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국민통합 진척 없어"...7대종교지도자 오찬서
문 대통령 "국민통합 진척 없어"...7대종교지도자 오찬서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10.2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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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대표들 제각각 “국민통합” “옳은 일 좌고우면 말고 한 길 가야”
21일 청와대 7대종교지도자 오찬. 청와대 홈페이지.
21일 청와대 7대종교지도자 오찬. 청와대 홈페이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통합·화합을 위해 대통령인 저부터 우리 정치 모두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겠지만, 역시 종교지도자께서 더 큰 역할을 해주셔야 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종교 지도자 초청해 오찬 간담회에서 "검찰개혁이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개혁을 위해 필요한 조치로 국민의 공감을 모았던 사안도 정치적 공방이 이뤄지면서 국민 사이에서도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총선이 다가오기 때문에 정치적 갈등이 더 높아지고 정치적 갈등은 곧바로 국민 갈등으로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찬에는 7대 종교 지도자 가운데, 건강상 문제로 참석하지 못한 박우균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을 제외하고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인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성복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김영근 성균관장, 송범두 천도교 교령 총 6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7대 종교 지도자를 만난 것은 이번이 3번쨰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서 지난 4월 취임한 송범두 천도교 교령님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고, 고령에 거동이 불편해 불참한 박우균 민족종교협의회 회장에게 오래오래 건강하시기를 기원한다고 인사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취임 후 7대종교지도자와의 첫 만남인 2017년을 회고하며 “그때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 때문에 전쟁의 불안이 아주 고조되고 있던 그런 때였는데,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국민통합이 제대로 이뤄지면 말하자면 어떤 어려움도 우리가 이겨낼 수 있는다. 우리 정치가 국민통합을 이끌어내는 데 부족한 점이 많으니 우리 종교 지도자님들께서 우리 국민들의 통합과 화합을 위해서 좀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던 것”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 대톨영은 “지금 2년 가까이 흘렀는데, 국민통합이라는 면에서는 우리들 나름대로는 협치를 위한 노력을 하기도 하고, 또 많은 분야에서 통합적인 그런 정책을 시행하면서 나름대로 노력을 해왔지만 그러나 뭐 크게 그렇게 진척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검찰 개혁이라든지 공수처 설치라든지, 개혁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어떤 조치로 국민들이 공감을 모으고 있었던 그런 사안들도 그게 정치적인 공방이 이뤄지면서 국민들 사이에서도 그것을 놓고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 등 현안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총선이 다가오면서 더 높아지고 있다며 정치적 갈등이 국민 갈등을 증폭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이번에 우리가 또 하나 소중한 기회가 되기도 한 것은 국민들 사이에 공정에 대한 요구가 아주 높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점”이라며 “우리 정부는 아시다시피 집권 후부터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최고의 국정목표로 세우면서 공정한 사회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그래서 각 분야 분야별로 특권이나 반칙을 청산하기 위한 그런 노력들을 많이 기울였고, 또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다.”고 했다.

또 “이번에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공정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며 “불법적인 반칙이나 특권뿐만 아니라 합법적인 제도 속에 내재되어 있는 그런 불공정까지 모두 다 해소해 달라는 것이 국민들의 요구였다.”고 보았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치가 (국민의 요구에)아주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사회의 공정을 한단계 더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도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제도 속에 어떤 불공정한 요인이 내포되어 있는지 이런 것들을 우리가 찾아내고, 그걸 어떻게 고쳐나갈 것인지, 건강한 논의들이 이뤄져야 되는데, 공정에 대해서도 여전히 구체적인 그런 논의는 없는 가운데 말하자면 정치적인 공방거리만 되고 있는 그런 실정”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국민통합과 화합을 위해서 대통령인 저부터, 또 우리 정치 모두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겠지만 역시 종교 지도자들께서 더 큰 역할을 해 주셔야겠다는 그런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세계경기가 아주 빠르게 하강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도 여전히 많은 어려움 겪고 있는 상태이다. 또 남북관계도 북미 대화가 지금 막히면서 남북관계도 말하자면 진도를 더 빠르게 내지 못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면서 종교계 의견을 청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김성복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는 “국민통합에 종교인이 앞장서 달라는 말에 공감하지만 분명 한계도 있다.”면서 “일본과의 수출 규제 문제 같은 외교 사안에도 국민들 사이에 분열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가 앞장서 달라”고 했다.

그는 또 “정부가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갈등을 해소하는 단초가 만들어질 것이다. 정부도 통합에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했다.

김영근 성균관 관장은 “정치권은 현안만을 가지고 싸우지 말고 먼 미래를 보고 준비해야 한다.”면서 “최근 대두되고 있는 인구문제, 계층 간 갈등, 자살률 급증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통교육의 부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희중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은 “다양한 색깔이 모여 아름다운 그림이 된다. 다양한 악기가 모여 오케스트라가 되듯 나와 다른 것을 틀리다고 규정하지 말고 국론을 한곳으로 모아야 할 것”이라며 “현 정부에도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올바르다고 확인되는 것들에 대해서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한 길을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범두 천도교 교령은 “‘여우와 두루미’라는 동화는 역지사지를 못해서 생겨난 것”이라며 “종교 간, 사회 간 통합을 위해 각계각층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문재인 정부는 역대 정부와 비교하면 분단과 냉전으로 인한 적대감을 극복하고 평화, 번영, 통일을 본격화하는 ‘행동하는 정부’”라고 평가하고, “현재 북미관계가 장벽을 넘지 못해 남북 공조 또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지만 남북의 평화적·자주적 공조가 유보되어서는 안 된다”며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적극적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은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갖는 신뢰가 상당하다. 그만큼 검찰, 언론, 교육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도 크다.”면서 “교육 개혁은 지엽적 문제를 풀 게 아니라 바른 철학과 윤리의식 교육을 통한 개혁이 되어야 할 것”고 했다.

청와대 브리핑에는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의 발언은 공개된 것이 없다. 하지만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은 원행 총무원장이 “지난 2개월 동안 우리 사회는 적지 않은 갈등을 겪어야 했다. 종교인들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의천 스님이 언급한 원효 스님 ‘화쟁’ 사상을 전하며 격려와 당부를 했다. 의천 스님이 원효 스님을 평할 때 ‘화백가이쟁지단(和百家異諍之端) 득일대지공지론(得一代至公之論)’, 즉 ‘온갖 서로 다른 주장의 단서를 찾아 융합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공정한 논설을 이뤄 낸 사람’으로 평했다는 것.

원행 총무원장은 “화쟁의 핵심은 ‘지공(至公:지극히 공정한 경지)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님이 추구하는 ‘공정사회’는 바로 이러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가 아닐까 한다”며 “대통령님이 우리 대한민국 사회를 가장 공정한 사회로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면 부디 흔들림 없이 그 길을 더욱 힘차게 걸어가시라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했다.

종교계 대표들의 발언에 문 대통령은 “생각이 다양한 것은 그만큼 그 사회가 건강하다는 것”이라며 “문제는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를 이해하지 않고 증오와 적대감을 증폭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전세계 국가들의 공통된 과제이다. 다양한 생각을 표출하는 것은 좋지만 관용의 정신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남북관계에 있어 정부가 속도를 내달라는 요청도 있지만 한미동맹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면서 “그래서 정부는 양쪽을 다 조화시키려 하는데 이 시점에 통합된 국민들의 힘이 있다면 어느 쪽이건 힘차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보수와 진보가 바라는 궁극적 목표는 모두 같을 것이다”라며 “종교가 종교 간 화합을 위해 발전해왔듯, 국민들 사이의 화합에도 힘써 주길 바란다’고 종교계 대표들에게 당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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