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생명 등 금융·보험업계, 몰입형 근무 돕는 ‘스마트 워크’ 시스템 속속 도입
AIA생명 등 금융·보험업계, 몰입형 근무 돕는 ‘스마트 워크’ 시스템 속속 도입
  • 차승지 기자
  • 승인 2019.10.16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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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금융권의 ‘근무시간 단축’ 노력들, PC오프제, 유연근무제 등 도입
- 줄어든 근무 시간 탓에 ‘압축적’인 업무 방식이 필수, 업무 효율성 높이는 다양한 노력 이어져
- IT 기술 적극 활용한 ‘스마트 워크’ 시스템 도입 통해 근무 시간 내 몰입 가능한 환경 조성

[뉴스렙]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지 1년이 흘렀다. 단지 근무 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한 것 뿐인데도 사람들의 생활 패턴에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 출퇴근 시간이 바뀌었고 여가시간이 늘어났으며 레저 관련 비용이 늘어나는 등 씀씀이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 같은 변화는 직장인들 사무실에서 더 크게 느껴진다. 특히 특례 업종으로 올해 7월까지 유예 대상이었던 금융 업계에서 이 같은 변화는 더욱 뜨겁다.

지난 해 7월, 정부는 직장 근로자들이 ‘저녁이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초과 근무시간을 포함해 주간 근무 시간이 52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는 일명 ‘주52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종업원 50명에서 300인 미만 중소기업과 특례업종으로 분류된 은행 및 금융업계는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유예 기간을 뒀다. 은행 및 금융업계는 올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게 된 셈이다.

█ ‘직원 1인 당 근무 시간을 줄여라’, 금융업계 주 52시간 근무제도 위반 피하려 추가 고용까지 불사

 “갓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입사할 때는 은행이 문을 닫는 4시 반에 직원들도 모두 퇴근하는 줄 알았어요. 은행 문을 닫은 이후에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된다는 것을 입사하고 나서야 알았죠. 매일 저녁 11시, 12시에 퇴근하는 게 당연했습니다”. 

시중 은행에서 근무한 지 12년이 된 김길수 과장(가명, 40)은 지난 해 초만 해도 야근이 일상이었다. 하지만 지난 해 말, 근무하는 은행에서 주52시간 근무제를 조기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생활이 크게 바뀌었다.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는 ‘평범한’ 일상이 가능해진 것. 

야근과 격무로 익히 잘 알려진 금융업계 종사자들이 본격적인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인해 수혜를 톡톡히 입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등 국내 대형 은행들은 이미 지난 해 말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조기 도입해 적용해 왔다. 

퇴근 시간이 되면 강제로 컨퓨터가 꺼지는 ‘PC오프제’와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한 ‘유연근무제’ 등을 통해 직원 개개인의 근무 시간 단축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심지어 영업점 직원 1인당 근무시간을 줄이기 위해 인력을 추가로 충원해 직원 여러 명이 업무를 나눠 1인 당 근무 시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시행되고 있다.

█ 단순히 근무시간만 줄이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는 손해, 업무효율 높이는 방안 마련돼야
 
주 52시간 근무제에도 부작용은 있다. PC 오프제 탓에 기존 업무량을 줄이지 못해 퇴근 시간 이후에 사무실 인근 카페에서 야근을 이어가는 직원들이 생겨나는가 하면, 야근 수당을 받지 못해 아르바이트를 해야할 판이라는 볼맨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단순히 근무 시간을 줄이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는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금융사들은 줄어든 근무 시간 내에 주어진 업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업무 효율을 극대화 하는 다양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중이다. 직원들의 업무 시간을 보다 ‘압축적’으로 바꾸고 ‘몰입’해서 근무할 수 있는 업무 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다. 

우선 업무 방식을 간소화 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 작성 간소화를 위해 파워포인트 보고서를 전면 금지하고 키워드 중심의 워드 보고서로 대체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업무 효율성을 떨어트리는 주범인 ‘필요 없는 회의’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노트북보다 간편한 태블릿을 활용해 옮겨 적는 시간을 단축하는가 하면 영업점에 5·15·30분 등 선택한 시간에 맞춰 알람이 울리는 시계를 배포해 짧은 회의를 강제하기도 한다. 또 서서 진행 하는 회의도 불필요한 회의 간소화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적극적인 첨단 기술 도입으로 업무 효율 높이는 시도 속속 이어져

IT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스마트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하는 금융사도 빠르게 늘고 있다. 로봇기반 업무자동화를 통한 업무량 줄이기가 가장 대표적이다. 지난 3월부터 하나은행은 여신관리, 외환 업무, 투자상품 등 총 7개 분야 10개 단위 업무에 대해 업무 처리시간의 94%를 로봇이 자동 처리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외국환 제재 리스트 자동 업데이트, 펀드상품 등록 자동화, 기업 만기도래 채권 자동 통보, 지급정지 해제 등이 자동화됐다. 

이러한 흐름은 보험업계도 다르지 않다. AIA생명은 기본 업무 시간을 뺏는 비효율적인 사내 HR 관련 업무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HR 관련 업무를 한 곳으로 통합하고 웹과 모바일로 처리가 가능하도록 사내 시스템을 전면 개선했다. 문서 첨부로 공유하던 것을 중앙 저장 시스템 통해 URL 형태로 바로 공유, 편의성과 보안성을 동시에 강화한다거나 컴퓨터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고 동시에 문서 작업을 가능케해 협업을 통한 효율성을 극대화 했다. 디지털 화이트 보드를 도입해 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바로 디지털 문서화해 시간을 절약하는 등 압축적인 업무가 가능한 스마트 워크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AIA생명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업무 효율성을 제고를 위해 다양한 스마트 워크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며 “갑작스런 제도 변화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기술의 고도화인 만큼 금융권 기업 전반에 걸쳐 스마트 워크 도입이라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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