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포교, 스님·사찰에 의존할 수 없다”
“청소년포교, 스님·사찰에 의존할 수 없다”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11.0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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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평불 5회 정평포럼 ‘한국불교 미래, 청소년 포교’ 점검
김응철 교수 “문화, 치유, 명상이 눈높이 포교 방법”
정의평화불교연대(상임대표 이도흠, 공동대표 김광수, 이희선, 최연)의 다섯 번째 정평포럼은 ‘한국 불교의 미래, 청소년 포교’를 주제로 10월 23일 오후 6시 서울시청 시민청 워크숍홀에서 박경준 동국대 명예교수(정펼불 고문)의 사회로 진행됐다.
정의평화불교연대(상임대표 이도흠, 공동대표 김광수, 이희선, 최연)의 다섯 번째 정평포럼은 ‘한국 불교의 미래, 청소년 포교’를 주제로 10월 23일 오후 6시 서울시청 시민청 워크숍홀에서 박경준 동국대 명예교수(정펼불 고문)의 사회로 진행됐다.

“더 이상 스님이나 사찰에 청소년포교에 의존할 수 없다. 래퍼 김하은이 명상을 한다고 고백했다는데 이것이 청소년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 문화, 치유, 명상이 청소년 포교에 효과적이다.”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는 지난 23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제5회 정평포럼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청소년 포교의 교리와 방법’ 발제를 통해 청소년 포교의 실상을 점검하면서, 새로운 청소년 포교의 방법론으로 ‘문화포교’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청소년포교를 크게 두 가지로 설명했다. 하나는 청소년포교 교리를, 또 하나는 새로운 포교 패러다임을 강조했다.

그는 “청소년포교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청소년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종의 ‘눈높이 포교방법론’을 말한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청소년포교와 관련된 교리는 초기 경전에서 비롯된다. 그는 한 예로서 <맛지마니까야> ‘에쑤까리의 경’(M96)을 들었다.

‘에쑤까리의 경’은 봉사대상에 대한 것이다. 부처님은 계급에 따른 봉사를 부정했다. 붓다는 “어떤 사람에게 봉사할 때 그 봉사로 말미암아 그가 나빠지기만 하고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에게 봉사해서는 안 된다고 나는 말한다.”(M96.5)했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부처님이 말씀한 진정한 봉사는 상대방의 향상과 성장에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봉사를 해서 그가 좋아 진다면 봉사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는 “부처님께서 제시한 봉사의 목표는 믿음이 성장하고, 계행이 성장하고, 배움이 성장하고, 보시가 성장하고, 지혜가 성장하도록 하는데 있다.”며 “이는 오늘날 청소년 포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청소년포교와 관련, 문화포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문화포교를 청소년포교의 새 패러다임으로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문화포교 패러다임은 교육포교패러다임, 복지포교패러다임, 문화포교패러다임, 국제교류패러다임, 청소년수행 패러다임 등이다.

청소년들이 불교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딱딱한 교리만 강요해서는 안 된다. 재미를 곁들인 문화포교가 매우 효과적이다.

김응철 교수는 래퍼 ‘김하은’을 예로 들며 “래퍼 김하은이 명상을 한다고 고백했다는데 이것이 청소년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응철 교수에 따르면 더 이상 스님이나 사찰에 청소년포교에 의존할 수 없다.”면서 “문화, 치유, 명상 등의 문화포교를 청소년 포교에 적용해야 한다. 이는 현대인들이 원하는 것이기도 하고 청소년이 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정의평화불교연대(상임대표 이도흠, 공동대표 김광수, 이희선, 최연)의 다섯 번째 정평포럼은 ‘한국 불교의 미래, 청소년 포교’를 주제로 10월 23일 오후 6시 서울시청 시민청 워크숍홀에서 박경준 동국대 명예교수(정펼불 고문)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응철 교수의 발제에 이어 이학송 동국대부속 명석고 교법사가 ‘청소년 포교의 사례연구’, 김남식/CESI 한국전도학연구소 소장이 ‘청소년을 위한 하인츠 코흣 자기 심리학으로 본 예수님의 동행 전도’를 각각 발표했다. 김광수 한양여대 명예교수,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 이도흠 한양대 교수 등이 종합토론에 참여했다.

이학주 교법사는 ‘청소년 포교의 사례 연구’에서 학교 현장에서 적용한 포교방법인 ‘도코리 카드’ 활용법을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도토리는 ‘도(道)’와 ‘스토리(Story)’의 합성어이다. 부처님이 설한 가르침을 도표화하고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구성한 것이다.

이 교법사에 따르면 도토리카드를 보면 팔정도를 설명한다. 아마 팔정도를 청소년들에게 교리적으로 설명하면 금방 질려 버리게 될 것이다. 그래서 가급적 우리말을 사용하여 부드럽게 풀어썼다는 것,

예를 들어 정사유는 ‘따뜻하게 마음먹기’이다. 이는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용서하기로 설명된다. 지향하는 목적은 알아차림, 절제, 인내, 유연함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또 정업은 ‘아낌없이 베풀기’로 정명은 ‘보람있게 살기’라고 했다. 정정진은 ‘좋은 습관 기르기’로 해석했다.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이다.

이 교법사는 “사람을 감동시키면 다이돌핀(Didorphin)이 분비되며 마약 백 배 이상의 효과를 낸다”며 “청소년에게 다이돌핀을 나오게 하면 청소년 포교는 ‘게임 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소년을 포교할 때는 그들의 입장에 서서 보아야 한다.”며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잣대로 판단하려고 한다.”고 했다.

청소년 입장에서 보지 않는 대표적 사례를 ‘선적 질문’을 들었다.

그는 “청소년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선승이 절에 찾아 온 청소년에게 선문답과 같은 질문을 했을 때 몹시 당황한다.”면서 “마치 다그치듯이 몰아세우면, 말문이 막히는데 이는 부정적 이미지만 심어 줄 뿐.”이라고 했다.

제5회 정평포럼에서 토론하는 참가자들.
제5회 정평포럼에서 토론하는 참가자들.

토론에 나선 김광수 교수는 “우선 청소년을 만나 접점을 찾아야 한다”며, “한국 불교의 미래는 청소년 포교에 달려있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입시지옥과 과외, 학원에 찌들어있고, 학부모들도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코 쉽지 않다. 접촉영역을 세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학교, 사찰, 기타기관”이라며 “청소년에게 있어서 우선은 학교생활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불교 동아리’ 육성이 가장 중요하며, 여기에는 지도교사의 열의와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방학동안의 사찰수련회를 통하여 학생들은 평생 잊지 못할 깊고 끈끈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아리 지도교사 육성을 위해서는 교사 포교사단의 활동과 지원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는 ‘사찰 중고등학생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사찰 중고등학생회는 젊은 스님들에 의해서 지도되어야 한다. 여기에도 역시 담당 스님의 열의와 신념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는 스님들이 해야 할 할 일차적인 책무”라고 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지역 청소년센터와 복지회관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병기 교수는 “청소년에게 낯선 대상이 되어버린 불교를 어떻게 하면 더 가깝고 친밀한 대상으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이 근본 물음을 중심으로 각각 이론과 실천의 측면에서 대안 모색을 시도한 발표자들의 제안에 동의”하면서도 두 가지를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하나는 아이들과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청소년 상담 영역에 대한 불교적 관심의 제고이고, 다른 하나는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고전과 윤리’ 같은 공교육 체제의 교과목 안에서 불교사상이 제대로 다루어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라고 했다.

이도흠 교수는 “무엇보다도 청소년 포교는 청소년을 알아야 한다. 지금 청소년은 2000년대 초반의 청소년과도 가치관, 세계관, 패러다임이 완전히 다르다.”며 “스마트폰과 SNS원주민이자 청년실업세대인 그들은 긴 글, 이론, 교리, 이성적 인식을 싫어한다. 짧게 감성적으로, 즉흥적으로 접근하며 이타성이 부족하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예전과 같은 이해와 설득 방식의 포교는 먹히지 않는다.”면서 “당연히 테크놀러지와 방편 또한 이에 맞추어 유튜브, SNS,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이미지와 함께 볼수 있도록 경전의 핵심을 디지털화하여 전달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한 가지 긍정적인 것이 있다. 근대화는 서구화와 기독교화였다. 근대 시대에 불교는 시대에 뒤떨어진 중세시대의 전통사상에 지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환경위기, 인류세, 테러와 폭력의 증대, 인공지능 등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생태론적 세계관, 평화관, 정의관으로서 불교는 오래된 미래다. 우리가 잘 포장하여 전달하면 청소년들에게 먹힐 것이 무진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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