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VR 정말 위험한가?
어린이VR 정말 위험한가?
  • 김영호
  • 승인 2019.10.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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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렙] 최근 교육부에서 초등학교 VR교육을 금지시켰다는 기사가 나왔다. 모 언론기관에서 한 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예를 들었다고 한다. 삼성기어,오큘러스,SONY,HTC등 대기업 VR기기들에 주의사항 문구를 인용한 것이다. 13세 이하 아이들에게 시력과 건강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안전주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외국의 연구사례를 들어 팩트를 체크해 보고자 했다.

<어린이VR교육> 저자인 <비영리 한국어린이VRAR교육총연합회>의 홍창준 회장을 만나 어린이 VR의 허와 실에 대해 나눈 전문을 공개하고자 한다.

기자 :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홍회장 : 유아교육진흥원에 유아VR교육 강의를 하기도 하고 유아 월간지에 어린이VR 컬럼을 쓰기도 합니다. 유아,초등교육 현장에서 20년 넘게 강의를 해왔고 대학교에서 상담심리학,아동학 교수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EBS,KBS등 어린이 방송을 오랫동안 한 방송인 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어린이VR교육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고요.

 

기자 :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우던 VR(가상현실)을 교육부가 초등학교에 금지시켰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홍회장 : 모든 교육에 있어서 신체적,정신적 안전은 최우선시 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양면의 날이 되듯이 너무 부정적인 면에만 치우치면 모든 것이 문제가 된다고 봅니다. 이 사태의 발단은 모 초등교사가 대기업 VR의 메뉴얼 주의사항에 13세 이하 아이들의 착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하여 생긴 것이라 하고요. 대기업 입장에서는 안내문구 하나를 쓰고 안쓰고에 따라서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사고,소송의 위험으로부터 보호장치가 생기게 되는게 사실입니다. 커피숍에서도 미끄러운 바닥에 주의하라는 문구를 놓고 안놓고에 따라 사고후 소송시 매우 큰 변수로 작용한다고 합니다.

 

기자 : 그럼 회장님은 어린이VR이 건강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시는 건가요?

 

홍회장 : 무엇이든 과유불급입니다. 건강에 좋은 약도 과용하면 독이 되고, 몸에 치명적인 뱀의 독도 미량을 사용하면 약이 되는 원리입니다. 문제는 바른 지도,사용시간,바른 콘텐츠와 기기 사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이 다 나쁜게 아니라 머리가 좋아지는 게임이 있고 폭력성을 야기하는 게임이 있듯이요. 부모 또는 교육자가 시청 지도와 VR 분별력을 가지는게 우선입니다.

 

기자 : 어린이VR이 시력에 좋지 않다고 하던데 어떤가요?

 

홍회장 : 시력 문제라고 하면 여러 가지 병증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근시,난시,사시등이 있을텐데요. 해부학적 구조로 봤을 때 눈은 동그란 안구에 내직근과 외직근,상직근등 6개의 근육이 붙어 있습니다. 뒤쪽에 시신경이 있고 전면에 홍채,수정체,각막등으로 되어 있죠. 사시의 경우 VR을 보면 양안이 한 화면을 보는 것이 아니고 좌우 두 개의 LCD화면을 보기 때문에

양쪽 눈의 내직근과 외직근에 이상이 생겨서 사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혹여 시각 차이가 발생해도 다시 되돌아오는데다 사시의 원인은 미디어가 아닌 뇌의 이상에 의한 것으로 안과 전문의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십니다. 이 말은 사시가 발생했을 때 내직근이나 외직근을 절개하여 길이를 조절하고 이어붙이는 수술을 해도 근본 원인이 뇌 자체 이상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사시로 되돌아 오기 쉽다고 하는 것입니다. 난시도 마찬가지 이구요. 짧은 시간에 다 설명드릴 수 없어 안타깝지만 중요한 건 최첨단 산업이 카더라식 소수 정보에 의해 정부기관이 움직이고 파장이 생겨서 외국과의 경쟁력에서 더욱 뒤처지는 결과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 됩니다.

 

기자 : 스마트패드나 스마트폰으로 들어서 보는 임시방편의 VR시청은 허용한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시죠?

 

홍회장 : 물론 VR콘텐츠를 VR HMD기기가 아닌 스마트폰 등으로 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AR기기가 비싸서 스마트폰 쓰는 것과는 다릅니다. AR은 증강현실이 목적이므로 폰의 화면에서 객체가 씌워지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지만 VR은 모든 시야각을 가상의 공간으로 만들어 몰입감을 높이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VR콘텐츠를 활용하는 건 절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또한 VR360도 모노스코픽과 180도 스테레오스코픽으로 크게 나뉘는데 HMD를 사용해야 실제 입체감을 갖는 가상현실 교육이 가능해집니다. 어설프게 VR을 할 거면 안하니만 못합니다. 기존 대형 TV로도 이미 훌륭한 시청각교육이 가능하니까요. VR은 그것을 뛰어넘는 혁신과 현실성이 뒷받침 되어야 그 가치가 인정됩니다.

기자 : TV나 컴퓨터처럼 VR도 시력이 나빠진다는 건 어떤가요?

 

홍회장 : TV를 너무 가까이에서 보거나 자주 보면 시력이 나빠진다고 하죠? 그 이야기는 이미 흑백TV나오던 시절부터 수십년간 우리가 알고 있는 정설입니다. 하지만 미국안과학회(AA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는 눈의 긴장 없이도 가까운 곳의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미디어를 가까이서 봐도 시력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VR은 눈의 바로 앞에 화면이 있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가 있는데요. VR의 눈 초점은 과거 많은 인기를 누렸던 매직아이와 동일한 원리로 맞춰집니다. 가까이 있되 시각 초점은 원거리를 보게 하여 눈의 피로도를 갖지 않게 한 기술입니다. 오히려 매직아이 원리는 눈의 시지각 훈련용으로 활용되어 더 눈을 좋아지게 하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최근 한국의 모 회사에서 시력이 좋아지는 VR기기를 특허출원하고 제품을 내놓아 대기업들의 관심을 갖고 있기도 하구요. 아이들의 시력이 생성되는 시기라고 하는데 사실 사람은 뱃속에서 10개월,배밖에서 20년 성장하기 때문에 20세 이하는 눈 뿐만 아니라 모든 기관이 발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어린이들의 경우 워낙 재생능력과 회복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눈 뿐만 아니라 신체 회복 능력도 성인보다 놀라울 정도로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VR을 통해 아이들의 시력이나 눈에 대한 병증 논란은 대부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항상 만의 하나라는 상황 때문에 대기업에서는 메뉴얼 문구에 안전장치로서 글귀 하나 추가하는 걸 원하기도 합니다.

 

기자 : VR를 보면 어지러움증으로 구토를 유발하기도 하던데 이런 후유증은 어떻게 봐야 하나요?

 

홍회장 : 어지럼증의 원인도 수십가지로 세분화 될 수 있는데요. 크게 나누자면 VR기기 하드웨어와 VR콘텐츠 소프트웨어입니다. VR HMD의 경우 머리에 썼을 때 공통적으로 화면을 확대해주는 돋보기 볼록렌즈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는 안경렌즈와 달리 정 중앙만 초점이 맞춰지고 다른 곳은 뿌옇게 보이는 단점이 있죠. 그래서 VR은 눈알을 돌려서 보는 기기가 아니라 머리를 돌려서 보는 기기입니다. 때문에 VR에는 아이트래킹 기술이 아닌 헤드트래킹 기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처음 VR을 접하는 어른들의 경우 TV처럼 눈동자만 움직이는게 습관이 되다보니 VR을 씌워드려도 고개 움직임 없이 보이는 그대로만 보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연히 볼록렌즈의 외곽을 눈동자로 보면 뿌옇게 보여 어지럽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 것입니다. 연령대가 있으신 분들은 노안으로 인해 잘 안 보이셔서 자신의 눈 문제가 아닌 VR기기 문제로 탓하시는 경우도 종종 있었구요. 요즘은 4K이상 8K 초고해상도 VR기기까지 출시된 때라서 좋은 VR HMD를 사용하시면 하드웨어적 문제는 당연히 해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싼게 비지떡이라는 것처럼 너무 저렴한 VR기기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다른 한가지가 콘텐츠입니다. 콘텐츠는 컴퓨터 그래픽 기반과 영상 미디어 기반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가상의 그래픽과 실제 동영상으로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둘다 장단점이 있는데 중요한 건 콘텐츠의 목적과 기대효과, 대상연령입니다. 게임이 아닌 교육이 목적이라면 당연히 교육목표와 기대효과가 나와야 하고 교육지도계획안도 짜여져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콘텐츠들은 롤러코스터같은 극단적 움직임을 추구하는 게임 위주가 대부분입니다. VR을 착용한 아이들은 책상 의자에 앉아 있는데 VR영상이 움직이고 있으면 신체와의 괴리감에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구요. 몸의 수평 수직의 인지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 콘텐츠들이 많아 평형성을 잃게 됩니다. 하지만 VR교육 콘텐츠들의 경우 공통적으로 대부분 제자리에 앉아서 고개를 돌려 숲을 보듯 관찰하고 탐구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라 앞서 말한 게임류의 어지럼증은 없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게임VR와 교육VR은 엄연히 다릅니다. 게다가 체험 대상의 연령대와 안전지도요원이 함께 한다면 VR게임도 긍정적인 측면이 많습니다.

 

기자 : 마지막으로 어린이VR교육에 있어서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알려주시죠.

 

홍회장 : TV 방송 미디어에도 심의기관이 있듯이 VR콘텐츠도 심의를 받을 때 선정성,폭력성,모방성등을 체크해야 하고 또 어지럼증 정도와 대상 허용 연령등을 세분화 해야 합니다. 사람마다 모두 다른 민감도를 가진게 사실이나 그래도 중심 기준치를 제시하여야 할 것입니다.

현재는 VR기기 기업들과 콘텐츠 제작 기업들의 기술 수준이 매우 향상되어 과거 질 나쁜 VR시절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많은 각계 전문가들이 연구를 통해 개발하였기 때문에 크게 걱정없이 사용하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는 초등 VR과 함께 5,6,7세 대상의 유아VR 개발자이기도 합니다. 3000명 넘는 아이들의 유아VR동화를 체험하면서 1명도 어지럼증이나 이상증세를 보이지 않고 부모와 교육자들의 호응도 대단했습니다. 오히려 어른들이 40대 이상이다보니 노안,근시로 인해 VR을 안좋게 생각하고 멀리 하려는 것을 보았습니다.

VR콘텐츠는 대부분 5분에서 15분 이내로 제작됩니다. 게다가 하루 한두번 정도로 잠깐 활용되는 시기라서 무언가 문제가 있기에는 너무 빈도수가 짧다는 것이죠.

 

VR HMD기기의 13세 이하 사용을 주의하라는 문구가 나온 기업들은 삼성,오큘러스,HTC등입니다. 미국 오큘러스 회사와 협업하는 곳이 삼성이라서 그대로 따라가는 경향이 있고요. 하드웨어로 보았을 때 VR 앞면에 렌즈,LCD,PCB기판,배터리팩등 모든 장치가 전면에 부착되어 무게를 아무리 가볍게 해도 해부학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장시간 착용시 경추에 무리를 주게 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KT에서 사용하고 있는 중국 PICO사의 VR같이 전면에 렌즈,기판,LCD를 두고 머리 뒤 밴드쪽에 배터리팩을 두어 앞뒤 무게배분을 잘 한 VR HMD는 장시간 활용에도 목이나 건강에 무리가 적습니다. 게다가 내장된 시력보호모드를 사용하면 눈의 빛 민감도를 낮추어 혹여 발생 가능한 문제도 해소할 수 있구요.

교육 콘텐츠의 경우 움직임이 강하거나 한 것은 어지럼증을 유발하니 텔레포트 방식을 쓰거나 수평수직계를 시야에 넣어주면 됩니다. 게임용 VR과 교육용VR은 기획부터가 다르게 들어가니 안심하고 사용하셔도 무방합니다. 기술적인 부분이나 문의는 언제든 연락주시면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어린이 VR교육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최첨단 기술의 산물입니다. 4000명에 1명 꼴로 나타날 수 있다는 문제에 대해 100프로 완전무결한 IT기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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