 총무원청사를 점거 중인 편백운 전 원장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총무원장 호명 스님)이 탄핵 당한 편백운 전 총무원장 측이 점거했던 한국불교문화전승관에 진입했다. 진입 당시 편백운 전 원장 측과의 무력 충돌은 없었다.

태고종 총무원은 2일 한국불교문화전승관 총무원장 집무실에서 전국시도교구 종무원장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30개 전국 시도교구 가운데 20개 종무원이 위임 또는 참석했다.

총무원청사로 사용 중인 한국불교문화전승관 2층은 호명 집행부와 편백운 전 원장 측이 절반씩 점거한 진풍경이 연출됐다. 호명 스님이 주재한 전국교구종무원장 회의가 열리는 바로 옆 방에는 편백운 전 총무원장이 있었다.

호명 집행부는 "1일 오후 신도들이 한국불교문화전승관 내 법륜사 법회 후 나오는 틈을 타서 총무원청사에 진입했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 태고종 호명 총무원장 집행부와 전국시도교구종무원장 등은 회의 후 옆방의 편백운 전 총무원장을 찾았다. 이날 대화에서는 편백운 전 총무원장 측 규정부 승려와 호명 스님 측의 충돌이 있었다

편백운 전 원장은 대리인을 통해 "조건 없이 총무원청사에서 퇴거할테니 총무원장 소임을 보면서 있었던 일들을 묻어달라"는 조건을 걸어왔다. 편 전 원장 측은 동시에 종도들에게는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통해서 "호명 스님은 총무원사를 퇴거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배포했다.

직무대행 체제에서 총무부장을 지낸 종선 스님은 "편백운 전 원장이 남은 임기 1년은 자신이 총무원장을 하고, 나머지 3년은 호명 스님이 총무원장을 수행하고 부실장은 절반씩 임명하자는 제의도 했었다"고 했다.

전국교구종무원장들은 편백운 전 총무원장의 제안이 얼토당토 않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논의 과정에서는 "종단을 이 꼴로 만든 장본인이 물러나지 않으면 어쩔 것이냐" 등 거친 표현도 나왔다.

▲ 태고종 총무원은 2일 한국불교문화전승관 2층 총무원장 집무실에서 시도교구종무원장 회의를 개최했다. 호명 스님의 원장 당선 후 반년 여 만이다

태고종은 총무원장 호명 스님, 중앙종회의장 도광 스님, 호법원장 지현 스님, 종무원장 협의회장 혜주 스님 명의 성명서를 이날 발표했다. (성명서 전문 바로가기)

태고종은 편백운 전 원장이 허비했다고 의심되는 종단 재정과 종단발전기금 회수 등을 알렸다. 이어서 "종무 정상화를 통해 대내외적인 신뢰 회복을 위해 참회하고 정진하겠다"고 했다.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당분간 한지붕 두 살림이 불가피하다. 편백운 측과 협상은 계속 하되 소송을 통해 청사를 온전히 되찾겠다"고 말했다.

호명 집행부와 전국시도교구 종무원장들은 회의 후 옆방의 편백운 전 총무원장을 찾았다. 시도교구종무원장 혜주 스님은 편백운 전 원장에게 편백운 전 원장을 성토하는 성명서를 전달했다.

편백운 전 원장은 "이것(종무원장협의회 명의 성명서)은 사기이고 종도기만이다. 이런 것 하지 마시라"고 했다. 호명 총무원장을 향해서는 "앞으로 총무원장 할 거면 이런 거는 구분하라"는 훈수도 했다.

그러면서 "내게 잘못이 있다면 규정부를 통해서 조사 후 징계하면 될 것을, 종회가 나를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이 조사 중이고 사회법으로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이니 법적 다툼이 끝날 때까지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말라"고 했다.

태고총림 선암사 주지 시각 스님은 "총무원장이 임명한 규정부장이 총무원장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서 "태고총림 주지로서 편백운 스님을 총무원장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왜 원로의원이며 종회의원, 전국시도교구종무원 등 종도들이 편 전 원장으로부터 등을 돌리게 됐는지 자성하길 바란다"고 했다.

▲ 태고종 총무원청사로 사용 중인 한국불교문화전승관

편백운 전 원장은 자신의 비위 의혹을 조사한 종회 특별감사위원장 법담 스님에게 불편한 기색을 역력히 드러냈다.

이에 법담 스님은 "종단을 바로 세우기 위해 파렴치한 글귀에 눈뜨고 해종행위를 징치하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살아왔다"고 응수했다.

편백운 전 원장이 기관지 <한국불교신문>을 통해 음해 비방한 혜주 스님과 청련사 지홍 스님은 편백운 전 원장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지홍 스님은 "청련사 재단법인 등록은 총무원으로부터 청련사를 지키기 위함이었다"고 했다.

이어서 "(편백운 전 원장이) 강원도에서 하던 절뺏기를 총무원장이 되어서도 하려던게 잘못이다. 이미 끝났다. 그냥 가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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