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입에 재갈 물리고…원고 자기검열 하게 될 것”
“작가 입에 재갈 물리고…원고 자기검열 하게 될 것”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11.11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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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4사 구성작가협의회 11일 성명 “검찰은 기소 말라”
전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현 해인사 주지).
전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현 해인사 주지).

방송 4사 구성작가 협의회가 MBC PD수첩 ‘큰스님께 묻습니다’ 1편 제작진 등을 서울 종로경찰서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자 성명을 통해 “검찰은 기소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방송 4사 구성작가 협의회의 성명은 한국PD연합회의 8일자 성명에 이어 나왔다.

KBS, MBC, SBS, EBS 등 방송 4사 구성작가 협의회 검찰이 PD수첩 제작진을 무리하게 기소한다면 ‘언론탄압이자 작가의 양심에 대한 탄압“이라며 ”검찰 조직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시사프로그램 제작진을 겁박하고 작가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조치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시사교양 작가 역시 앞으로 한 줄, 한 줄 원고를 쓸 때마다 끊임없이 자기검열을 하게 될 것”이라며 “바로 이것이 우리 시사교양작가들이 집단으로, 그리고 공개적으로 성명서를 발표하는 이유”라고 했다.

구성작가 협의회는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정재홍 작가와 제작진이 다룬 PD수첩 ‘큰스님께 묻습니다.’ 1편은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학력위조, 숨겨둔 처자식, 사유재산 은닉 등의 의혹을 제기한 프로그램으로, 방송 3개월 후 조계종 역사상 처음으로 총무원장이 탄핵되고 본격적인 불교개혁운동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PD수첩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현 해인사 주지)의 성추행 의혹과 법인카드 유용 문제도 제기했다. PD수첩 ▷현응스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2명의 여신도 인터뷰 ▷현응스님 명의의 해인사 법인카드가 유흥주점에서 사용된 내역 (2014~2018) ▷이 정황을 뒷받침하는 복수의 유흥업소 대표 인터뷰 등을 담았다.

구성작가 협의회는 “방송이 나간 후 현응 스님은 유흥업소에서 사용한 본인 명의의 카드 내역이나 해인사 스님들의 회식자리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았다.”며 “이는 확실한 증거와 다수의 목격자들이 있는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면 현응 스님은 목격자가 없는 성추행 피해자를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특정되는 등 2차 가해가 이뤄졌다. 결국 현응 스님은 해당 피해자를 고소했다.”고 했다.

현응 스님이 PD수첩 제작진을 문제 삼은 것은 법인카드가 결재된 00유흥주점에 자신은 간 적이 없는데 <PD수첩>이 자신이 간 것으로 방송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협의회는 현응 스님이 PD수첩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아 사실상 반론권을 포기했다고 보았다. 협의회는 “제작진은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공문과 전화 등으로 조계종 교육원을 통해 현응 스님에게 수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현응 스님은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현응 스님이 정재홍 작가와 강효임 PD 등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이 사건은 종로경찰서는 고소장이 접수된 지 무려 1년 5개월 만인 지난 10월 25일 이루어 졌다. 그리고 검찰은 10월 31일 이 사건을 다시 종로경찰서에 내려 보내 재수사를 지시했다.

협의회는 “다른 목격자까지 있어 현응 스님조차 부인하지 않는 성추행 사건은 조사하지 않은 반면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신도 가운데 현응스님과 단둘이 있던 상황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미투 고백을 한 당사자와 <PD수첩> 제작진을 물고 늘어졌다.”며 “도대체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인지 비리 스님을 옹호하는 몽둥이인지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또 “경찰의 기소의견 송치는 절묘한 타이밍에 이루어졌다.”며 “당시 PD수첩이 검사들의 비리를 고발한 ‘검사 범죄(정재홍 작가 집필)’ 2부작을 방송하기 직전이었다.”면서 “보강수사를 통해 기소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방송 4사 구성작가협의회는 “검찰은 정재홍 작가와 강효임 PD 등을 기소하면 안 된다.”면서 “공익과 알 권리를 위한 언론 보도가 무죄라는 것은 이미 수많은 판례가 입증하고 있다.”고 했다.

방송 4사 <구성작가협의회> 소속 800여명 방송작가들은 “검찰은 ‘PD수첩’ 정재홍 작가와 제작진을 기소하지 말라.”면서 “우리 시사교양 작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한다면, 시사교양작가들은 드라마 예능 라디오 등 전체 방송작가와 힘을 모아 강력히 싸우겠다.”고 엄중 경고했다.

다음은 방송 4사 구성작가 협의회 성명 전문.

[방송4사 구성작가협의회 성명]
검찰은 <PD수첩>과 정재홍 작가를 기소하지 말라

지난해 5월 1일 방송된 <PD수첩> ‘큰스님께 묻습니다.’ 1편을 집필한 정재홍 작가와 제작진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이 프로그램은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학력위조, 숨겨둔 처자식, 사유재산 은닉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방송 3개월 후 조계종 역사상 처음으로 총무원장이 탄핵되고 본격적인 불교개혁운동이 시작되었다.

<PD수첩>은 같은 방송에서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스님(현 해인사 주지)의 성추행 의혹과 법인카드 유용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현응스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2명의 여신도 인터뷰 △현응스님 명의의 해인사 법인카드가 유흥주점에서 사용된 내역 (2014~2018) △이 정황을 뒷받침하는 복수의 유흥업소 대표 인터뷰 등을 담고 있었다.

방송이 나간 후 현응스님은 유흥업소에서 사용한 본인 명의의 카드 내역이나 해인사 스님들의 회식자리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았다. 확실한 증거와 다수의 목격자들이 있는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현응 스님은 목격자가 없는 성추행 피해자를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특정되는 등 2차 가해가 이뤄졌다. 결국 현응 스님은 해당 피해자를 고소했다.

현응스님이 <PD수첩> 제작진에게 문제 삼는 것도 단 한가지다. 본인 명의의 카드가 결재된 00유흥주점에 자신은 간 적이 없는데 <PD수첩>이 자신이 간 것으로 방송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당시 제작진은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공문과 전화 등으로 조계종 교육원을 통해 현응스님에게 수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현응스님은 응하지 않았다. 사실상 반론권을 포기했던 것이다. 그런데 방송이 나간 후 정재홍 작가와 강효임PD 등을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것이다.

종로경찰서의 수사도 납득하기 어렵다. 종로경찰서는 고소장이 접수된 지 무려 1년 5개월 동안 이 사건을 붙잡고 있었다. 다른 목격자까지 있어 현응스님조차 부인하지 않는 성추행 사건은 조사하지 않았다. 반면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신도 가운데 현응스님과 단둘이 있던 상황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미투 고백을 한 당사자와 <PD수첩> 제작진을 물고 늘어졌다. 도대체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인지 비리 스님을 옹호하는 몽둥이인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그러는 사이 <PD수첩> 방송내용이 사실이라면 승복을 벗겠다던 현응스님은 해인사 주지로 복귀했다.

종로경찰서는 지난 10월 25일 방송 후 1년 5개월을 묵혀두었던 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당시 <PD수첩>이 검사들의 비리를 고발한 ‘검사 범죄(정재홍 작가 집필)’ 2부작을 방송하기 직전이었다. 사건을 접수한 서울중앙지검은 10월31일 이 사건을 다시 종로경찰서로 내려 보내 재수사를 지시했다. 보강수사를 통해 기소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검찰은 정재홍 작가와 강효임 PD 등을 기소하면 안 된다. 공익과 알 권리를 위한 언론 보도가 무죄라는 것은 이미 수많은 판례가 입증하고 있지 않은가? <PD수첩> 등 시사프로그램은 사회 비리를 고발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이고, 그 과정에서 작가는 오로지 사실에 근거해 양심에 따라 글을 쓸 뿐이다. 정재홍 작가가 집필한 이번 <PD수첩>도 이런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검찰이 <PD수첩> 제작진을 무리하게 기소한다면 <검찰 조직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시사프로그램 제작진을 겁박하고 작가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조치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다름 아닌 언론탄압이자 작가의 양심에 대한 탄압이다. 우리 시사교양 작가 역시 앞으로 한 줄, 한 줄 원고를 쓸 때마다 끊임없이 자기검열을 하게 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 시사교양작가들이 집단으로, 그리고 공개적으로 성명서를 발표하는 이유다.

방송 4사 <구성작가협의회> 소속 800여명 방송작가들은 강력하게 요구한다. 검찰은 <PD수첩> 정재홍 작가와 제작진을 기소하지 말라. 우리 시사교양 작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한다면, 시사교양작가들은 드라마 예능 라디오 등 전체 방송작가와 힘을 모아 강력히 싸우겠다는 것을 엄중 경고한다.

2019년 11월 11일
방송 4사 구성작가 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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