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오페라하우스, 제17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운명의 힘’으로 대단원의 막 내려
대구오페라하우스, 제17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운명의 힘’으로 대단원의 막 내려
  • 이석만 기자
  • 승인 2019.10.1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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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대구오페라하우스(대표 배선주)가 10월 13일 마지막 오페라 ‘운명의 힘’으로 장장 47일간의 <제17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대장정을 완주했다.

이번 축제는 한국 오페라 사상 최초의 아티스트 마켓형 오페라 콩쿠르인 ‘대구국제오페라어워즈(DIOA)’로 그 문을 열었고, 이어서 메인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라 론디네’, 창작오페라 ‘1945’, ‘운명의 힘’ 등 4편을 선보였다. 소극장 오페라 4편(등꽃나무 아래서 / 루크레치아 / 세비야의 이발사 / 돈 파스콸레)과 D오페라 콘서트, 다양한 성격과 규모의 특별행사들이 축제를 풍성하게 구성했다. 그 결과 총 관객 수 4만7667명, 객석점유율 91%이라는 정량적 성과를 거뒀다.

◇성과와 평가 - ‘DIOA’ 획기적 시도로 미래 오페라 비전 제시

이번 축제의 가장 특징적인 구성은 아시아 최초로 개최한 ‘대구국제오페라어워즈(DIOA)’에 있다. 이는 만35세 이하 전 세계 성악가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 오페라 콩쿠르로서 총 15개국 92명이 지원, 유럽 및 아시아 지역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18명을 대상으로 8월 28일부터 31일까지 3차례에 걸쳐 본선 경연을 펼친 결과 모두 3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대구국제오페라어워즈’의 특징적인 부분은 단순한 콩쿠르를 넘어 실질적인 아티스트마켓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획기적 시도에 있다. 본선 진출자 중 대구오페라하우스, 독일 쾰른오페라극장, 베를린 도이체오페라극장에서 각각 3명, 1명, 2명의 성악가들이 캐스팅된 것이다.

또한 오스트리아 빈 슈타츠오퍼 시즌오페라 오디션 파이널 라운드에 참가자 18명 전원이 초청됐으며 베를린 도이체오페라극장과 쾰른오페라극장에서도 장학생 선발을 진행하게 됐다.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유력인사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함으로써 이렇게 의미 있는 성과가 도출된 것으로 경연을 넘어 오페라극장 진출까지 확보한다는 의미에서 명실 공히 아티스트마켓이라는 브랜드를 갖게 된 것이다.

◇성과와 평가 - 국제적 축제에 걸맞은 교류 활성화와 외연 확대

2019년은 특히 국제적 규모의 축제로서 손색없는 외연의 확장이 이루어졌다. ‘대구국제오페라어워즈’를 통한 해외극장과의 협력 외에도 메인오페라와 소극장오페라, 기타 콘서트들을 각각 외국 및 타지 극장 및 관계자들과 함께 연대해서 진행한 것이다. 이중 특히 해외극장과의 교류는 또한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이름을 더욱 내실 있고 견고하게 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극장간 네트워킹 사례는 두 번째 메인오페라이자 작곡가 푸치니의 숨겨진 명작인 오페라 ‘라 론디네’를 독일 최고의 극장인 베를린 도이체오페라극장과 합작하여 국내 초연으로 소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에 선보인 프로덕션은 세계적인 테너 롤란도 빌라존이 연출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됐으며 전막 공연으로는 한국 최초인 만큼 특히 전국 각지의 오페라 애호가들에게 큰 화제몰이를 했던 작품으로 기록에 남는다.

9월 19일 첫날 공연은 일찌감치 전석 매진되었으며 이틀 뒤 열린 두 번째 공연 역시 외지관객비율 34%로 집계될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극장간 네트워킹의 두 번째 사례는 축제 기간 중 이탈리아 안코나극장에서 선보인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이다. 안코나극장과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공동으로 ‘라 트라비아타’를 제작하였으며 축제기간 중인 9월 이탈리아에서 먼저 공연하고 12월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재공연 할 계획이다.

국내 오페라 제작단체들과의 교류협력 역시 눈여겨볼 부분이다. 이번 축제를 통해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국립오페라단과는 창작오페라 ‘1945’를, 광주시립오페라단과는 오페라 ‘운명의 힘’을 합작 운영하였다. 각각 서울과 광주에서 먼저 공연하여 작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대구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킴으로써 축제 관객들의 관심을 더하게 했다. 특히 축제의 폐막작이기도 한 ‘운명의 힘’은 대구오페라하우스와 광주시립오페라단이 정확하게 예산을 절반씩 분배하고 캐스팅 등 긴밀하게 협조하여 공연을 진행함으로써 역시 예산절감은 물론, 대구-광주간 문화교류에도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4편의 소극장오페라를 전국 각 지역 예술단체들과 합작 제작하고 다양한 공연장에서 선보임으로써 축제의 저변확대를 꾀할 수 있었다. 소극장 오페라는 야외 무료 공연작품 ‘등꽃나무 아래서’를 제외한 3편 모두 전석 1만원으로 티켓 가격을 한정하여 각 지역 공연장 무대에 올렸는데 거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누구든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대구시민 모두가 즐기는 오페라라는 취지에 걸맞은 공연이 되었다. 실제로 전체 소극장오페라는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다른 한편 이번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400년의 역사를 가진 이탈리아 대표 코스메틱 브랜드인 ‘산타마리아노벨라’와 협업 및 제품협찬을 진행한 점도 이례적이다. 세계적인 문화예술 도시이자 오페라의 발원지인 이탈리아 피렌체에 위치한 산타마리아노벨라 본사 측에서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 참여하고자 제안한 데서 출발, 제품론칭행사 참여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함께함으로써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산타마리아노벨라 양 기관 모두 브랜드 이미지 상승이라는 효과를 함께 가져갔다.

◇과와 평가 - 색다른 레퍼토리로 작품성에 방점을 찍다!

17년의 역사를 가지고 발전해오고 있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인 만큼 대중적인 작품들로 객석점유율을 높이는 것 못지않게 오페라 애호가들에게 보다 무게 있는 작품성 높은 작품들을 제작해 선보이는 것 역시 반드시 수행해야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색다른 레퍼토리로 작품성에 방점을 찍은 <제17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야말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개막작인 도니제티 작곡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성악가의 기량을 가장 돋보이게 한다는 점에서 벨칸토 오페라의 모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광란의 아리아’는 소프라노 독창 중심으로 거의 20분 동안 이어지는데 이 작품의 타이틀롤을 맡은 소프라노 마혜선 씨의 열연은 축제가 끝날 때까지 오페라 애호가들 사이에 회자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공연 직후 오스트리아 오페라 매거진 ‘메르켈’에 리뷰가 실리기도 했다. 덕분에 일반에게 다소 생소한 작품이지만 축제의 개막을 화려하게 여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작품인 푸치니 작곡 오페라 ‘라 론디네’ 역시 ‘도레타의 꿈’이라는 유명 아리아 외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국내 초연작이라는 점에서 제작진들에게는 기대 반 우려 반인 작품이었지만 2019년도 베를린 도이체오페라극장의 레퍼토리를 오리지널 프로덕션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전국 오페라 애호가들의 관심과 문의가 이어졌다. 실제로 한 회는 전석매진, 나머지 한 회는 외지관객의 비율이 34%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세 번째로 무대에 오른 메인오페라는 더구나 창작오페라였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그 의미를 더한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1945’. 100년 전 우리 민족이 맞이한 거칠고 처절한 운명 속에서 민초들의 생생한 삶의 모습을 우리말로 세련된 무대와 실감나는 연출로 선보임으로써 3시간이 넘는 연주시간이지만 지루함 없이 관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축제의 폐막작으로 무대에 올린 베르디 작곡 오페라 ‘운명의 힘’ 역시 연주시간만 3시간이 넘고 세 명의 주역 모두 풍부한 성량과 드라마틱한 표현력이 필요하다는 점, 합창 역시 대규모로 준비되어야 한다는 점 등의 이유로 국내 무대에서 흔히 접하기 어려운 대작이다. 그러나 역시 잔혹한 비극을 향해 굴러가는 운명의 수레바퀴를 가장 완벽하게 표현한다는 점에서 축제의 마지막 작품으로 준비된 것이다. 10월 12일과 13일 양일 모두 대성황을 이룬 가운데 대작 오페라의 감동을 관객들에게 선사하였다.

◇성과와 평가 - 관객 친화적 오페라축제

대구국제오페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관객 친화적 오페라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오페라 ‘사랑의 묘약’과 ‘라보엠’의 한 장면씩을 광장오페라로 재현하여 나들이 나온 시민들에게 선보였으며 수성못 수상무대에서 대규모 콘서트를 펼쳤다. 동대구역과 동성로 등 시민들이 많이 찾는 일상의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깜짝 콘서트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등 오페라축제 기간 중 가능하면 여러 곳에서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 누리는 축제가 되도록 한 점 등이 그렇다. 시민들은 오페라필(축제진행 자원봉사), 오페라팬(SNS홍보 진행), 오페라슈머(관객모니터링) 등의 이름으로 자발적으로 축제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이들 자원봉사자들은 그야말로 오페라 충성관객으로 거듭나 대한민국 오페라 발전의 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단법인 대구오페라하우스 배선주 대표는 “이번 축제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글로벌한 입지가 더욱 확고해졌다. 유럽과 아시아 여러 지역 오페라 관계자들이나 극장들에서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연대해서 일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시민들께서도 오페라 도시 대구라는 이름에 자부심을 가지실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축제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관심과 열정으로 함께해 주신 모든 관계자 여러분,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이번 축제의 가장 큰 성과를 ‘국제적인 오페라 도시’라는 브랜드를 확고하게 다졌다는 데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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