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비리 고발한 기자를 겁박하는 본말전도”
“종교계비리 고발한 기자를 겁박하는 본말전도”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11.08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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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PD연합회 8일 성명 “검찰은 PD수첩 기소 말라”
“현응 스님 취재진 고발은 언론 재갈 물리는 적반하장”
현응 스님(전 조계종 교육원장, 현 해인사 주지). MBC PD수첩 ‘큰스님께 묻습니다 1편’ 갈무리
현응 스님(전 조계종 교육원장, 현 해인사 주지). MBC PD수첩 ‘큰스님께 묻습니다 1편’ 갈무리

한국PD연합회(회장 안수영)가 서울종로경찰서가 MBC <PD수첩>의 강효임 PD와 정재홍 작가, 불교닷컴 이석만 대표, 제보자 김모 씨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넘긴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검찰에 기소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한국PD연합회는 8일 오전 ‘검찰은 PD수첩을 기소하지 말라’ 제하의 성명을 내고 조계종의 해묵은 비리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취재진 등을 고소한 현응 스님(전 조계종 교육원장, 현 해인사 주지)를 질타하고, 서울 종로경찰서 담당 경찰의 몰상식한 수사 태도를 우려했다.

PD연합회는 우선 MBC <PD수첩>의 ‘큰스님께 묻습니다 1편’에 대해 “<PD수첩>이 조계종 내의 해묵은 비리를 고발하고 시정을 촉구한 것은 언론의 공적 책임에 부합하는 정당한 행위”라며 “어느 사회든 종교 지도자에게는 일반인보다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심적인 종교 지도자라면 이토록 수치스런 의혹이 제기된 사실만으로도 신도들 앞에 사죄하고 참회해야 마땅하다.”면서 “비리 의혹의 당사자인 현응스님이 <PD수첩> 취재진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것은 자기 잘못을 감추기 위해서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적반하장의 행태로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응 스님은 강효임 PD 등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을 즉각 취하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PD연합회는 또 서울 종로경찰서 담당 경찰을 질타했다. 경찰이 도둑은 안 잡고 도둑을 잡으라고 알려준 사람을 겁박하고 있다며 경찰의 수사태도를 몰상식하다고 질타했다.

PD연합회는 “담당 경찰은 강 PD가 인터뷰 도중 유흥주점 사장에게 음료를 권한 게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몰아가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였다고 한다.”며 “경찰의 강압적이고 반인권적인 수사태도가 얼마나 심했으면 변호인이 수사 도중 두 차례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을까.”라며 경찰의 몰상식한 수사태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교계 비리를 고발한 PD를 피의자 취급하는 것은 정작 잡아야 할 도둑은 내버려 둔 채 “도둑이야”라고 외친 사람을 겁박하는 본말전도의 행태에 다름 아니다.“면서 ”종로 경찰서는 이러한 구시대적인 수사태도에 대해 분명히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D연합회는 “검찰은 강효임 PD와 정재홍 작가 등을 기소하면 안 된다. 공익과 알 권리를 위한 언론 보도가 무죄라는 점은 이미 수많은 판례가 입증하고 있다.”며 “검찰이 이러한 상식을 무시한 채 <PD수첩> 제작진을 기소한다면 이는 기소권 남용이자, 자의적인 기소권 행사로 지탄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PD연합회는 “최근 검찰의 불합리한 행태를 비판한 <PD수첩>에 대한 보복이라는 오해를 자초한다면 검찰 스스로에게도 불행한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종로서가 강효임 pd등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것은 계종 비리를 고발한 <PD수첩> 제작진이 지난 해 5월 1일 방송된 <PD수첩> ‘큰 스님께 묻습니다’ 1편을 보도한 것과 관련된 건이다.

<PD수첩>은 ‘큰 스님께 묻습니다’ 1편을 통해 설정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의 비리를 고발하면서,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현 해인사 주지)의 성추행 의혹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 문제를 제기했다.

현응 스님은 법원에 방영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기각 당했고, 방송 직후 제작진과 관계자들을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종로경찰서는 강 PD 등 해당자들을 1년 5개월간 동안 조사한 뒤 검찰로 송치했다. 명예훼손 사건을 1년 5개월여가 조사한 것도 이례적이다. 아울러 경찰은 이 방송을 직접 취재하지 않은 불교닷컴의 이석만 대표까지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PD수첩>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현응 스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2명의 여신도 인터뷰, 현응 스님이 2004년 10월부터 2008년까지 사용한 해인사 법인카드 내역 161건 8200만 원 , 이 정황을 뒷받침하는 복수의 유흥업소 대표 인터뷰 등을 방송에 담았다.
 

다음은 한국PD연합회 성명 전문.

[성명]검찰은 PD수첩을 기소하지 말라

조계종 비리를 고발한 <PD수첩> 제작진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종로경찰서는 지난달 말 MBC <PD수첩>의 강효임 PD와 정재홍 작가, 제보자 김모씨, 불교닷컴 대표 이모씨 등 4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지난 해 5월 1일 방송된 <PD수첩> ‘큰 스님께 묻습니다’ 1편 관련이다.

이 프로그램은 조계종 총무원장의 비리를 고발하면서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스님(현 해인사 주지)의 성추행 의혹과 법인카드 유용 문제를 제기했다. 현응스님은 방송 직후 제작진과 관계자들을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했고, 종로경찰서가 강 PD 등 해당자들을 1년 5개월간 조사한 뒤 검찰로 송치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현응스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2명의 여신도 인터뷰 △현응스님이 2004년 10월부터 2008년까지 사용한 해인사 법인카드 내역 161건 8200만원 △이 정황을 뒷받침하는 복수의 유흥업소 대표 인터뷰 등을 담고 있었다.

어느 사회든 종교 지도자에게는 일반인보다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된다. <PD수첩>이 조계종 내의 해묵은 비리를 고발하고 시정을 촉구한 것은 언론의 공적 책임에 부합하는 정당한 행위였다. 지난 해 현응스님이 제기한 방영금지 가처분신청이 기각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양심적인 종교 지도자라면 이토록 수치스런 의혹이 제기된 사실만으로도 신도들 앞에 사죄하고 참회해야 마땅하다. 비리 의혹의 당사자인 현응스님이 <PD수첩> 취재진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것은 자기 잘못을 감추기 위해서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적반하장의 행태로 개탄을 금할 수 없다. 현응스님께 묻는다. 부처님이 스님의 이런 행태를 보면 뭐라고 하실까? 현응스님은 강효임 PD 등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을 즉각 취하하고 사과해야 한다.

종로경찰서 담당 경찰의 몰상식한 수사 태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담당 경찰은 강 PD가 인터뷰 도중 유흥주점 사장에게 음료를 권한 게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몰아가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였다고 한다. 경찰의 강압적이고 반인권적인 수사태도가 얼마나 심했으면 변호인이 수사 도중 두 차례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을까. 종교계 비리를 고발한 PD를 피의자 취급하는 것은 정작 잡아야 할 도둑은 내버려 둔 채 “도둑이야”라고 외친 사람을 겁박하는 본말전도의 행태에 다름 아니다. 종로 경찰서는 이러한 구시대적인 수사태도에 대해 분명히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

이 사건은 절차상 검찰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강효임 PD와 정재홍 작가 등을 기소하면 안 된다. 공익과 알 권리를 위한 언론 보도가 무죄라는 점은 이미 수많은 판례가 입증하고 있다. 검찰이 이러한 상식을 무시한 채 <PD수첩> 제작진을 기소한다면 이는 기소권 남용이자, 자의적인 기소권 행사로 지탄받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최근 검찰의 불합리한 행태를 비판한 <PD수첩>에 대한 보복이라는 오해를 자초한다면 검찰 스스로에게도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다시 한번 요구한다. 검찰은 기소를 포기하라. 우리의 충언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무리한 기소에 나선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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