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가대, 봉은사서 무기한 단식 정진 돌입
승가대, 봉은사서 무기한 단식 정진 돌입
  • 불교닷컴
  • 승인 2006.11.0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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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승가교육 방안 공개토론회 종단에 제안



강남 봉은사에서 대학의 안정적 재정지원을 요구하며 기도법회를 벌이고 있는 중앙승가대 학인과 동문스님 250여명은 9일 오후4시를 기해 무기한 단식 기도정진에 들어가는 등 승가인대회의 강도를 높여나가기로 했다.

중앙승가대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총무원이 결단을 촉구했다. 1차로 단식에 참여한 스님은 총동문회장 정념, 승가대비대위공동위원장 법공 각명, 승가대 총무국장 심담, 부총학생회장 여학 스님을 비롯한 동문 학인 29명이다. 비대위원장은 "밤 늦게 대학원생과 학인들이 추가로 단식정진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님들은 오후 4시 20분 봉은사 선불당앞마당에서 입재식을 가진 뒤 곧바로 선불당에서 단식에 돌입했다. 단식에 참여하지 않은 학인과 동문스님들은 보우당에서 무기한 철야기도에 들어갔다. 비대위원장은 단식기도 입재식에서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오늘과 같은 안타까운 현실의 동업중생으로서 한국불교의 미래를 준비하는 승가교육개혁이 이루어 질 때까지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비대위공동대표 각명스님은 "종단 지도부에 미래불교를 대비한 승가교육의 중요성과 중앙승가대학교의 역할에 대하여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앙승가대 총장인 종범스님은 이날 오후2시 봉은사 선불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승가인의 기도법회가 본질은 은폐된 채 봉은사 사찰을 접수하려왔다는 등으로 왜곡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스님은 "학교서 학업에 정진해야 할 학인과 포교현장에 있어야 할 동문스님들이 봉은사에서 몇일째 기도법회를 하고 있는데다, 교계와 종단서 많은 걱정을 끼치고 봉은사 신도들에게도 불편을 끼치는 것같아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면서 "(사태가 안정돼)학인스님들이 빨리 학교로 돌아오길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승가대문제에 대한 종범 스님은 "학인들의 요구는 종립교육기관에서 승가교육을 하는 만큼 학비를 전액면제해달는 것이고, 동문들 교육에 충실하고 질적향상은 물론 시의적절한 교육이 가능한 시스템을 요구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행관을 강화하고 별도의 건물을 지어 대학원 육성책을 마련하고 안암동 학사는 사회기여할 수 있도록 활용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그러나 현실적으로 열악한 재정환경속에서 그 어떤 것도 제대로 할수 없다"면서 "특히 봉은사 기도법회후 이런 본질은 은폐되고 봉은사 문제만 부각돼 곤혹스럽고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8일 오후 총무원장 예방과 관련해 스님은 "총무원장은 '학교예산 등은 이상대로 따라가는 게 아니다. 현 종단 예산도 부족한상태인데 학교를 떠나 봉은사에서 법회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학교로 돌아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종범스님은 "봉은사로 올 때도 학인들이 원해서 왔고 가는 것도 학인스님들의 의지며 총학의 자치권을 인정해주는 게 마땅하다"며 "단지 총장으로서 학사일정 등 교육을 우려해 빨리 돌아오고, 법회하는 동안 건강하고, 신도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할 뿐"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신임주지 임명을 반대하는 비대위의 입장에 대해 "승가대 총장이 총무원장이 만나는 것은 승가대 이사장의 자격이 있기 때문에 만나 학교문제를 논의한 것이지 주지임명은 총무원장의 고유권한으로 일체 간섭하거나 의견을 드리지 않는 게 옳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종단의 교육인식에 대해 "관심은 다들 있는데 관점이 문제"라고 말하고 "승가대를 어떻게 보느냐와 승가교육을 어떻게 보느냐의 관점을 명확히 하면 승가대 문제 해결책을 종단서 충분히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단식정진에 들어가면서 중앙승가대비대위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단식정진에 들어가며

불교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승가교육의 중요성을 천명하며 봉은사에서 승가인 대회를 개최한 지 4일째 되었다.

총학생회와 대학원 원우회, 그리고 동문 등 승가인은 중앙승가대하굑의 발전이 곧 불교의 발전임을 인식하며, 중앙승가대학교의 안정적 재정확보를 위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하며, 기도정진에 들어갔다. 4일이 지나도록 종단 지도부와 교육관계 기관의 어느 누구도 관심을 보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구종의 신성한 기도법회를 '다중의 힘에 의한 물리적 해결이라는 낡은 방법'이라고 매도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불미스런 일도 없이 오로지 교육개혁을 위한 기도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해 승가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제불보살님께 눈물로서 기도하고 있다. 이렇게 간절하고 신성한 법회를 물리적 행동으로 보는 사고는 마구니의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제불보살님께 올리는 참회의 기도를 물리적 행동으로 보는 시각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또한 종단에서는 사미승에 대한 징계를 검토중이라는 말이 흔러나오고 있다. 이것이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이란 말인가. 오늘날 종단 지도부는 지난 군사독재 시절 파쇼정권의 전횡과 너무나도 닮아 있다. 시대에 뒤떨어져도 너무나 뒤떨어져 있다. 종단적 고민을 해결하려는 자세가 왕권시대를 연상시키고 있다. 언제부터 학사일정을 교육원이 아닌 총무원에서 관장하였단 말인가. 언제부터 총무원에서 교육방법까지 제시하였었나.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사고를 가진 자들이 종단을 이끌어가고 있으나 종단의 미래가 참담하고 국민들 앞에 고개를 들 수 없을 지경이다.

총무원장으로부터 '중앙승가대학교 교육여건 개선은 종단 사부대중 모두의 염원이다. 이러한 종단 현안에 대하여 공식적인 통로와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방안이며, 집단적인 의사표시와 행동은 결코 문제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을 전해왔다. 공식적으로 대화하고 고민해보자고 할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으면서 이제 와서 웬 적반하장이란 말인가. 우리는 종단의 신뢰성을 더 이상 실추시키고 싶지 않다. 그러므로 '미래불교를 대비한 승가교육의 중요성과 중앙승가대학교의 역할'에 대하여 공개토론을 제안한다.

종단의 미래를 위한 일을 '종단의 근간을 위협하는 행위'로 규정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지도부와 한국불교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우리는 오늘과 같은 안타까운 현실의 동업중생으로서 한국불교의 미래를 준비하 는 승가교육개혁이 이루어 질 때까지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다.

우리의 요구
-. 종단은 미래를 대비하는 승가교육에 투자하라.
-. 종단은 중앙승가대학교의 발전을 위한 재정을 확보하라.
-. 종단은 봉은사를 중앙승가대학교 제정지원사찰로 지정하라.
-. 신임주지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교육불사에 전념할 스님을 임명하라.
-. 종단 지도부에 미래불교를 대비한 승가교육의 중요성과 중앙승가대학교의 역할에 대하여 공개 토론을 제안한다.

중앙승가대학교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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